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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일의 건강칼럼] 호르몬과 환경호르몬의 위험한 동거

2018년 05월 건강다이제스트 푸름호 69p

【건강다이제스트 | 서울메디칼랩 김형일 의학박사】

호르몬(Hormone)의 기능은 열쇠와 자물통의 관계(Key & Lock)로 설명할 수 있다. 여기서 열쇠는 호르몬의 역할을 수용하여 자물통을 열 수도 있고 잠글 수도 있다. 즉 고유의 호르몬은 고유의 반응을 일으키는 세포의 수용체에 결합하여 그 기능을 발동시키거나 감소, 증폭, 지속, 단절 등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딱 맞는 열쇠라 할지라도 다른 것이 자물통의 구멍을 막아서 열쇠가 기능을 할 수 없게 되는 경우도 있다. 더군다나 열쇠도 아닌 다른 것이 교묘하게 작용하여 자물통을 열거나 부수어 버릴 수도 있다. 여기서 열쇠를 생체의 ‘정상자연호르몬’이라 한다면, 열쇠도 아닌 것은 생체를 교란하는 ‘환경호르몬’이 해당된다.

이러한 환경호르몬의 내분비교란작용(Endocrine distortion)은 우리 몸에 크고 작은 폐해를 입힌다.

첫째, 모방작용(模倣:Mimicry)이다. 이것은 어떤 체외 화학물질이 생체 내의 정상적인 자연호르몬과 그 구조가 유사하여 정상호르몬의 역할을 대신하는 것이다. 자연 상태에 존재하는 식물성 에스트로겐은 생체 내 정상 에스트로겐의 역할보다 훨씬 미약하여 인체에 끼치는 영향이 미미한 정도로 그친다. 그러나 임신 중에 유산 방지약으로 쓰이는 DES(Diethyl stielbesteron: 인공합성호르몬)는 그 강도가 훨씬 강하여, 그것을 복용한 산모에서 태어난 여아는 생식기암에 걸리거나, 남아는 성기 기형이 나타날 위험이 있다. 또 태아의 뇌와 면역체계에 영구적인 손상을 유발할 수도 있다.

둘째, 봉쇄작용(封鎖:Blocking)이다. 내분비교란물질은 그 자체만으로는 세포반응을 일으킬 수 없지만, 자연호르몬과 결합해야 될 수용체를 막아버리거나 방해함으로써 정상호르몬의 작용을 차단하게 된다. 농약 DDT는 어류와 파충류는 물론 그것을 먹은 포유류와 인간의 체내에 축적 또는 농축되어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의 작용을 봉쇄하여 음경이 위축되거나 정상 정자 수가 격감되어 번식 능력이 감소된다.

셋째, 방아쇠작용(Triggering)이다. 비정상적인 체외 물질이 생체세포의 수용체와 결합하여 정상작용이 아닌 비정상 세포반응을 연쇄적으로 일으키거나, 예정되지 않은 세포분열을 유발하여 암을 발생시키는 경우이다. 이것은 원래 조물주가 계획한 생명체의 설계상에는 전혀 열리지 않도록 되어 있는 영구적인 자물통을 열어 DNA 구조를 변화시킨다. 쓰레기 소각장 배출물질로 악명이 높은 다이옥신은 자신이 마치 호르몬인 것처럼 작용하여 생체 예정에 전혀 없던 염색체 변화를 초래하여 암세포를 만들어내는 역할을 한다.

넷째, 간접영향(間接影響:Interference)을 미친다. 어떤 화학물질은 생체세포의 수용체와는 직접 결합하지 않고, 간접적으로 정상호르몬의 생산과 배출, 이동, 저장, 배설 등을 증가시키거나 또는 감소시켜서 자연적인 내분비 기능을 방해하고 왜곡한다. 수은, 카드뮴, 납 등 중금속은 갑상선호르몬이나 성장호르몬 또는 신경전달물질 등의 정상적인 기능을 간섭하고 방해함으로써 암을 일으키거나 생체의 성장과 발육을 저해하거나 DNA를 변형한다.

이러한 물질의 검출 확인은 CT나 MRI, 또는 PET 같은 촬영으로는 절대 불가능한 것이다. 이런 미량물질은 오직 정밀혈액분석검사로만 찾아낼 수 있다.

김형일 의학박사는 <백전백승 자기진단법>과 <살만하면 암에 걸린다>, <장수촌 DNA 암은 없다>의 저자로 혈액정밀검진 분야의 전문가이며 가장 설명을 잘해주는 의사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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