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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원이 만난 사람] 흰 밀가루 빵 대신 통곡물 빵으로~ 식품영양학 박사 학위 1호 소지자 곽성호 박사

2019년 02월호 128p

【건강다이제스트 | 통곡물자연식운동본부 강지원 상임대표】

“가난했던 시절의 흰 밀가루 문화를 확 바꾸어야 합니다”

대한민국은 온통 흰 밀가루 천국이다. 빵뿐 아니라 피자, 스파게티, 햄버거, 도넛은 물론 머핀, 쿠키, 케이크에다 온갖 과자 종류가 대부분 흰 밀가루다. 게다가 국수, 우동, 라면도 흰 밀가루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이래도 좋을까? 아니면 무엇을 먹어야 할까? 50년간 빵을 만들어 온 제과기능장으로 식품영양학을 연구해 박사학위를 취득한 전문가가 있다. 제과기능장 출신 식품영양학 박사 학위 1호 소지자 곽성호 박사를 만났다.

【강지원】_ 우리나라 제과기능장 중에서 식품영양학을 연구해 이학박사 1호로 대학에서 강의도 하고 제빵점을 운영하기도 하셨는데, 우리나라는 밀가루하면 흰 밀가루를 연상할 정도로 온 나라가 흰 밀가루 천국입니다. 이런 현상을 어떻게 보십니까?

【곽성호】_ 하루빨리 밀가루 문화를 확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50년간 빵을 만들어 왔지만, 35년간 흰 밀가루를 사용한 이후 새로운 15년간은 완전히 바꾸었습니다. 전 국민적으로 통밀 등 통곡물식품 촉진운동을 적극 전개해야 합니다.

【강지원】_ 왜 이런 현상이 생겼다고 보시나요?

【곽성호】_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식생활은 경제적 어려움과 식량 부족으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밀 자립도가 낮아 미국의 원조로 부족한 밀가루를 보완해 왔지요. 특히 6.25전쟁 이후 식량이 극도로 부족할 때 UN에서 지원한 흰 밀가루로 빵, 과자, 국수 등을 만들어 공급했습니다.

▲제과기능장 출신 식품영양학박사 학위 1호 소지자 곽성호 박사는 빵은 통곡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런 현상은 밀가루 제분기의 발달로 고운 흰 밀가루를 제조할 수 있게 됐고, 밀가루 유통의 편리성도 한몫했습니다. 통밀가루는 유통보관이 어렵고 유통기간이 짧아 관리 유지비가 많이 드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이와 더불어 소비자의 기호 식감과 구매 선호도도 일조를 했고, 밀가루로 제품을 만드는 제조자들의 제품의 상품성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강지원】_ 지금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흰 밀가루 식품은 빵만이 아닙니다. 피자, 스파게티, 햄버거, 도넛은 물론 머핀, 쿠키, 케이크에다 온갖 과자 종류에 흰 밀가루를 안 쓰는 것이 없습니다. 게다가 국수, 우동에 라면까지 보태면 이미 우리의 주식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이들 식품들은 왜 먹어서는 안 되나요?

【곽성호】_ 통곡물의 영양은 껍질 부분에 약 90%, 속 흰 밀에 5~10%가 함유되어 있는데, 흰 밀가루 제품은 소중한 영양소를 대폭 제거하고 먹기 때문에 손실이 엄청 큽니다. 또한 소화가 빨리 진행되기 때문에 혈당이 급속히 올라가게 하는 등 생활습관병을 초래하는 나쁜 식품이기 때문입니다.

【강지원】_ 흰 설탕이나 기타 각종 화학첨가물로 지나치게 맛을 내는 점도 문제가 되지 않을까요?

【곽성호】_ 흰 밀가루도 문제이지만, 흰 설탕이나 첨가제가 더 큰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각종 빵에는 5~10%의 흰 설탕이 들어 있고, 쿠키류에는 20~40%의 흰 설탕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또 각종 첨가제는 법적 허용치 범위 내이기는 하지만 알레르기나 발암물질 성분이 들어 있는 제품도 많습니다. 꼭 개선해야 합니다.

【강지원】_ 그러면 밀가루 식품은 어떻게 먹어야 하나요?

【곽성호】_ 밀가루 식품을 원한다면 통밀로 만든 식품을 먹어야 합니다. 너무도 당연한 일인데 이런 말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난센스입니다.

【강지원】_ 흰 밀가루와 통밀가루가 우리 몸에 미치는 영양은 많이 다른가요?

【곽성호】_ 매우 다릅니다. 흰 밀가루는 껍질을 완전히 제거한 속 부분이어서 영양이 매우 적은데 비해, 통밀가루는 그 반대여서 건강에 매우 유익합니다. 더 중요한 사실은 통밀가루 식품의 경우 씹기 활동을 훨씬 많이 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사람이 섭생 식품을 먹으면 입에서 씹을 때 소화효소가 분비되는데 통밀가루로 만든 식품은 여러 번 꼭꼭 씹어야 먹을 수 있어 소화효소가 충분히 분비됩니다. 또 식품을 먹을 때 천천히 먹기 때문에 식품을 적게 먹어도 포만감이 느껴지고 따라서 자연히 적게 먹을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입에서 오래 씹으면 두뇌 건강에도 매우 도움이 되고, 식품의 맛도 음미할 수 있어 식품의 참맛을 느낄 수 있게 합니다.

