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황광호 애독자】
나는 2009년 8월 초부터 약 보름간 땀을 심하게 흘리는 도한증을 겪었다. 낮 동안에는 괜찮은데 밤에 자려고 침대에 눕기만 하면 땀이 그냥 줄줄 흘러내리는 증상이었다. 축축한 느낌으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그때가 중미 과테말라에서 근무할 때였는데 놀란 마음에 한국 동포가 운영하는 한약방에서 한약을 지어 먹었으나 소용이 없었다. 그래서 임시방편으로 두툼한 면수건을 몸에 감고서 보름쯤 지냈더니 땀이 그치길래 다 나은 것으로 셀프진단을 하고서 한국으로 귀국하였다.
그런데 9월 초쯤부터 추운 날씨도 아닌데 추위를 느끼기 시작하더니, 10월부터는 사무실에서도 오싹오싹 추우면서 냉기가 몸속으로 스며들기 시작했다. 냉기가 스며들면서 바늘로 찌르듯이 아팠는데, 종종 겪을 수 있는 두통, 복통과는 또 다른 통증이라 혼란스러웠다. 그리고 몸 안으로 스며든 냉기는 시간이 지나면서 응축되어 얼음처럼 느껴졌는데 마치 몸속에 고드름이 박힌 것 같았다. 가벼운 와이셔츠 차림의 사무실 동료들에 비해, 나는 내의를 두 겹이나 껴입었으니 한심스럽고, 초라하게 느껴졌다.
한동안 냉기를 빼내보려고 등짝에다 전기방석을 대봤으나 허사였다. 비닐옷을 만들어 속옷 위에 걸쳤더니, 냉기는 들어오지 않았으나 공기가 통하지 않아 답답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말로만 들었던 숨 쉬는 피부를 직접 체험한 셈이었다.
겨울이 가고 봄이 오고 여름이 오면 추위 증상도 사라지겠거니 했으나, 여름에도 실내나 나무그늘에 들어가면 오싹오싹 추웠으니 참으로 알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에어컨 냉기에는 전혀 추위를 타지 않았으니 냉기도 냉기 나름인 모양이다.
갑상선이나 류마티스가 있을 경우 추위 증상이 있을 수 있다고 해서 검사를 했으나 이상이 없었으며, 한약도 먹을 만큼 먹어봤으나 별무 효과였다. 도한증이 시작되기 전에 몇 개월간 몸을 혹사했는데, 이것이 도한증, 추위 증상으로까지 발전한 것이었다. 술이나 마시고 몸 관리를 제대로 못했던 지난 세월을 자책했으나 때늦은 후회였다.
엎친 데 덮친다고 했던가. 2011년 2월 시골에서 설날을 보내고 올라오는 버스에서 갑자기 오른쪽 귓속에서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가늘고 미세했지만 아주 거슬리는 소리였다. 이명이었다. 추위 증상이 여전한데 이명까지 와버렸으니 멘붕이었다. 양, 한방을 돌면서 많은 돈과 노력을 투입했으나 별무 효과였다. 주위에서 좋다는 별의별 민간요법을 다 시행해봤으나 효과가 없었으니 돈만 버린 셈이었다. 지금 이명이 생긴 지 5년째인데 딱히 획기적인 치료법도 나오지 않는데다 계속 악화되다 보니 때때로 절망감마저 느낀다.
그런데 죽으라는 법은 없는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발병 초기에 비해 덜 민감해졌고, 어느 정도 적응이 되고 있다. 증명되지 않은 민간요법을 무분별하게 시행하는 대신에 술, 커피, 인스턴트식품 등 자극적인 음식을 멀리하고, 높은 산 등산 등 무리한 운동 대신 걷기 운동을 매일 1시간 정도 빠지지 않고, 잠도 밤 11시부터 아침 6시까지 7시간 정도 자고 했더니 저항력이 향상되고 자신감도 생겼다.
전에는 이명 정도에 따라 감정기복이 심했으나, 지금은 조절능력도 생겨서 일상생활에서 감정 처리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그리고 병원도 이곳저곳 기웃거리기보다는 한 곳을 정해서 믿음으로 진료와 조언을 받는 것이 치료에 보다 효과적이며 경제적으로도 이익임을 강조하고 싶다.
언제 완치될지는 모르겠지만 마음을 잘 다스려 건강관리에 노력을 기울이다 보면 좋은 날이 올 것이다. 친척 한 분이 “병은 말 타고 왔다가 걸어서 간다.”라고 말했는데 얄밉도록 정확한 표현인 것 같다. 건강을 잃기는 쉬워도 되찾기는 어렵다는 말이니 늘 건강의 중요성을 상기하며 건강에 관심을 기울여야겠다. 건강하자!
※ 애독자 편지에 채택되신 황광호 씨는 전직 공무원으로 현재 서울 동대문구에 거주하며 건강한 식생활과 꾸준한 운동으로 건강을 관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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