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건강칼럼니스트 문종환】
암은 침묵의 질환이다. 암 조기발견을 위한 여러 가지 정책적 배려가 있지만 정책의 실효성에는 의문이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몸이 보내는 신호에 대해서 귀 기울이고 그 신호에 답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면 암은 물론이고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다. 암은 초기단계에 있어서는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그래서 병원의 각종 검사에도 불구하고 진단에 이르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떻게 하면 암이 보내는 신호를 감지하여 건강회복의 기회로 삼을 수 있을까? 그 증상에 대해서 알아보자.
1. 상복부 불쾌감과 소화불량이 지속된다
위암에서 발생하는 일반적인 증상이다. 이 증상이 계속 반복된다면 정밀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2. 이상 분비물이 발생한다
유방과 자궁암 등 여성의 암에서 발견된다. 유방암의 경우 무통의 암 덩어리가 만져지기도 하고 유두에서 분비물이 발생하기도 한다. 자궁암의 경우에는 자궁에 분비물이 발생하거나 출혈이 있을 수도 있다. 더군다나 암이 진행되면서 주변 장기인 직장이나 방광, 골반에 침범하면 혈뇨, 직장 출혈, 체중감소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3. 마른기침이나 혈담, 그리고 객혈
기침의 경우는 수많은 질환과 연관돼 있다. 기침의 지속성과 성질에 따라 다양한 질환일 수 있고 가래에 피가 섞여 나오는 혈담의 경우도 기관지염증·천식·결핵·폐렴 등등 여러 질환과 연관돼 있으므로 섣부른 판단을 해서는 안 된다. 호흡기 내과에서 진료와 흉부 방사선 사진촬영과 객담 검사, 폐 기능 검사 등이 필요하다.
객혈의 경우에는 어디서 피가 나는지를 확인한다. 대개 중년 이상의 환자에서는 폐암의 가능성이 많다. 그렇다고 추정하여 병을 확정짓는 것은 곤란하다. 정확한 진단 후 먼저 객혈을 중단시킬 수 있는 처치가 필요하다.
4. 전신권태감은 간암의 시작이다
대개의 암은 초기에 특별한 증상이 없다. 특히 간암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그런데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항상 몸이 나른해지는 권태감이 있거나 밥맛이 없고 몸무게가 줄어드는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물론 이런 증상은 사소한 것일 수도 있으나 경우에 따라서는 몸이 보내는 경고신호일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간암이 깊게 진행돼 말기 상태가 되면 빈혈과 황달·통증이 동반된다. 이때는 손쓸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사소한 증상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5. 속이 쓰리는 증상이 오래 반복되면 위암일 가능성이 크다?
물론 속 쓰리는 증상이 위암을 예견하는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오히려 위염이나 위궤양일 가능성이 더 크다. 그럼에도 이런 증상에 소홀히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위염이 발전하면 위암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사소한 증상을 방치하지 않는 것이 암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긴 하지만 우리의 삶은 늘 쫓기는 듯해서 이런 증상에 대처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소변에 나트륨이 많이 섞여 나오면 위축성위염일 가능성이 높고 이것은 위암으로 발전하게 되므로 이런 증상도 밥상의 변화를 통해서 적절히 대처해야 한다. 사소한 증상이라도 여러분의 몸에 암이 침범하고 있는 신호일지 모르니 지금부터라도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6. 변을 보면 췌장암이 보인다
효율적 건강법 중 하나는 변을 관리하는 것이다. 변의 상태나 색깔, 냄새를 보고도 병증을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방의 불완전한 소화로 인해 지방변이며 색깔은 회색일 때 췌장암으로 가는 길목일 수도 있음을 상기해야 할 것이다. 물론 췌장암의 병증이 깊어지면 복통과 황달이 나타나며 이 상태가 되면 회복불능에 빠지기 쉽다. 특히 췌장암은 예후가 가장 안 좋은 암으로 진단 후 5년 생존율이 가장 낮다. 그러니 대변의 상태를 살펴 미리 건강한 변을 만들려고 노력한다면 진단과 동시에 말기적 상황이 많은 췌장암도 예방할 수 있지 않을까.
