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백운당한의원 김영섭 원장】
“신장병에는 한약이 나쁘다고 하는데 정말인가요?” 많은 신장병 환자들의 한결같은 질문이다.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너무도 안타깝다. 한마디로 이것은 명백히 잘못된 인식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의사들은 신장병에 한약은 절대 먹으면 안 된다고 말하지만 도대체 그 근거를 찾을 수 없다. 그동안 수많은 신장병 환자들을 치료하여 왔고, 지금도 치료하고 있는 것은 뭐란 말인가?
이런 잘못된 인식 때문에 수많은 신장병 환자들이 충분히 고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치료시기를 놓쳐 혈액투석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최악의 결과를 초래하는 것만은 막고 싶어 한약으로 신장병을 치료하고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는 사례 하나를 소개한다.
만성 신부전증에서 벗어난 사연
서울 동작구에 사는 51세 여성이 내원했는데 평소 고혈압이 있었고, 7년 전 병원 검진을 받는 과정에서 요단백과 요잠혈이 발견되었다고 했다.
그 후 일반 병원에서 4년간 고혈압과 신장에 대한 치료를 하였으나 이렇다 할 변화가 없었고 오히려 점점 나빠지는 것을 느끼고 대학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고 있던 중이라고 했다.
우연한 계기에 지인의 소개를 받고 필자를 찾아왔는데 이 환자도 처음에는 반신반의했다. 병원에서도 고치기 어려운 신장병을 한의원에서 어떻게 고칠 수 있겠냐는 투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료를 결심하게 된 것은 그동안 긴 시간 병원 신세를 졌는데도 호전은커녕 혈액투석까지 해야 할 단계까지 진행이 됐다는 사실이었다. 달리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혹시나 하는 기대로 치료를 시작했던 케이스였다.
진찰을 해보니 신경이 예민한 탓에 신경성 만성위염이 있었고, 식사가 항상 부실한 까닭에 체력도 많이 약해져 있었다. 몸의 부종은 심하지 않았고, 신장 기능 검사에서는 CR(크레아티닌)이 3.0mg/dl에 머물러 있고, BUN(요소질소)은 29mg/dl로 나타났다. 소변검사에서는 요단백 1+(+)이고, 요잠혈 1+(+)로 나타났지만 그렇게 높은 수치는 아니었다. 다만 약간 오래된 증상으로 볼 수 있었다.
이럴 경우 12씨앗요법을 주치료법으로 쓴다. 오미자, 토사자, 구기자, 공사인, 나복자, 천련자, 복분자, 여정자 등 12가지 씨앗 약재를 특별한 법제과정을 거쳐 고운 분말로 만들어 신장병 치료에 쓴다. 이렇게 만든 12씨앗요법인 과립형 한약을 1개월간 복용하도록 했다. 그리고 실시한 검사 결과 요단백은 음성(-)으로 나왔고, 요잠혈은 약간 줄어든 상태로 변화가 있었다. 그래서 3개월간 더 복용하도록 했는데 요단백과 요잠혈이 정상수치로 나타났다.
그 후 몇 개월 더 약을 복용했고, 검사를 해보니 요단백은 계속 정상(-)인데 요잠혈만은 약간 흔적( )이 보였다가 정상(-)이었다를 반복했다. 그래서 6개월간 더 꾸준한 치료를 했더니 요단백과 요잠혈이 모두 정상(-)으로 유지되면서 환자도 몸 상태가 좋아진 걸 느낄 수 있다고 했다.
이후 몇 개월 더 12씨앗요법을 복용하게 한 후 중단했는데 그로부터 4개월 후 들뜬 목소리로 전화를 걸어왔다. 병원검사를 했더니 모두 정상으로 나왔다는 것이었다.
그로부터 몇 개월 후에는 보약을 한 제 먹고 싶다며 다시 필자를 찾아왔다. 이럴 경우는 신중하게 보약을 짓는다. 평소 신장질환을 앓고 있거나 기능이 약한 상태에서는 한약 달인 것은 쓰지 않기 때문에 증류 방법으로 약을 만들어 복용하도록 했다. 이 환자에게 보약을 지어주면서 소변검사를 해보니 여전히 정상 수치를 유지하고 있어 기쁨이 컸다.
“신장병에 한약은 나쁘다”의 허구성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 세상에 100%라는 게 어디 있겠는가? 100% 좋을 수도 없고, 반대로 100% 나쁘다고만 할 수 없는 것이 세상의 진리다. 누가 되었든지 간에 무조건 좋다거나 무조건 나쁘다고 말하려면 우선 확실하게 알고 난 후에 판단하여 말하는 게 이치라고 생각한다.
또한 환자를 위한 조언이라면 특히나 객관적이고 순수한 입장에서 좋고 나쁜 것을 가려서 권유하는 것이 바람직한 태도가 아닐까?
나와 다른 시술이라고 해서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무조건 폄하하거나 적대적 관계로 몰아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물론 신장병에 무조건적인 한약 탕제 사용은 절대 금해야 된다는 게 맞다. 하지만 신장질환이라고 해도 사용 가능한 약재와 써서는 안 되는 약재가 있다. 다음의 두 가지로 분류해서 한약을 써야 한다.
첫째, 일반적으로 염증성 질환이 아닌 보편적으로 신장 기능이 약한 경우다.
신장이 약해서 허리가 아프거나 소변이 시원치 않고 힘없이 나온다든지, 신장이 약하여 양기 부족이나 남녀의 불임증, 얼굴이 검어지고, 손발이 냉해지고, 이유 없이 전신에 피로가 심할 때는 신장을 보해주어야 하는 경우다. 이럴 경우에는 신장과 관련이 있는 상황으로 반드시 한약으로 다스려야 건강을 해치지 않고 근본적으로 치료를 할 수 있다.
둘째, 이미 신장에 염증성 질환이 생겼을 경우다.
이때는 한약의 사용에 절대적으로 신중해야 한다. 탕제의 약이 염증성 신장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경험한 바로는 악영향을 미친 경우를 종종 보았다.
신장의 기능이 50% 정도로 나빠진 상태에서 기능을 유지하고 있는 환자가 한약(탕제)을 사용하고 난 후 크레아티닌 수치가 갑자기 상승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때문에 필자 역시 한약을 다루고 있지만 신장에 염증이 있는 경우는 절대 탕제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이는 오랜 임상경험에서 터득되어진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많은 신장병 환자들을 개선시킨 것 또한 한약이었다. “무조건 신장병에 한약은 안 돼!”가 아니라 상황에 맞게 쓰면 한약도 얼마든지 신장병 치료제로서의 기능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점을 널리 알리고 싶다.
김영섭 원장은 한의사로는 드물게 신장병 연구에 매진해온 주인공이다. 대대로 이어진 신장병 치료의 가전비방을 연구하고 발전시켜 12씨앗요법과 침향으로 신장병을 치료하고 있다. 수많은 신장병 치료 케이스를 보유하고 있기도 하며, 현재 서울 백운당한의원에서 진료 중이다. 주요저서 <어쨌든 신장병을 고쳤다는데…>는 서점가에서 절찬리에 판매되며 신장병 치료의 새 지평을 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