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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기의 행복테라피] 과로한 삶 무리한 삶에 숨어있는 함정

2015년 02월 건강다이제스트 행운호 90p

【건강다이제스트 | 최명기(청담하버드심리센터연구소장)】

cmg얼마 전 지인이 자살을 해서 세상을 떠났다. 얘기를 들어보니 자살하기 직전까지도 평소와 다름없이 똑같이 일을 했다고 한다. 죽기 직전까지도 그렇게 열심히 일을 한 사람이 자살을 한 경우 주위에서는 자살할 사람이 아니었다는 말을 하고는 한다.

하지만 막상 자살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환자들을 대하다 보면 그 심정도 이해가 간다. 일이라는 것이 사람마다 지니는 의미가 다르다. 놀아야 할 돈을 마련하기 위해서 일을 하는 사람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일 해서 돈을 벌지 못하면 자신은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번에 돌아가신 분이 그랬다. 집안의 가장이었고 경제적으로 힘들었다. 그런데 해도 해도 고생이 끝이 없었다. 너무나 삶이 힘들어서 쉬고 싶었다. 그런데 자신이 쉬면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릴 것 같았다. 일을 해서 돈을 벌지 못하는 자신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쉴 생각을 하지 못했다.

한두 달 쉰다고 해서, 이자를 못 갚는다고 해서 세상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그가 죽어버림으로써 받게 될 엄청난 충격에 비하면 그가 한두 달 쉬어 그로 인해 가족들이 힘들어하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에 그는 결국 쉬지 못해서 죽음을 선택한 것이다. 누구보다 열심히 쉬지 않고 일하는 사람이라고 항상 칭찬받았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죽은 이유 역시 누구보다 열심히 쉬지 않고 일하던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

성공신화에 숨어 있는 함정?

월급쟁이 출신으로 대기업 오너가 된 이가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처럼 치열하게 살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그런 내용으로 자서전까지 출간했다. 그런데 한동안 월급쟁이의 롤모델로 승승장구하던 그는 무리한 M&A로 인해 자금난을 겪게 되었고 결국 부도에 이르렀다. 그는 주장한다. 자신은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일했지만 결과가 이렇게 되었을 뿐이라고. 그가 그토록 크게 성공한 이유가 치열한 노력 때문이라면 그가 이토록 처참하게 실패한 이유 역시 노력부족이어야 한다.

하지만 그는 그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정말 그는 노력이 부족해서 실패했을까? 그렇지도 않았을 것이다. 사실 그의 성공의 상당부분은 운이었다. 노력이라는 필수조건에 운이라는 충분조건이 더해지지 않았다면 그는 애초에 성공할 수 없었다. 아마도 그는 여전히 노력했을 것이다. 하지만 판단착오에 불운이 더해지면서 몰락했던 것이다.

누구나 열심히 노력하지만 누구나 성공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과로하고 무리해도 그것이 성공을 보장해주지 않는다.

열심히 일하는 것은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과로하고 무리하다 보면 판단력을 잃게 된다. 급한 마음에 시야가 좁아진다. 그냥 하던 대로 죽어라 일을 하면서 어떻게 되겠거니 한다. 하지만 방향이 틀리면 오히려 몰락을 앞당길 뿐이다. 열심히 하면 할수록 목표로부터 더 멀어질 뿐이다. 차라리 멈추느니만 못한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평소 과로하고 무리한 삶을 경계해야 한다. 그러한 삶을 경계하기 위해서는 다음 네 가지를 명심해야 한다. 1. 과도한 소유욕을 버리자? 2.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것이다. 3. 지금 행복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행복하지 않다. 4. 100살이 되었을 때 무엇이 중요할까?

1 과도한 소유욕을 버리자?

사람들이 열심히 일하는 이유 중 하나는 돈을 모으기 위해서다. 돈만 있으면 걱정이 없을 것 같다. 통장에 돈이 쌓이건, 집을 사게 되건 돈이 늘어나면 기분이 좋다. 꼭 돈이 아니어도 소유가 늘어날수록 행복해진다.

사람들은 자신이 소유하는 것은 의미가 있고 상대방이 소유하는 것에 대해서는 쓸모없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비싼 골프채에 연연하는 남편과 신상 명품에 집착을 하는 부인이 있었다. 아내는 남편에게 왜 쓸데없이 멀쩡한 골프채를 바꾸냐고 짜증낸다. 남편은 좋은 골프채를 써야 골프공이 잘 맞고 더 멀리 간다고 이유를 댄다. 부인은 맨날 똑 같은 남편의 골프실력을 떠올리면서 변명이라고 생각한다.

남편은 부인에게 왜 똑같은 백을 색깔만 바꿔서 새로 사느냐면서 짜증낸다. 부인은 똑같아 보여도 다 다르다고 하면서 명품은 나중에 가격이 올라서 재테크가 된다고 주장한다. 남편은 아무리 중고품이 가격이 올라도 신품 같이 오를 리는 없다고 생각을 하면서 변명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어떤 물건이 필요하니까 사고 싶은 욕망이 생긴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은 사고 싶은 욕망이 먼저다. 욕망을 충족하고 싶기에 물건이 눈에 띄는 것이다. 뭔가를 소유하고 싶은 이들은 죽을 때까지 과로하고 무리하면서 산다. 그러다 마지막에 가서야 깨닫는다. 자신이 소유한 것 중에 단 하나도 저 세상으로 가지고 갈 수 없다는 것을. 죽어라고 일하기에 앞서서 내 소유욕을 점검하는 것이 우선이다. 죽기 전에 모든 것을 다 버릴 수 있어야 한다.

