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건강칼럼니스트 문종환】
여기서 우리는 질문을 던진다. “병원검사, 어디까지 받아야 하는 것일까?” 암 조기발견을 위한 수많은 검사들, 그리고 원인은 몇 가지 안 되는 데 질병진단을 위해 실시하는 수많은 검사항목들. 일부에서는 병원의 매출을 증대할 목적으로 무분별한 검사가 행해지고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가운데 우리는 어느 선까지 검사를 받아야 하는 것일까? 의료진이 하자고 하는 대로 따라가기에는 내 몸은 너무 소중하고 시간과 경제적인 부담까지 안게 된다. 이런 이유로 검사에 있어서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유방 X-ray 촬영이 실제로 유방암 발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자료는 계속 쏟아져 나오고 있다. 결국 북미영양의학회도 매년 유방암 X-ray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을 경우 유방암 발생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고 인정하였다. 그리고 X-ray 촬영 결과 양성으로 나와 조직검사를 받았으나 음성인 경우가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는 사실이 학술지 <란셋(The Lancet)>에 게재되면서 큰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질병 진단을 목적으로 병원에서 다양한 검사가 이뤄진다. 과거 의료진의 손과 마음에 의해 진단되었던 모든 질병·질환이 이제는 기계에 의해 분석되고 판단되는 시대로 바뀐 것이다.
그럼으로써 검사항목도 늘어나게 되고 자연히 필요 없는 검사도 경우에 따라서는 받아야 하는 불편함도 감수해야 한다. 병원에서 시행되는 수많은 검사를 요약해보자.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보면 임상병리검사와 생체검사가 있다.
▶임상병리검사는 주로 혈액, 소변과 대변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이 검사는 인체에 전혀 부담이 없는 검사법으로 가장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생체검사는 신체를 직접 검사하는 방법이다. 혈압, 심전도, 맥박, 뇌파, 근전도, 폐 기능 검사 등이 포함된 생리학적 검사, 부하기능 검사, 내시경 검사, 그리고 영상진단검사가 있다.
여기서 문제가 될 수 있는 게 영상진단검사다. 대부분의 의료진은 비교적 안전하다고 강조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는 여러 가지 정보를 갖고 있다. 앞에서 얘기한 유방 X-선 검사도 그중 하나다.
영상진단검사라고 하면 X-선, 초음파, 전자파 등을 이용한 검사로 머리, 가슴, 복부는 물론 전신의 병변 부위를 영상화하여 관찰하는 검사다. CT, MRI 등도 여기에 속한다. 방사선이나 초음파, 전자파를 활용한 이들 검사법은 현재 병원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영상진단검사! 제대로 알고 결정하자
영상진단검사 시 문제가 되는 것은 무엇일까? 방사선과 전자파, 그리고 조영제다. 몸에 문제가 발생해서 병원을 찾으면 통상은 혈액검사와 함께 받게 되는 게 X-ray, CT, MRI, 초음파검사 등의 영상진단검사다. 이들 검사 시에는 조직이나 혈관이 잘 보일 수 있도록 체내에 투여하는 조영제가 있다. X-ray·CT에는 요오드화 조영제, MRI에는 가돌리늄 조영제가 사용된다. 이것이 왜 문제가 될까?
X-ray
우리가 지금까지 가장 많이 이용했던 검사는 X-ray다. 흉부X-ray 1회 촬영 시 조사되는 방사선량은 보통 0.1 mSv 정도이지만 조사되는 위치나 병원에 따라 많게는 수십 배의 차이가 난다. 대부분의 의료인들은 이 검사가 안전하다고 강조하는데 그 안전성은 케이스마다 다르다.
그 다음 문제는 통상의 영상(X-ray, CT, MRI)촬영 시 사용되는 조영제다. 이 물질의 유해성에 대해서는 아직도 이견이 많은데 사람에 따라 과민반응과 부작용이 초래된다는 데는 의견이 같다. 두드러기, 가려움증, 구토, 발진, 오심에서부터 혈관부종, 호흡곤란, 의식저하 등이 생길 수 있다.
심할 경우 심정지에까지 이를 수도 있으니 의료진과 긴밀하게 상의해야 한다.
사실 X-ray의 더 큰 문제점은 판독의 불명확성이다. 학술지 <란셋>에 게재된 논문에 의하면 유방 X-ray 촬영권고를 받은 환자의 93%가 양성판정을 받았지만 실제로는 양성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이는 X-ray 촬영 결과 판독에 오류가 상당하다는 것이다. 그로 인해 최종진단을 받기 위한 조직검사까지 받아야 하는 상황이어서 방사선 피폭에 따른 X-ray 촬영의 안전성과는 또 다른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CT
전산화 단층촬영 검사로 X-ray 촬영과는 달리 원통의 큰 기계에 사람이 들어가서 누우면 원통의 바깥에서 X-선 발생장치가 사람을 중심으로 원형으로 돌아가며 촬영하는 것이다.
