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건강칼럼니스트 문종환】
평균수명이 늘어났다고 난리다. 남녀 모두 80세를 웃돌고 있다. 100세를 사는 사람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하지만 100세 장수 속에 숨어 있는 결코 반갑지 않은 속내!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기간은 결코 늘어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팔팔 100세 대신 골골 100세를 사는 사람이 부지기수라는 말이다.
평균수명을 사는 사람도 통상 10여 년은 병상에서 누워 보낸다고 하니 100세 장수시대를 맞아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최대한 건강수명을 늘리는 일일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이른바 건강 운명을 결정하는 6가지 조건을 소개한다.
건강 운명을 결정하는 요소①? 좋은 유전자 스위치를 켜라
엘리자베스 블렉번, 잭 조스택 교수는 2000년대 들어서서 ‘텔로미어(telomere)’는 인간의 노화와 수명뿐만 아니라 암과도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냄으로써 노벨상을 수상하였다.
이들이 발견한 텔로미어는 ▲세포가 늙을수록 짧아진다 ▲다 닳아 없어지면 매듭만 남게 되고 더 이상 세포복제가 멈추어 세포는 죽는다 ▲노화와 수명을 결정하는 원인으로 추정된다는 것이었다.
이런 이유로 텔로미어를 생명시계라 부르기도 한다. 우리는 이 생명시계인 텔로미어가 짧아지는 것을 막을 수는 없을까?
많은 학자들은 선천적인 요소, 즉 유전적인 요인이 건강수명을 결정짓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이는 건강수명은 후천적인 좋은 습관이 결정 짓게 된다고 한결같이 말하고 있는 것이다. 잘못된 습관으로 인해 암 등의 질환 상태에 빠졌다고 해도 변질된 유전자를 본래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충분히 원래의 건강한 상태로 회복할 수 있다.
위기에 빠진 유전자를 구출하는 데는 다양한 방법과 행위가 필요할 것이다. 여기서는 최소한 꼭 필요로 하는 요구 행위를 다음 5가지로 정리해 본다.
첫째, 물을 충분히 마신다. 물 대신에 약차나 채소생즙을 꾸준히 섭취하는 것도 좋다.
둘째, 충분한 운동을 한다. 대사활동을 촉진시킨다.
셋째, 몸속의 독소를 제거한다. 생즙단식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좋다.
넷째, 치유밥상을 실천한다. 현미잡곡밥과 전통발효식품, 그리고 유기농산물을 활용한 상차림을 추천한다.
다섯째,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 마음은 물질에 앞선다. 마음이 흐트러져 있으면 백약이 무효다. 안정된 마음이 건강수명을 늘린다는 것을 명심하자.
건강 운명을 결정하는 요소② 행동과 생활습관을 교정하라
우리는 적극적인 행동과 소극적 행동, 능동적 행위와 수동적 행위에 따라서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는 것 정도는 이미 알고 있다. 그리고 생활습관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그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통상의 건강 행동은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태도를 지니는 것이고, 생활습관은 몇 가지로 나누어 정리할 수 있겠다.
첫째, 식습관에 있어서는 무엇을 먹는가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떻게 먹느냐이다. 예를 들어 ▶숟가락 대신에 젓가락만 가지고 식사를 하는 습관 ▶음식을 입에 넣고 오랫동안 씹은 후 목 넘김을 하는 습관 ▶식사와 물을 따로 먹는 습관 ▶채소반찬을 먼저 먹고 밥을 먹는 습관 ▶밥상에서 부족한 영양소는 간식으로 보충하는 습관 등이 그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어떤 밥상이 몸에 이로운지에 대한 의견은 수없이 내놓고 있지만 섭취 방법에 대한 의견은 별로 없는 것 같다. 그다지 몸에 좋은 음식이 아님에도 많이 먹고 적게 씹고 운동 안 하는 습관이 오래 지속된 결과 발생한 여러 질병·질환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본질적으로 그 원인을 해소하는 게 맞다.
둘째, 평소 어떤 생활습관을 가지고 있는가? 하는 것도 반드시 체크해야 할 사항이다. 술을 즐겨 마신다든가 흡연을 많이 한다든가, 운동을 하지 않는다든가 야식을 즐긴다든가 도박을 한다든가 하는 등의 생활습관은 바꿔야 할 0순위다.
