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김재현 교수】
당뇨병 대란, 왜?
30세 이상 성인 10명 중 한 명이 앓고 있는 당뇨병은 대란이라고 불러도 될 만큼 그 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1970~1980년도에 1~3%에 불과했던 당뇨병 유병률이 2011년에는 12.4%였다. 또한 2012년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당뇨병으로 인한 사망률은 전체 사망률 중 5위를 차지한다. 이렇게 당뇨병이 급격히 증가하는 원인으로는 고칼로리 음식 섭취 증가, 운동 부족, 비만 증가, 인구의 고령화 등을 들 수 있다.
당뇨병이란 혈액 속의 포도당(혈당)이 우리 몸의 에너지원으로 쓰이지 못해 혈당이 정상 범위보다 올라가 있는 상태를 말한다. 높은 혈당이 오랫동안 유지되면 혈관 벽이 손상되어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이것을 당뇨병 합병증이라고 하며, 혈당을 낮춰야 하는 이유는 이 합병증을 예방하는 데 있다.
당뇨병(2형 당뇨병이 90% 이상)의 환경적인 요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비만이다. 더불어 잘못된 식습관, 스트레스, 적은 운동량 등이 당뇨병의 요인이 될 수 있다.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김재현 교수는 “당뇨병의 환경적인 요인에 관해 관심을 가지고 주의를 기울이면 당뇨병을 예방하거나 발병 시기를 늦출 수 있다.”고 설명한다.
당뇨병 일찍 발견하면 축복
당뇨병이라도 혈당이 매우 높지 않다면 아무 증상을 못 느끼는 일이 흔하다. 김재현 교수는 “증상이 없다고 고혈당을 오랜 기간 방치하면 눈, 콩팥, 신경, 심·뇌혈관, 족부에 당뇨병성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며 “특히 심·뇌혈관질환이 문제인데 당뇨병 때문에 관상동맥질환, 뇌졸중, 말초혈관질환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관상동맥질환과 뇌졸중은 당뇨병으로 인한 주요 사망 원인이다.
고혈당으로 인한 증상에는 물을 많이 마시고, 소변을 많이 보고, 배고픔이 심해 많이 먹고, 체중이 감소하는 것 등이 있다.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다음과 같은 경우라면 정기적으로 당뇨병 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
<당뇨병 고위험군>
① 40세 이상일 때
② 과체중이나 비만일 때
③ 부모나 형제 중에 당뇨병이 있을 때
④ 고혈압 등의 심혈관질환이 있을 때
⑤ 임신성 당뇨병이었거나 4kg이 넘는 아이를 낳았을 때
김재현 교수는 “검사를 통해 일찍 당뇨병을 알게 된 것은 어찌 보면 축복이라고 볼 수 있다.”며 “당뇨병은 그 시간이 오래될수록 합병증이 잘 생기므로 일찍 발견하면 그만큼 합병증 예방을 오래 할 수 있고 건강관리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혈당 낮추고~ 심·뇌혈관을 살리는~ 모범 생활습관
1. 식사요법의 3대 원칙을 지킨다
무엇을, 언제, 얼마나 먹는지에 따라 혈당은 매우 달라진다.
① 무엇을 먹을까? : 당뇨식은 특별한 음식이 아니라 균형 잡힌 건강식이라고 보면 된다. 한 가지 음식을 몰아서 먹는 것이 아니라 골고루 먹고 인스턴트 음식은 피한다. 탄수화물은 총 에너지의 50~60%, 지방은 25%, 단백질은 15~20%를 섭취한다. 나트륨 섭취를 줄이고 전곡류, 과일, 채소, 저지방 우유를 포함한 식사를 권한다.
② 언제 먹을까? : 세 끼를 먹고 규칙적인 시간에 식사한다.
③ 얼마나 먹을까? :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도 많이 먹는 것은 해가 될 수 있다. 알맞은 양의 식사를 한다.
2. 술을 자제한다
혈당 조절이 안 되거나 간질환, 고지혈증, 비만이 있다면 반드시 금주해야 한다.
3. 운동을 꾸준히 한다
운동은 혈당을 낮추고 비만을 해결한다. 일주일에 150분 이상씩 중증도 강도의 유산소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일주일에 적어도 3일 이상 운동하고 연속 이틀 이상 운동을 쉬지 않는 것이 효과적이다. 근육의 힘을 강화하기 위한 저항성운동도 유산소운동과 병행하면 좋다.
4. 당뇨 교육을 받는다
혈당을 내리려면 본인의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게 쉽지 않다. 혼자 하기 어려우면 영양사, 운동처방사 등 전문가의 도움을 받도록 하자. 1년에 한 번 정도 당뇨병 교육을 받으면 동기를 부여하고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5. 정기적인 합병증 검사를 한다
김재현 교수는 “당뇨병일 때 잘 생기는 눈, 신경, 신장, 혈관의 합병증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정기적인 합병증 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김재현 교수는 성균관의대 내과학 교수이며 당뇨병, 소아당뇨, 부신질환 등을 전문으로 진료한다.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의국장이며 대한이식학회, 대한당뇨병학회, 미국당뇨병학회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