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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리포트] 너도나도 유산균앓이 중! 유산균 과연 만능일까?

2014년 06월 건강다이제스트 위로호

【건강다이제스트 | 이기옥 기자】

【도움말 | 경희대 약학대학 약학과 김동현 교수】

요즘 건강 분야 핫이슈는 ‘유산균’이다. 자연 생태계를 파괴하며 이룩한 현대적인 생활환경은 오히려 온갖 공해물질로 오염되었고, 그 속에서 사는 현대인의 몸 역시 수많은 독소로 오염되어 체내 생태계가 파괴되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무너진 체내 생태계를 바로 세우고 건강을 회복해줄 보루로서 ‘장’에 관심이 쏠렸다. 장 내에 좋은 균이 많으면 면역력도 좋아져 만병을 해결할 수 있음이 알려지면서 유산균은 자연치유의 비결로 꼽혔고 이는 바로? 유산균 열풍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어떤 유산균을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부작용이 있는지에 관한 의문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우왕좌왕하는 모습도 엿보인다. 그래서 유산균에 관해 제대로 알아보고, 유산균에 관한 오해와 진실은 무엇인지 짚어보았다.

PART 1.?왜 유산균인가?

유산균 인기가 거세다. 다른 건 안 먹어도 유산균은 먹는다는 사람도 참 많다. 왜 유산균일까?

1. 질병, 소화관 속 유산균이 쥐고 있다
유산균이 질병과 관련이 있다고 막연히 알려져는 왔지만,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은 2005년 하버드대 연구팀에 의해서이다. 비만한 사람의 소화관에 있던 미생물을 이식한 생쥐와 그렇지 않은 생쥐에게 똑같은 양의 음식을 먹였을 때 소화관 속 유산균을 이식한 쥐가 훨씬 더 살쪘다. 이전까지는 영양 과잉이 비만의 주요 원인으로 여겨졌으나 소화관 속 유산균도 비만에 직접 관여하고 유도도 할 수 있음을 밝혀낸 것이다.

경희대 약학대학 약학과 김동현 교수는 “소화관이란 쉽게 말해 입에서 항문까지 이어진 긴 관으로 식도, 위, 소장, 맹장, 대장, 항문 순으로 연결돼 있다.”며 “소화관 속 유산균은 비만, 당뇨병, 심지어는 자폐증과 같은 정신질환까지도 관련돼 있음이 밝혀졌다.”고 말한다. 소화관 속 유산균과 질병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는 방증이다.

2. 음식, 소화관 속 유산균을 결정한다
그렇다면 질병을 유발하지 않는 좋은 유산균이 소화관에 살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김동현 교수는 “무엇을 먹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한다. 우리가 음식을 먹으면 음식물은 소화관을 통과하면서 소화효소에 의해 소화가 된다. 이런 과정에서 소화관에 사는 유산균들은 그 영향을 받게 된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지방을 먹으면 살찐다.”고 말한다. 그 이유를 연구해 보면 우리가 지방을 많이 먹으면 우리 몸의 소화관 속에는 지방을 많이 먹는 유산균이 자란다. 몸에 지방이 많이 들어오니 당연히 지방을 잘 먹는 균주가 많이 자라는 것이다. 그런 균주가 몸속에서 독소와 암을 유발하는 물질을 생산하고 결국엔 건강상의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다.
김동현 교수는 “그래서 소화관 속 유산균 관리만 잘해도 상당수 질환이 억제된다.”고 말한다.

3. 소화관 속 유산균 이렇게 관리하라
“잘 먹고 잘 싸면 건강하다.”는 말이 있다. 먹는 곳도 싸는 곳도 모두 소화관이다. 즉 소화관을 잘 관리하면 건강하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소화관 속 유산균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김동현 교수는 “음식이야말로 소화관 속 미생물들을 가장 잘 조절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며 “몸에 안 좋은 음식은 적게 먹고, 장수하는 사람들의 표준 식단을 따르라.”고 말한다.

그 다음 방법이 소화관 속 균을 조절하기 위해 균을 직접 활용하는 것이다. 즉 나쁜 균을 쉽게 제어할 균들, 바로 유산균을 먹는 것이다.

part2

내 몸속 유산균 제대로 바로 알기
유산균이 몸에 좋다는 말을 듣고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덜컥 유산균부터 사는 사람도 많다. 그러기 전에 먼저 할 일은 내 몸속 유산균의 정체부터 알아두자.

1. 내 몸에 필요한 유산균,
??? 사람마다 다르다

음식에 따라 소화관 속 유산균이 달라진다면 대개는 같은 음식을 먹는 가족들은 모두 같은 유산균을 가지고 있을까?
그렇지 않다. 김동현 교수는 “우리 몸에는 태어날 때부터 몸속에 정착해 사는 세균, 즉 정착균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정착균 외에 음식을 통해 들어오는 균들은 잠시 머물다 지나가는 것들이다. 이들이 해로운 균이라면 유해균과 만나 세력을 키우고, 이로운 균이라면 유익균을 도와 건강하게 만든다.

따라서 4인 가족이 같은 음식을 먹더라도 네 명 모두 소화관 속에 제각기 다른 유산균을 가지고 있기에 각 사람이 필요로 하는 유산균도 모두 다를 수밖에 없다.

