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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주치의] 나도 혹시 불안장애? 훌훌~ 탈출법

2014년 02월 건강다이제스트 봄빛호

【건강다이제스트 | 이기옥 기자】

【도움말| 힐링유 심신치유센터 최지환 원장】

K 씨는 내일 프레젠테이션을 앞두고 있다. 열심히 준비를 하긴 했지만 사람들 앞에서 발표할 생각을 하니 불안하고 초 조해서 며칠 전부터 소화도 잘 안 되고, 잠자리에 누워도 잠 들기가 쉽지 않았다. 전날이 되니 증상은 더욱 심해졌다. 몸 을 뒤척이며 잠을 설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나, 혹 시 불안장애인가?”

누구나 한 번쯤 이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혹은 너무 자주 이런 일을 겪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자신이 겪는 불안의 수준이 장애인지 아닌지를 구별하고, 문득문득 찾아드는 불안을 대처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불안장애’란?

살다보면 누구나 초조하고 긴장하고 불안해하는 순간들을 겪기 마련이다. 소위 ‘강심장’을 가졌다는 사람도 불안을 피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렇다면 단순한 불안을 넘어선 ‘불안장애’는 어떤 질환일까?

힐링유 심신센터 최지환 원장은 “불안장애는 가벼운 무대공포증이나 대인관계에서 느끼는 자연스런 불안증상과는 다르다.”며 “그로 인해 생활이 뭔가 불편하다고 느끼면 불안장애”라고 한다.

그렇다면 얼마나 불편해야 하는 걸까? 최 원장은 “▶본인이 원하는 삶을 계속 이어나가는 게 장애가 된다거나 ▶사회적 기능?직업적 기능에 문제가 생긴다거나 ▶인생의 한 영역에서 크게 손해를 보는 일들이 생겨 불편하다면 ‘불안장애’로 봐야 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불안장애는 포괄적인 개념이고 증상에 따라 범불안장애(항상 막연히 불안하고 예민한 것), 공황장애(특별한 이유 없이 예상치 못하게 나타나는 극단적인 불안 증상), 특정 공포증(대인공포증, 무대공포증 등), 사회불안증(타인 앞에서 말하거나 행동하는 것을 매우 힘들어하는 것) 등이 있다.

불안장애가 부각되는 이유

얼마 전만 해도 ‘병’이라고 하면 신체적인 질병을 의미하는 것이었고, 간혹 정신적인 질병이 언급될지라도 크게 부각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요즘은 결벽증이나 강박증, 또는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 질환이 귀에 익을 정도이다.

병은 널리 알리는 것이 좋다는 말도 있듯이 정신적 질환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정신적 질환이 부쩍 늘어난 것처럼 느껴지는 건 왜일까?

최 원장은 “현대인들에겐 불안할 수밖에 없는 많은 요소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자나 호랑이가 생명을 위협하는 세상은 아니지만 그에 못지않은 사회적 위협이 있다는 것이다.

최 원장은 “특히 한국 사회가 지나치게 경쟁적이고 능력을 강조하며 성취와 경쟁에 가치를 두고 있다.”며 “따라서 사람들은 언제 경쟁에서 도태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항상 불안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즉 우리는 항상 사자 한 마리를 옆에 두고 사는 것과 비슷한 불안을 안고 살아간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사람들은 실제로는 사자가 아닌 것인데도 머릿속으로 계속 사자를 만들며 항상 긴장된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몸도 그렇게 반응을 해버리게 되고 결국 불안장애에 걸릴 위험은 더 높아진다고 진단한다.

불안증, 나쁘기만 한 걸까?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항상 불안을 안고 사는 현대인들. 그렇다면 불안은 완전히 제거해내야 좋은 것일까?

최지환 원장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불안은 각성하고 열심히 하게 만드는 순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적절한 정도의 스트레스가 있을 때는 최상의 성취를 이룰 수 있다. 그러나 적절한 정도의 선을 넘으면 문제다. 불안은 오히려 성취에 방해가 되기 시작한다.너무 긴장하면 도리어 방해가 되듯이 잘하던 것도 못하게 되고 피곤해지는데 그 적절한 선을 넘으면 불안장애가 된다.