【강지원】_ 빵의 경우 외국에 가 보면 대체로 거무튀튀한 빵을 많이 먹던데 우리나라는 그와 달리 매우 독특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로군요?

【곽성호】_ 네 그렇습니다. 외국, 특히 서양에서는 통밀이나 그 외의 통곡물로 빵을 만드는 것을 기본으로 하지요. 그리고 특히 흰 설탕이나 첨가제를 아주 적게 사용하거나, 아니면 전혀 사용하지 않습니다. 서양의 가정에서는 자기 집만의 독특한 방법으로 빵을 만들어 먹는 편입니다. 빵 굽는 가마를 마을에서 공동으로 사용하여 효율적으로 이용하기도 합니다. 각 가정에서 빵 반죽을 하고 성형을 하여 발효시켜 마을 공동의 빵 굽는 오븐에서 공동으로 구워 빵을 만들기도 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일본의 영양으로 부드럽고 달고 첨가물이 들어 있는 제품이 대다수입니다. 흰 밀가루에 흰 설탕, 거기에 달달한 첨가물까지 너무 입만 즐겁게 하는 제품들이 많은 것이지요. 국민 건강에 매우 좋지 않습니다. 이런 제품은 꼭 개선해야 합니다.
【강지원】_ 빵의 경우 통밀 이외에 매우 다양한 통곡물이 재료로 사용되는군요?

【곽성호】_ 네, 아주 다양합니다. 외국의 경우 통밀 이외에 호밀, 귀리, 수수, 너츠류 등 다양한 통곡물을 재료로 합니다. 통밀, 귀리 등으로 빵을 만들 때는 통곡물을 전처리하여 사용하기 때문에 통곡물 그대로의 영양분이 풍부하고 다른 식재료와 잘 어울리는 건강빵이 됩니다. 또 호밀빵의 경우 우리나라처럼 30-50%가 아니라 100% 호밀로 만든 빵이 많습니다.

【강지원】_ 통곡물 빵은 건강에 유익합니까?

【곽성호】_ 네, 매우 유익합니다. 통곡물로 만든 빵은 껍질의 영양이 그대로 함유되어 있어 영양이 풍부합니다. 특히 통곡물 빵은 재료를 전처리해야 맛있는 빵이 만들어지는데, 전처리할 때 재료의 활성을 유도하여 제품의 품질을 향상시키고 제품의 풍미를 높여 더욱 좋습니다. 통곡물 빵은 꼭꼭 씹어야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저작활동에 도움을 주며 적게 먹어도 포만감이 있어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됩니다. 저작활동과 천천히 소화되는 효과는 혈당이 천천히 올라가게 해 당뇨 등 생활습관병 예방에 크게 도움이 됩니다.

▲곽성호 박사는 통곡물빵이라도 설탕, 달걀, 우유, 첨가제, 색소, 토핑 등이 적게 들어가야 더 건강하게 즐길 수 있다고 말한다.

【강지원】_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빵류를 구매할 때 한 번쯤 생각해보라고 권고하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까?

【곽성호】_ 한마디로 입과 눈만 즐겁게 해 주는 빵류는 피하시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대신에 다음 8가지 조건을 고려해서 선택할 것을 권합니다.

첫째, 흰 밀가루 아닌, 통밀가루나 거친 가루로 만든 제품일 것.

둘째, 흰 설탕의 함량이 적거나, 가능한 덜 단 제품일 것.

셋째, 달걀이나 우유 함량이 적게 들어간 제품일 것.

넷째, 부드러운 빵보다 거칠고 투박한 형태의 제품일 것.

다섯째, 가능한 충전물이나 토핑물이 적거나 없는 제품일 것.

여섯째, 첨가물이나 색소가 들어있지 않은 제품일 것.

일곱째, 튀김류 구매 시 기름관리가 어떠한지 살핀 후 고를 것.

여덟째, 구매 후에는 오래 두지 말고 곧바로 소비하는 방침으로 바꾸시라고 권고하고 싶습니다.

곽성호 박사는 우리의 흰 밀가루 문화가 경제적으로 가난하던 시절의 유산이라고 지적한다. 그저 배부르고 달고 부드럽고 맛있다고 잘 먹는 제품이 절실했던 시절의 잔재라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우선 입은 즐거울지 모르지만 우리 건강을 좀먹는 주범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너무도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사람은 부모들이다. 자녀들의 입맛이 흰 밀가루 음식에 빠져들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자녀에게 억만금을 물려주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라고 말한다. 건강한 몸을 물려줄 수 있기 때문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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