그러나 말처럼 이러한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건강수명을 갉아먹는 대표적인 생활습관이라 해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할 이러한 습관은 부셔버려야 할 첫 번째 목표가 돼야 한다.
궁하면 얻어질 것이니 암 진단을 받고서야 이런 생활습관을 바꾸는 사례를 무수히 봐 왔다. 위기에 빠진 자신의 생명을 건지기 위한 최소한의 자구책인 셈이다. 그러나 위기에 빠질 것을 뻔히 알면서도 바꾸지 못하는 어리석음은 범하지 않는 게 상책이다.
건강 운명을 결정하는 요소③ 건강한 환경을 조성하라
밥상엔 색소, 방부제, MSG 등 화학첨가물이 과용되고 있고, 싸구려 GMO식품이 넘쳐나고 있다. 농촌에선 농약, 제초제, 화학비료, 성장촉진제·억제제 등이 하천과 토양을 오염시키고 있으며 도시에선 미세먼지, 매연, 석면, 폐수 등이 늘 그랬던 것처럼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
최근엔 미세플라스틱 문제의 심각성까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지구 생태 환경이 언제까지 자정능력을 발휘할지두려움이 앞선다.
그리고 화학물질 문제는 생활 곳곳에서 비명처럼 들려오고 있다. 포름알데히드, 벤젠, 톨루엔, 다이옥신, 비스페놀-A 등으로 대표되는 화학물질, 세제나 치약 등에 사용되는 계면활성제나 표백제 등의 화학물질, 여기에다 살균제나 살충제 등 건강을 위협하는 물질이 도처에 널려 있다.
최선의 방법은 화학물질의 생산 및 사용량을 줄여나가고, 흙을 살리는 농사를 짓는 것이 필요하며, 자동차 사용을 줄여야 하고, 플라스틱 생산 및 사용을 획기적으로 줄이며, 집안에서는 친환경제품으로 바꿔 사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 개인의 의지로 바꾸는 것이 쉽지 않다. 많은 부분에서 정책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한 이유다. 차선의 방법으로 몸속의 화학물질 독을 주기적으로 제거하는 방법이 필요하다. 생즙단식을 가장 유효한 방법으로 추천하고 싶고 약차나 기타 식이요법도 필요하다.
건강한 환경을 만들어 가는 것은 우리들 자신이다. 스스로 건강한 환경을 만들지 못하면 건강에 있어서 더 큰 위험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건강 운명을 결정하는 요소④ 사회적인 조건도 중요하다
WHO에서 “건강이란 단순히 질병이 없고 허약하지 않은 상태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육체적·정신적 및 사회적으로 완전한 상태를 말한다.”고 하였다. 우리는 그동안 단순히 건강의 조건으로 심리적인 요소와 생화학적인 요소, 그리고 운동과 환경적인 요소 정도로 생각해왔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면 사회적인 조건이 그 어떤 조건보다도 못하지 않는 중요한 요소라고 인식할 수 있는 여러 흔적들을 발견할 수 있다.
최근에 발표된 통계에 의하면 기대수명은 늘어났는데 건강수명은 오히려 줄어 질병상태에서 오랜 기간을 보내야 하는 좋지 않은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그 이유 중의 하나로 사회경제적인 요인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빈부의 격차는 날이 갈수록 더 심해지고 있다. 권력과 부의 독점, 임금 격차, 실업, 비정규직, 노동조건, 주거환경 등이 건강수명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다. 이러한 요소들이 건강에서 의료가 차지하는 비중인 20%의 두 배가 된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게다가 최근엔 명퇴 등 경제적 활동을 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직장을 떠나야 하는 사람이 많다. 이들의 삶은 크게 두 부류로 나눠진다. 퇴직을 한 후 계속해서 사회활동 등을 하면서 살아가는 사람과 별일 없이 집에서만 생활하는 사람이다. 문제는 이 둘의 차이만큼 건강 정도도 많은 차이를 나타낸다는 점이다.