불안장애, 어떻게 치료할까?

불안 증세로 전문의를 찾는 것이 감기 때문에 병원에 가는 것만큼 아직은 보편적이지 않다. 그렇다고 이를 끌어안고 고민만 하고 있을 수도 없다. 어떻게 해야 할까?

최지환 원장은 “팔을 다쳤을 때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듯이 불안증도 마찬가지”라며 “자신이 불편하다고 느끼면 그 불편을 해결하면 되는 문제”라고 말한다.

신체 건강과 정신 건강을 별개의 것으로 여기지 말고, 신체 증상으로 생활이 불편하면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듯 정신 건강도 마찬가지이다. 생활에 불편하다면? 그 불편함을 해소하면 되는 것이다.

불안증으로 고민하는 이들 중 일부가 병원 오는 걸 꺼려하는 이유를 최 원장은 “사람들이 정신과는 항상 약물 위주로 치료한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모든 병원이 그런 것은 아니다. 비약물적인 방법인 인지행동치료를 통해 자신을 관찰함으로써 자신의 사고와 행동방식을 알아차리고, 적정수준의 불안을 유지하도록 조절하는 방법을 익힘으로써 스스로를 얼마든지 통제하고 관리할 수 있다.

비약물적 치료 ‘인지행동치료’란?

약물치료로 불안 증상만을 완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증상의 원인인 생각을 전환함으로써 불안의 정도를 감소시키는 것이 인지행동치료이다. 불안장애를 보다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이다. 인지행동치료는 공황장애, 사회불안장애, 강박증, 그리고 일반적인 우울증?스트레스 등 보통 4가지로 구분해 진행된다. 세부적인 면은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는 ‘생각’을 다룬다.

그렇다면 ‘생각을 다룬다’는 건 어떤 걸까? 최지환 원장은 “인지행동치료는 생각을 어떻게 하면 잘 전환시킬까에 대한 것을 다룬다.”고 말한다. 우리는 어떤 사건이 일어났다고 해서 무조건 불안해하지는 않는다. 일어난 사건을 판단하고 평가하는 과정, 즉 자동적 사고를 거치게 되는데 종종 이런 사고가 우리를 굉장히 힘들게 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불안의 근본적인 원인이 되는 생각을 전환시키거나 다른 생각으로 대체해서 불안의 정도를 합리적인 불안 정도로 감소만 시켜도 장애수준의 고통을 받지 않게 된다.

그렇다면 기술적으로 치료는 어떻게 이뤄질까? 최 원장은 “적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어떤 사건에 대해 불안을 느낀다면 그 내용을 머릿속에 담아두지 말고 종이와 펜을 꺼내들고 직접 적어보자. 그러면 머릿속에서 꼬리에 꼬리를 물며 확장하고 커져가던 불안이 종이 위에 글자로 옮겨지면서 자신의 불안을 스스로 객관적으로 바라볼 시간을 갖게 된다. 그리고 종이 위에 적어 내려간 내용을 읽어봄으로써 스스로가 사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알게 된다. 즉, 자신의 사고방식의 덫을 인지할 수 있게 되면서 불안을 느끼지 않을 다른 생각으로 전환하거나 대체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최 원장은 “적지 않으면 변화가 오지 않는다.”며 “자신을 불안으로 이끄는 사고방식의 덫을 인지하고, 그 덫에서 빠져나오도록 생각을 전환하고 대체하는 방법을 익히면 불안의 정도를 감소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런 인지행동치료는 불안의 근원을 다루고 조절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면에서 약물치료보다 훨씬 좋은 효과를 나타낸다.