진단의 정밀성 때문에 병원에서 많이 권하고 있으나 이 검사를 하려면 조금 더 많이 알고 결정해야 한다. 사용하게 되는 조영제 문제를 차치하고서도 이 검사법은 피폭 방사선량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1회 CT 촬영 시 조사되는 방사선량은 10~25m㏜로 X-ray의 100배 이상이다. 연간 방사선 피폭 기준치는 50m㏜로 CT 촬영 몇 번만 하면 이 수치를 넘어선다.
특히 PET-CT는 암의 영상 진단 방법 중 가장 초기에, 가장 정확하게 암을 찾아내는 최첨단 검사방법이다. CT, MRI, 초음파 촬영 등은 해부학적 이상을 찾아 질환을 진단하지만, PET는 몸의 대사이상을 찾아내어 진단하는 점에 차이가 있고 전신을 한꺼번에 촬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때 포도당과 유사한 방사성물질을 주사해 전신의 대사 상태의 미세한 변화를 영상 촬영하는 방법으로, 병소와 정상조직의 미세한 차이를 분자단위에서 찾아낸다. 이는 병적 조직, 특히 암 조직에서는 주위 정상조직보다 더 높은 농도로 축적됨을 이용하여 뚜렷한 영상을 얻게 되는 것이다. PET-CT의 방사선량은 일반 CT보다 1.5배 정도 높으므로 득과 실에 있어서 첨예하게 엇갈리는 부분이다.
MRI
자기 공명 영상 촬영은 1980년대 중반부터 임상에 사용되었으며, 자석을 이용한 촬영법이다. 이것이 방사선 촬영과 다른 점이다. 자석의 자기장을 통한 고주파 원리를 이용한다. 따라서 방사선 피폭에 의한 위험성은 없다. 그럼에도 이 검사 역시 조영제 사용에 의한 부작용 등은 심각하게 검토해 봐야 한다. 이 검사는 뇌질환(뇌출혈, 뇌경색, 뇌종양 등), 디스크 탈출이나 퇴행성 척추질환의 진단, 관절(무릎, 어깨, 손목, 발목, 팔꿈치 등) 이상, 외상, 골수염 등의 진단에도 이용된다. 선천성 심장질환, 심근경색증, 간의 종양, 사지의 종양, 종격동 질환, 두경부의 염증이나 종양의 진단에 있어서도 활용된다. 정확도에 있어서는 초음파 검사와 큰 차이가 없다.
초음파
방사선 피폭의 위험이 없는 안전한 검사로 여겨지고 있으며, 산모의 태아 관찰 시에 많이 이용된다. 간, 담낭, 신장, 췌장 등과 여성의 자궁과 난소, 남성의 전립선, 그리고 방광, 직장 등을 포함한 골반 내 장기들의 질병 여부를 초음파를 이용하여 진단하는 검사로 약 10?15분 정도 걸린다.
이 검사는 확실한 암 덩어리를 형성한 경우에는 정확한 검사가 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암 진단을 할 수가 없다. 정확도에서는 X-ray보다 떨어지나 인체에 해가 없는 것은 장점으로 꼽힌다.
필요악 영상진단검사는 신중히~
영상진단검사는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이루어진다. 우리가 의료진을 믿고 의사결정을 따르는 것과는 별도로 검사의 필요성 유무는 따져봐야 할 것이다.
방사선은 잘 알려진 바와 같이 1급 발암물질이다. 피폭되는 방사선량에 따라 의견이 엇갈리기는 하지만 검사와 의료용으로 50m㏜ 이내로 권고하고 있다. 이 수치는 CT나 PET-CT를 3~4번 촬영하면 넘어선다. 암이 없었는데 여러 번의 CT나 PET-CT 등 영상진단검사를 받으면서 생겼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불필요한 검사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의료진의 인성, 즉 사람에 대한 사랑이다. 고가의 장비를 들여놓고 그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서 의료진에게까지 매출을 강요하는 사회가 계속된다면 위험하고 불필요한 영상진단검사는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영상진단검사는 경우에 따라서 꼭 필요할 것이다. 또한 그것은 양면을 띨 수밖에 없다. 안전한 방법이라면 신뢰성과 정확성이 떨어지고 정확성을 높이는 방법이라면 우리 몸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X-ray, CT, MRI, 초음파검사를 받는 입장에서 적절히 최적화된 방법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의료진의 노력이 전제된다면 의료소비자는 의료진을 더욱 믿고 신뢰하며 질병 치료에 있어서도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것이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