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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별기획3] 2018년에는 숨 좀 쉬고 삽시다! 쉬는 것이 어색할지라도…

2018년 02월 건강다이제스트 열광호 53p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구자섭정신건강의학과의원 구자섭 원장】

요즘 노동계에는 최저임금과 더불어 주당 근무시간 단축이 핫이슈다. 주당 근무시간 단축의 필요성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워라밸’이라는 말의 등장이다.

워라밸은 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뜻으로 ‘Work and Life Balance’의 줄임말이다. 좋은 회사의 조건으로도 통하는 워라밸은 다시 말하면 일만 하느라 삶의 균형이 깨졌으니 일을 줄여서 그 균형을 찾으라는 것이다. 워라밸과 비슷한 말로 ‘저녁이 있는 삶’도 있다. 야근 대신 내 생활을 찾는 것이다. 이렇게 어떤 식으로든 일을 줄여야 한다고 많은 이가 외치지만 여전히 일중독에 빠져 기계처럼 일만 하는 사람이 많다.

무엇이든 지나치면 부작용을 낳는다. 일도 마찬가지다. 일중독에서 벗어나 행복해지는 법을 알아본다.

일중독 권하는 사회

해로운 것을 좋은 것으로 착각하는 것만큼 위험한 것이 있을까? 일중독도 그렇다. 우리는 욕심이 많은 사람은 피하지만 일 욕심이 많은 사람은 입이 마르게 칭찬한다. 일로 성공하는 것이 성공의 전부인 것처럼 여긴다. 매일 이 한 몸 부서져라 일하는 자신을 자랑스러워하기도 한다.

구자섭정신건강의학과의원 구자섭 원장은 “어렵던 시절에는 가난을 극복하기 위해 근면과 성공을 지나치게 강조한 경향이 있었다.”며 “일중독을 사회적으로 미화시키고 오히려 칭찬하는 경우가 없지 않았다.”고 말한다.

일중독은 ‘철두철미’와 ‘완벽주의’를 강조한 우리 사회의 결과물이자 부작용이다. 성공과 출세만을 삶의 목표로 삼고 지나친 성실함과 책임감으로 똘똘 뭉쳤던 과거, 그리고 현재의 불안한 고용과 끝없는 경쟁이 지금도 수많은 사람을 일중독으로 내몰고 있다. 이렇게 죽도록 일해서 남는 것이 뭘까?

깨진 균형이 오래가면 남는 건 상처뿐…

우리는 대부분 일을 안 하고 노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나 일에 중독되면 일을 안 하고 쉬는 것이 불편하다. 일에 과도하게 집착해서 시간, 에너지, 생각을 일에만 쏟아 붓는다. 일을 멈추면 불안하거나 무기력해지지만 다시 일을 시작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구자섭 원장은 “일을 쉬지 못하며 자신의 건강관리, 휴식 등을 외면한 채 일에만 몰두하는 사람은 일에 중독됐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일중독 초기에는 쉬는 날이 거의 없고 일 생각에 빠져 가족같이 소중한 사람을 소홀히 대한다. 반면 일이라면 어떤 일이 주어져도 거절하는 법이란 없다. 이후에는 사람과 서서히 단절되기 시작하면서 일 중심적인 생활이 굳혀진다. 이렇게 일에만 몰두하다 보면 알코올 중독, 도박 중독 등 다른 중독에도 빠질 수 있고 수면 부족과 체중 변화 등의 신체적 변화가 생긴다.

이 단계가 심화하면 만성 두통, 근골격계 질환, 고혈압, 위궤양, 당뇨병 등의 신체적 질환과 우울증, 분노, 심리적 탈진 등 정신적인 문제가 나타나기 쉽다. 일중독의 끝은 씁쓸하기 짝이 없다. 직장과 가정의 균형이 완전히 깨지는 바람에 이혼, 이직, 일탈 행위 등의 심각한 갈등이 생기는 일이 흔하다.

일중독도 심각한 중독 지금 탈출하는 법

일을 열심히 해서 성취감을 얻고 삶의 의미를 찾는 일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균형을 잃어서는 안 된다. 만약 균형을 잃었다면 다시 균형을 맞춰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일중독에 빠져도 빠져나올 구멍은 있다.

1. 일중독에 빠진 걸 인정하자

일을 즐기는 것과 집착하는 것은 다르다. 오직 일을 통해서만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받고 사랑받는다고 느껴진다면 일에 집착하는 거다. 일이 없으면 불안하고 허전하면 일에 중독된 거다. 중독은 인정해야 벗어날 방법을 찾을 수 있다.

2. 내가 모든 걸 다 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자

내가 아니면 안 되는 일은 없다. 책임감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한 과대망상적인 사고를 내려놓자.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구하기도 하고 힘에 부치면 힘들다고 거절해본다. 거절하고 양보하고 맡겨보자.

3. 몸이 힘들면 하던 일을 멈춘다

두통, 소화불량, 만성 피로감이 생기면 하던 일을 멈춘다. 일은 내 건강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열심히 한다.

4. 연간 휴가 계획을 세운다

신체적, 심리적 여유가 생기는 좋은 방법이다. 중요한 일을 다 끝내놓고 쉬는 것이 아닌 우선 휴가를 미리 정해놓고 업무 스케줄을 조정하는 것이다. 충분히 쉬어야 일의 능률도 오른다는 것을 명심하자.

5. 고생을 정당화하지 않는다

승진해야 해서, 돈을 더 벌어야 해서 이 한 몸 희생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린다. 승진이나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이 내 몸 건강이고, 내 마음 건강이다. 내 가족의 행복이다. 이제 고생을 정당화해서 몸과 마음을 스스로 좀 먹는 헌신을 당장 멈추자.

구자섭 원장은 중독, 우울증, 불안증, 치매, 상담치료 등을 전문으로 진료한다. 한국중독정신의학회 홍보이사이며 대구교통방송(TBN) 심리이야기 고정패널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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