사회활동이란 경제적 활동을 포함하여 봉사활동, 취미활동 등을 포함한 대인관계를 통해 자아를 실현해 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사회경제적인 요소의 문제는 개인적인 문제라기보다는 사회·정책적 문제로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로 현재 아동수당, 청년수당, 노령연금, 최저임금, 비정규직 해소, 조세정책 등이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퇴직 이후의 삶의 질을 높여 건강수명을 늘리기 위해서는 정책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개인적인 노력이 선행되지 않으면 안 된다. 지속적인 사회활동은 삶의 질을 높일 뿐만 아니라 건강수명도 늘린다는 점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건강 운명을 결정하는 요소⑤ 의료의 역할은 20%
생명과 건강에 있어서 의료의 기여도는 20% 정도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현대의학 중심의 의료시스템이 질병에 있어서는 날로 혁혁한 성과를 내고 있지만 건강에 있어서는 답보적이다. 암이나 뇌졸중, 동맥경화나 당뇨 등을 포함한 대부분의 만성퇴행성질환에 있어서는 한계를 내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증상을 완화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의학은 급한 불을 끄는 데 꼭 필요하며, 그것이 건강에 있어서 의료의 기여도를 20% 정도로 보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건강 운명을 결정하는 요소⑥ 스트레스 관리를 잘하자
건강 운명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필수적으로 등장하는 게 스트레스다. 눈에 보이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느껴지지도 않는 스트레스를 우리는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스트레스를 받으면 면역시스템에 비상이 걸린다. 혈압이 오르기도 하고 심리적 불안감이 증폭되기도 한다.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하지 않을 행동도 서슴지 않고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증상을 야기하는 스트레스는 기본적으로 자연 질서에 반하는 행위, 예를 들어 자고 일어나는 것, 먹는 것의 잘못을 오랫동안 반복해서 행함으로써 의식하지 못하는 스트레스가 누적되기도 하고, 질병과 가난으로도 스트레스가 쌓인다. 사업 실패, 실연, 가족의 죽음 등에 의해서도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우리는 이런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몇 가지 방법을 시도해 볼 수 있다. 관념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야지.’ 혹은 ‘스트레스를 없애야지.’ 하는 것은 아무 도움이 안 된다.
돈으로 인해서 발생하는 것은 돈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고, 질병으로 인해서 받는 스트레스는 치유를 통해서 해결하면 된다. 현실에서 실현하기 어려운 목표를 설정해 놓고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어리석다.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는 것을 해소하고 해결하기 어려운 경우 몇 가지 방법으로 완화시킬 수 있다. ▶노동과 명상 ▶호흡법 ▶봉사활동을 통해서 어느 정도 해소하는 방법이 있다.
“우환에 살고 안락에 죽는다.”라고 한 맹자의 말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적당한 스트레스는 때에 따라 삶의 동력이 된다. 열심히 몸을 움직이는 노동을 하게 되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명상법을 배워 적용하면 삶의 방향이 달라질 수가 있는데 그것은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세상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내 마음의 중심, 고요, 평온, 그런 것들은 가만히 내 마음에 들어오지 않는다. 비워야 들어올 수 있는 것이어서 수행자의 마음가짐으로 생활한다면 많은 것들이 해결될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급하게 가는 삶의 방식을 벗어나 한 걸음 물러서서 관조하는 입장이 돼 보면 내가 받은 스트레스가 얼마나 보잘 것 없는가를 느끼게 될 것이다. 급할수록 돌아가라고 하는 것이 괜한 말이 아닌 이유다.
결국 건강수명을 늘리는 것은 우리의 습관이다. 좋은 습관인가 아니면 나쁜 습관인가의 차이로 인해서 건강수명이 늘어나든가 아니면 유병 상태로 많은 시간을 보내든가가 결정된다고 봐야 한다.
건강한 밥상과 좋은 생각, 긍정적인 에너지, 충분한 활동, 원만한 인간관계, 경제적 어려움이 없는 삶, 봉사활동 등으로 내 몸속의 세포가 춤추게 하는 습관, 잘 자고 잘 싸는 습관, 좋은 거주환경, 화학물질 사용을 최대한 줄여나가는 습관 등 건강수명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수없이 많다.
이런 요소들을 하나씩 챙겨나가다 보면 비로소 내 몸과 마음의 건강이 완성될 것이다. 알고 보면 별 어려울 것도 없다. 모르는 것이 아니라 실천의 문제일 뿐이다. 2018년 새해에는 한 걸음 한 걸음 가벼운 마음으로 내디뎌 보자.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