2. 나만의 맞춤 유산균?
? ?골라 먹지 말고 한꺼번에 먹어라!

사람마다 소화관 속 유산균이 다르다고 하니 더더욱 자신에게 맞는 맞춤 유산균을 찾아 먹어야 할 것만 같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김동현 교수는 “어디에 효능이 있다고 하는 특정 유산균만을 골라 먹지 말고, 오히려 여러 유산균을 한꺼번에 먹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우선 자신의 몸속에 어떤 유산균이 자리 잡았는지 알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어떤 유산균이 필요한지도 알기 어렵다. 하지만 여러 유산균을 한꺼번에 먹어주면 오히려 몸이 필요로 하는 유산균을 몸속에 넣어주는 게 된다.


그렇다면 여러 유산균을 한꺼번에 몸속에 공급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김동현 교수의 대답은 간단하다. “김치를 먹으면 된다.” 김치를 먹으면 여러 유산균을 한꺼번에 먹을 수 있다. 김치에는 수많은 종류의 유산균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 장아찌, 발효식품, 그리고 생채소에도 유산균이 풍부하게 들어있으니 참고하자.

part3?

유산균에 관한 오해 혹은 진실!
유산균이 큰 관심을 받으면서 유산균에 관한 오해와 진실도 난무하고 있다. 그중 몇 개를 간추려 보았다.

1. 유산균, 살아서 장까지 가야 효과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유산균 상식 중 하나는 유산균이 위산에 약해서 장까지 살아서 가기 힘들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동현 교수는 “유산균은 살아있으나 죽어있으나 차이가 없다.”고 말한다.

유산균의 기본적인 작용 중 하나가 프리바이오틱 이펙트(Prebiotic Effect, 생물 발생 이전 영향)이다. 이것은 유산균이 기본적으로 몸속 유산균을 키울 수 있는 먹이가 돼야 함을 의미한다. 즉 유산균은 체내에서 죽더라도 좋은 유산균을 자라게 해주는 먹이 역할을 하니 유산균의 죽음을 슬퍼할 이유는 없다.

몸에 들어간 유산균은 위에서 어느 정도 죽는다. 하지만 실망할 것은 없다. 100억 개의 유산균을 먹었고 그중 99%가 위에서 죽고 단 1%만 장에 도달했다고 가정해보자. 몇 개가 장에 도달했을까? 1억 개다. 유산균 1억 개면 장 내에서 충분히 효능을 발휘하고도 남는다. 그리고 유산균이라는 말 자체가 ‘유산을 견디는 균’을 의미한다.

따라서 위산에서도 비교적 잘 견딘다. 위산에 약한 균이라고 해도 20~30% 정도 죽을 뿐이다. 그러니 몸속에 들어간 유산균의 생사 여부에 연연하지 말자. 충분히 먹어만 준다면 유산균은 알아서 제 역할을 충분히 하기 때문이다.

2. 유산균, 먹는 대로 다 자란다?
앞서 말했듯이 김치에는 수백 종의 유산균이 들어있다. 그렇다면 그 많은 유산균이 모두 체내에서 잘 자랄까? 그렇지 않다. 그 많은 유산균 중에 우리 몸이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종류 하나만 잘 자란다. ‘겨우 하나?’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우리 몸에 어떤 유산균이 필요한지 모르기에 수많은 종류의 유산균을 몸에 공급하면, 그중에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유산균을 알아서 자라게 하니 정말 효율적이지 않은가.

3. 파는 유산균이 효과가 더 좋다?
음식을 통해 유산균을 섭취할 수 없어 판매되는 유산균을 먹을 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유산균은 김치 속에 있는 유산균보다 질도 자생력도 떨어진다. 야생에서 키운 것과 온실에서 키운 것과 같은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그러니 가능한 한 한 음식을 통해서 유산균을 섭취하는 게 좋다.

4. 유산균도 부작용이 있다?
유산균 약제를 먹고 부작용이 나타났다는 글들을 인터넷에서 종종 볼 수 있다. 유산균도 부작용이 있는 것일까? 이런 경우는 유산균을 약제로 만드는 과정에서 첨가되는 첨가물에 의한 부작용일 수 있다. 가능한 한 음식으로 유산균을 섭취하도록 하자.

유산균 열풍도 결국엔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위한 뜨거운 노력이다. 이것이 진정한 효과를 볼 수 있도록 현명하고 지속적인 노력을 해나가야겠다.?


김동현
교수는 경희대 약대를 졸업하고 일본 도야마 의약대학 약학 박사를 취득한 뒤 미국 NIH(국립보건연구원)의 연구원을 거쳐 현재 경희대학교 약학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경희대학교 동서약학연구소의 소장과 약학대학 학장, 제6회 천연물과 소화관생태학 국제 심포지엄의 조직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사람의 소화관에 서식하는 장내세균에 대한 연구로 국제 학술지에 100편 이상 발표했으며 국내 저서로는 <장내세균과 유산균의 효능> <한약의 약효와 장내 세균> <성인병과 장내세균> <유산균이 내 몸을 살린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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