7. 모든 암에 공통적으로 동반되는 증상은?
암의 병증이 깊어져 말기적 상황이 되면 각기 다른 특이적 현상이 발생한다. 간암이나 담도·담낭, 혹은 췌장암에 나타나는 황달, 위암의 복수, 폐암의 객혈 등이 그것이다. 그런데 암을 알리는 공통신호로 식욕부진, 소화불량과 체중감소가 있다. 이러한 현상은 어느 특정 암을 알리는 신호가 아니다. 그래서 대부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어떤 조치도 없다. 그럭저럭 살다가 그것이 어느새 생활화 되어버린다.
병증이 깊어지면서 2차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빈혈과 통증, 혈변이 동반된다. 우리 몸에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일종의 경고 메시지다. “당신의 몸에 이상이 발생했으니 적절한 조치를 취하시오.”라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대개 그런 신호를 무시한다. 사소한 증상을 무시하면 큰 화가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
8. 쉰 목소리가 오래되면 후두암이나 갑상선암을 의심해보자
당신의 목소리가 변했다면 의심해 봐야 한다. 쉰 목소리가 나오는 경우 통상은 병적 증상이라고 판단해도 틀리지 않다. 물론 직업적으로 말을 많이 하는, 예를 들어 교사, 가수, 소리꾼들은 목을 지나치게 많이 쓰다 보면 쉰 목소리가 더러 나올 수 있으나 이것이 낫지 않고 계속된다면 후두염에서 후두암으로 진행된 것은 아닌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마찬가지로 갑상선암도 경우에 따라서는 쉰 목소리가 동반될 수 있으며 유사한 증상으로 음식물을 삼키는 것이 어려운 점 등이 있다.
목소리 변화를 감지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한다면 암으로 가는 것을 막을 수도 있으나 그렇지 않고 방치하게 되면 증상이 심해지면서 목과 귀의 통증과 호흡곤란으로 이어지는 암 말기적 증상이 초래될 수도 있다.
9. 염증은 암의 일반화된 예고편이다
위염, 간염, 폐렴 등 뒤에 염자가 들어간 질병은 모두 염증에 기초한다. 우리들의 생활습관이 거의 모든 기관에 염증을 유발하는 형태로 자리 잡고 있다. 과식, 화학물질, 약물과용, 운동부족, 설탕, 정제염, 첨가물 등 주위를 에워싸고 있는 환경이 염증을 촉발한다.
이런 염증은 식이요법(약초요법 포함)이나 스포츠의학, 심리요법 등으로 다스릴 수 있으나 그대로 방치한다면 암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이런 염증이 각종 암과 인과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으니 주의하지 않으면 안 된다.
10. 어지럽다
많은 암에서 빈혈이 동반된다. 빈혈이 동반되는 것은 두 가지 이유에서다. 암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다양한 출혈이 생기기 때문이다. 자궁출혈, 직장출혈, 대장출혈, 비뇨기출혈 등으로 빚어지는 현상이 그 하나다.
또 다른 하나는 암 진단 후 치료 과정에서 항암제의 부작용 등으로 극심한 빈혈 증상을 겪는 경우가 있다.
모두가 어지러운 것은 공통된 증상이다. 우리는 앞의 것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몸 안에서 발생하는 출혈은 소변과 대변 혹은 가래 등에 섞여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이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소변이나 대변 혹은 가래에 피가 보이는 경우는 그 원인을 철저히 파악할 필요가 있고 그 이후 적절한 대처가 필요하다. 염증, 출혈, 빈혈 등의 증상에 관심을 가지고 이제는 적극적으로 내 몸을 방어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한 때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