그러나 인지행동치료로 생각을 잘 조절하면서 불안의 정도를 낮출 수 있게 되더라도 몸이 이를 따라주지 못할 경우도 생긴다. 최 원장은 “이런 분들에게는 ‘기능의학’적인 치료를 병행한다.”며 “이런 분들은 식습관이나 수면 같은 생활습관 문제가 있거나 대사를 시키는 부분에서 한계가 오는 경우이기에 이런 부분에 있어 몸에 필요한 것을 채워주고 보충해준다.”고 말한다.

불안장애에 좋은 것 vs 나쁜 것

불안증을 겪는 이들에게 좋은 것과 나쁜 것은 무엇일까?

? 우선 주위에 자주 불안해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들의 말을 잘 들어주고 진심으로 공감해주자. 불안이 최고조에 있을 경우에는 혼자만의 시간을 갖게 할 필요도 있지만 그런 정도가 아니라면 ‘경청과 공감’을 통해 불안을 덜어줄 수 있다. 단, 경청과 공감이 없는 “괜찮아” 또는 “힘내”라는 말은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고 하니 주의해야 한다.

?불안증에 가장 안 좋은 것은 ‘술’이다. 술을 마시면 처음에는 안정제의 효과를 얻지만 술이 몸속에서 빠져나갈 때는 금단현상처럼 눌러놓았던 불안이 튀어 오르면서 불안의 정도가 급격히 높아진다. 즉 술 마시기 전보다 훨씬 높아진 불안이 찾아오기 때문에 더 감당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술은 무조건 피하자.

?불안증에 가장 좋은 것은 ‘수면’이다. 질 좋은 수면은 불안을 감소시킨다. 질 좋은 수면은 완전히 깜깜한 곳에서, 밤 11시, 늦어도 12시에는 잠자리에 드는 것이다. 수면보조등 같은 것은 모조리 치워버리고 신데렐라처럼 12시를 넘기지 말고 잠자리에 들자.

?걱정인형이나 걱정수첩을 마련하자. “걱정을 우리에게 맡겨요~”라는 TV광고도 있듯이 걱정인형을 가까이에 두고 그 인형에게 걱정을 맡겨버리자. 그런 만큼 불안도 줄어든다. 걱정인형보다 더 좋은 것은 걱정수첩이다. 불안증이 있을 경우 밤 12시에 잠자리에 들어도 잠을 이루기가 힘들다. 바로 불안을 일으키는 걱정들 때문이다. 그러니 잠들기 30분 전에 마음껏 불안해하고 걱정하면서 걱정거리를 모두 수첩에 적자. 그리고 걱정거리는 내일 다시 펼쳐보기로 하고 잠자리에 들자. 머릿속의 걱정을 적는 동안 자신의 걱정을 객관화할 수 있고, 또한 질 좋은 수면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아침 햇볕을 쬐자. 아침에 일어나면 커튼을 활짝 열어 밝은 빛이 들어오게 하라. 흐린 날이라도 방안의 전등보다는 태양빛이 훨씬 조도가 높으니 날씨에 구애받지 말고 아침 햇볕을 쬐자. 기상 후 한 시간 이내에 적어도 15분~30분 정도 태양광을 쬐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불안증 때문에 불안해하지 말고, 필요하다면 전문의의 도움도 받으며, 적절한 수준의 불안을 유지하면서 건강한 삶을 만들어 가보자.

미국건강잡지 에서는 불안장애가 심할 때 진정효과가 잇는 카모마일이나 녹차, 쥐오줌풀 등의 허브차와 라벤더 향, 아침식사하기와 오메가3 섭취 그리고 운동이 불안을 감소시켜줄 수 있다고 전한다. 특히 쥐오줌풀은 불면증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밝히고 있기도 하다.

최지환 원장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과 동대학원을 졸업하였고, 인지행동치료전문가이다. 현재 힐링유 심신치유센터와 유안정신건강의학과의원의 원장으로서 우울증?공황장애?사회불안장애?강박증 치료를 위한 그룹인지행동치료 프로그램을 운영, ‘생각 습관’과 성격 특성 개선을 통한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영양불균형 및 대사불균형 교정 등 기능의학적 치료를 병행해 몸에서 기인한 정신 문제의 치료에도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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