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지영아 기자】
【도움말 | 분당서울대학교병원 호흡기내과 이춘택 교수】
잊혀져가던 질병 결핵이 다시금 증가추세를 보이며 주목받고 있다. 결핵환자의 발병률이 2000년 이후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성인병 증가와 면역력 저하 등으로 증가하고 있는 결핵의 적절한 치료와 예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폐결핵은 결핵균을 흡입함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결핵균이 감염되더라도 모든 사람이 병에 걸리는 것은 아니며 영양상태와 몸의 저항력과 관련이 있다. 우리나라도 19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결핵에 걸린 사람들이 매우 많았지만 1990년부터는 인구 100명당 1.8명으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줄어들던 결핵은 2000년대 들어 다시 고개를 들고 있으며, 2003년에는 3331명이 결핵으로 사망, 사망요인 순위 중 11번째를 차지했다.
성인병 증가로 결핵 위험성 높아져
폐결핵 환자가 기침할 때 나오는 공중에 뜰만큼 작은 가래에는 결핵균이 들어있는 경우가 많다. 이 가래가 몸에서 나온 후에 공기 중에 돌아다니다가 다른 사람이 숨쉴 때 코나 입을 통하여 그 사람의 폐에 들어가 결핵을 일으키게 된다.
우리 몸에 결핵균이 들어왔다고 해서 누구에게나 모두 전염되는 것은 아니다. 결핵균은 전염력이 그리 강한 편이 아니므로 지하철이나 백화점과 같은 공공 장소에 폐결핵으로 기침하는 사람이 있어도 결핵균이 옮는 일은 아주 드물다.
대부분 결핵은 가족, 친구, 직장동료와 같이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는 사람으로부터 옮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렇게 전염된 사람의 대부분은 평생동안 결핵을 앓지 않으며 전염된 사람 중에 약 10%만이 결핵을 앓게 된다.
특히 성인의 경우 다른 사람에게서 전염되어 걸리는 경우보다는 자신의 몸 속에 가만히 있던 균이 몸의 저항력이 약해지거나 영양상태가 좋지 못하면 활동을 시작하여 걸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결핵이라고 하면 못살던 시절의 병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2000년 이후부터는 여러 가지 요인들에 의해 결핵의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호흡기내과 이춘택 교수는 “최근 결핵 증가의 원인으로는 빈부의 양극화, 지나친 다이어트, 알코올 중독, 만성 당뇨병, 면역억제제 복용으로 인한 영양실조 및 면역력 저하를 원인으로 꼽고 있습니다. 특히 당뇨병이나 부신피질호르몬제를 사용하는 성인병 환자에게서 다른 사람들보다 발병률이 높습니다.”라고 설명한다.
가래·기침 3주 이상 지속되면 한 번쯤 의심
폐결핵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병이 진행됨에 따라 전신 권태감, 미열, 식은 땀, 기침, 가래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 따라서 미열이 있으며 식욕이 없고, 기침을 2∼3주 이상 계속하면 결핵을 의심해야 한다. 기침은 대개 초기에는 가래가 없는 마른기침 또는 밭은기침을 하며 각혈을 하는 경우도 있다.
결핵 치료시 과거에는 12개월 이상의 장기요법에 의한 처방을 하였으나 요즘은 6개월 단기요법에 의한 처방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모든 약은 아침 식사 30분전에 한꺼번에 한 번 복용함을 원칙으로 하고, 드물게 약의 부작용에 의한 증상들이 나타날 수 있으나 환자 마음대로 약을 중단해서는 안되며 담당의사와 상의 후에 필요한 조치를 받아야 한다.
“결핵 치료는 좋은 치료약제의 개발로 결코 더 이상 무서운 질환은 아닙니다. 그러나 본인의 마음대로 치료를 중단하거나 약의 복용을 게을리 하면 결국 자체의 치료가 어렵거나 심한 합병증을 일으켜 생명의 위협을 받을 수가 있습니다.”라고 이 교수는 조언한다.
결핵치료를 제대로 받게 되면 약 복용 후 2주일이 지나면 전염력은 거의 없어진다. 그러므로 일반적으로 건강이 불량하지 않으면 평소의 활동이나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금하지 않아도 된다.
☞혹시 의심스럽다면? 결핵 자가진단법
▶전신 권태감이 느껴진다.
▶식욕이 없고 체중이 감소한다.
▶미열과 식은땀이 난다.
▶기침과 가래가 나온다.
▶각혈을 일으킨다.
※이런 증상이 2∼3주 이상 계속되면 병원을 찾는다.
적절한 환기와 햇빛 쬐는 것 좋아
우선 결핵의 전파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하루 4회 5분 정도의 적절한 환기가 중요하다. 특히 밀집생활은 결핵환자의 저항력을 감소시킬 수 있으므로 평소 통풍과 습도조절이 잘되는 위생적인 곳에서 생활해야 한다.
결핵은 공기 중으로 전염될 수 있으므로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휴지로 입을 막고서 하도록 한다. 환자가 쓰고 있는 물건이나 이불, 식기 등에 의해서는 전파되지 않으므로 이들에 대해서는 특별히 신경을 쓸 필요는 없으나 만지고 나서는 손을 깨끗이 씻어주는 것이 좋다.
또한 결핵균은 햇빛에 들어있는 자외선에 의해 살균되므로 햇빛을 충분히 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더불어 비타민 A와 C에는 결핵에 대한 저항력을 강화시키는 효력이 있으므로 녹황색채소와 신선한 과일을 자주 먹어준다.
이춘택 교수는 “보통 결핵은 남성이 더 잘 걸리지만 최근 조사에 의하면 20대만 남녀 비율이 1:1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대 여성들이 결핵에 잘 걸리는 것은 무리한 다이어트로 인한 면역력 저하, 사회 생활 증가로 인한 감염기회의 증가 등이 많이 거론되고 있으며 늘고 있는 여성 흡연도 문제가 됩니다.”라고 밝히고 “젊은 여성들도 결핵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특히 결핵환자라면 술과 담배는 반드시 피해야 한다. 술은 그 자체로서 결핵감염 및 발병을 증가시키는 직접적인 요인은 아니지만 술로 인한 저항력 감소, 빈곤 등의 사회적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흡연 또한 마찬가지다. 흡연은 호흡기 계통을 만성염증 상태로 만들고 이런 만성염증 상태일 때 결핵균이 쉽게 침입해 발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핵 예방은 이렇게…
▶적절한 환기를 시킨다.
▶기침 시 휴지로 입을 막고 한다.
▶햇빛을 충분히 쬔다.
▶녹황색 채소를 자주 먹는다.
▶지나친 다이어트는 피한다.
▶술과 담배는 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