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김용철 교수】
대상포진은 이전에 수두를 앓았던 사람이 암이나 당뇨, 천식 등의 성인병이나 심한 스트레스 등으로 면역력이 떨어지는 상황이 되었을 때 발병하는 수가 많다.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비활성화 상태로 척수신경 주변에 잠복하고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는 상황이 되면 활성화되어 신경을 침범하여 파괴하므로 신경이 지배하는 부분에 따라 허리띠 모양으로 길게 증상이 나타난다.
통증 혹은 감각 이상이 수일간 지속되다가 띠 모양으로 발진이 발생하고 발진과 물집(수포)이 피부에 생긴다. 일부 환자들은 초기에 열이 나는 듯한 느낌과 전신의 쇠약감을 호소하기도 한다.
발진은 붉은빛이 돌면서 피부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모습으로 시작되지만, 수일이 지나면 물집으로 변하여 흔히 가슴이나 등에 띠와 같은 모습으로 흩어지는 양상으로 나타난다. 이 물집은 대개 7?10일이 지나게 되면 딱지로 변한다.
대상포진후신경통으로 진행되면 극심한 통증 동반
고령, 면역 결핍 등 고위험 환자들이 대상포진을 심하게 앓은 경우에는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통증을 치료하지 않으면 이후 대상포진후신경통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침범한 신경에 따라서 실명이나 청력 소실 등의 심각한 합병증이 생길 수도 있다.
대상포진후신경통은 극심한 통증으로 인한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를 촉진시켜, 당뇨병이나 고혈압 환자의 질병을 악화시킬 수 있다. 특히 대상포진 환자의 60%는 50대 이상으로 대다수가 만성 질환을 앓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대상포진이 발병했을 경우 즉시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항바이러스제는 발병 후 일주일 내에 시작해야 효과가 있다.
따라서 대상포진 발병 즉시 병의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어느 날 욱신욱신한 근육통이 있다가 며칠 내에 수포가 띠 모양으로 무리 지어 나타났다면 대상포진을 의심해야 봐야 한다.
피부발진 없이도 발생할 수가 있기 때문에 특정 부위가 띠 모양으로 통증이 나타나면 빨리 통증클리닉을 찾아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해볼 수 있다.
조기 치료가 ‘최선책’
치료는 항바이러스제를 약 1주일 처방하고 통증이 심하면 약물치료와 신경블록 등을 시행한다. 초기의 경우는 비교적 잘 치료가 되지만 치료가 늦어서 만성화된 경우 평생 동안 참을 수 없는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으니 조기 치료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미 수두에 걸린 적이 있으나 아직 대상포진이 발병하지 않은 60세 이상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예방접종이 개발되어 있다. 이 예방접종은 대상포진의 발병을 100% 막아주지는 못하지만 면역력이 저하된 환자들에서 대상포진이 발병하는 확률을 낮출 수 있고, 발병하더라도 증상이 심하지 않게 넘어갈 수 있게 해준다. 평생 1회만 접종하면 되고, 대상포진을 앓았으면 그 1년 후부터 1회 정도 접종하면 된다.
김용철 교수는 서울대병원 마취통증학과에서 경추부통증, 신경통, 삼차신경통, 대상포진후신경통, 근골격계통증 등을 주로 진료하고 있으며, EBS <명의>에서 대상포진 명의로 선정되기도 했다. 대한척추통증학회 회장, 국제척추통증학회 설립 및 회장을 맡아 활발한 학회활동을 펼치고 있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