2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것이다

엄마들은 아이들이 공부를 안 해서 못한다고 한다. 하지만 아이들은 공부를 못하니까 안 한다고 생각한다. 인간의 머리는 20대 중반까지도 좋아진다. 그런데 인간의 머리가 좋아지는 속도는 제각각이다. 키와 유사하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반에서 키가 제일 크지만 그 다음에 키가 아주 서서히 자라는 아이가 있다.

두뇌도 마찬가지다. 초등학교 때는 제일 머리가 좋고 그래서 공부도 잘하던 아이가 서서히 등수가 밀려서 중학교 3학년 때는 중간 정도가 된다. 초등학교 때는 백을 입력하면 백이 출력되던 두뇌가 이제 백을 입력하면 오십이 출력되는 두뇌가 된다. 그래서 부모는 이백을 입력하면 백이 나올 것이라고 착각한다.

하지만 이백을 입력해도 오십밖에 나오지 않는다. 즉 아이들은 공부를 안 해서 못하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은 공부를 못해서 안 하는 것이다. 공부하는 족족 성적이 오르는 아이들은 공부하는 것이 재미있다. 그래서 열심히 공부한다.

아무리 공부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 아이들은 공부하는 것이 재미없다. 그래서 공부를 안 한다.

그런데 학교는, 선생님은, 부모님은 시험 잘 보는 아이들에 대해서 공부를 열심히 해서 잘하는 것이라면서 칭찬하고, 공부 못하는 아이들에 대해서는 노력 안 하는 아이들로 매도한다. 하지만 과연 공부 못하는 아이들이 열심히 한다고 해서 하는 만큼 성적이 올랐을까?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자녀에게 사교육을 시키기 위해서 과로하고 무리하지만 사실은 부질없는 짓이다. 자녀의 성적은 오르지 않는다.

어른들 본인의 삶도 마찬가지다. 너무 나태하고 게으르면 절대가난의 상태에 빠지게 되지만 어느 정도 근면하고 성실하게 생활하다 보면 노력하는 만큼 성과가 있다. 열심히 일하는 만큼 돈도 모인다. 열심히 노력하는 만큼 승진도 한다. 열심히 노력하는 만큼 주위의 인정도 받는다. 하지만 언젠가 한계에 다다르게 된다. 그때부터는 아무리 노력해도 더 나아지지 않는다. 우리는 각자의 한계치를 타고 태어나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는 노력해도 안 되는데 누구는 그 지점에서부터 노력하는 만큼 뭔가를 더 이룬다. 이렇게 되면 나보다 한계치가 높은 이들과 나를 끊임없이 비교하면서 죽어라 노력한다. 그러나 이 세상에는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일도 있다. 여기까지가 나의 한계인 것이다. 그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서 과로하면서 노력해도 소용이 없다.

그럴 때는 다른 데로 눈을 돌려야 한다. 더 이상 오를 산이 없다면 바다에 가서 헤엄을 치면 된다. 한 가지 측면에서는 한계에 부닥쳤더라도 다른 측면에서 새로 시작하면 된다.

3 지금 행복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행복하지 않다

우리는 나중을 위해서 지금 하고 싶은 것을 참는 것에 익숙한 편이다. 더 넓은 집을 장만하기 위해 사고 싶은 것들을 안 사고 참는다. 승진을 하기 위해서 야근도 마다하지 않는다. 교수가 되기 위해서 잡일을 한다. 그러면서 집을 넓히면, 월급이 많아지면, 교수가 되면 행복해질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하지만 삶의 목표를 이룬다는 것이 쉽지 않다. 뭔가 되어갈 듯한데 바람에 불려 휙 날려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원하던 곳에 오르고 나면 떨어질까 두렵다. 지금은 힘들어도 나중에는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을 하면서 과로하고 무리했건만 나중에 돌아오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경우도 있다.

막상 목표를 이루었는데 행복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행복이라는 것도 어떤 점에서 습관이다. 습관은 점점 강화되는 경향이 있다. 매일 뭔가 즐거운 일을 하나라도 하면서 사는 사람은 행복에 대한 감각을 잃지 않는다.

미래를 위해서 억지로 하기 싫은 일만 하다 보면 나중에는 웃는 법 자체를 잊어버리게 된다. 지금 행복하지 않으면 나중에도 행복할 수 없다. 매일 한 번은 하던 일을 멈추고 나를 즐겁게 해줘야 한다.

4 100살이 되었을 때 과연 무엇이 소중할까???

자신의 자녀를 키울 때는 공부하라고 야단만 치던 어르신이 계셨다. 그런데 나중에 나이가 들어서 손자 손녀를 키우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었을 때는 공부 가지고 너무 뭐라고 하지 말라고 하면서 자신의 자녀 즉 아이의 아빠, 엄마를 말렸다.
자녀들은 어렸을 때 자신들에게는 그렇게 공부하라고 난리를 쳤으면서 왜 손자, 손녀에게는 공부하라는 말을 하지 않는 것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할아버지, 할머니는 나이 들고 보니 성적 좀 잘 나오는 것, 좋은 대학 가는 것, 돈 많이 버는 것이 다 소용이 없더라고 말씀하셨다.?

어린 시절 걱정하고 안달복달하던 많은 것들이 지금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젊은 시절 며칠 밤을 지새우며 고민했던 많은 일 중에는 지금 돌이켜보면 웃음밖에 나오지 않는 것도 많다.

인생을 살다 보면 이게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에 사로잡힐 때가 있다. 그런 생각에 사로잡히면 우리는 과로하고, 무리한다. 그런데 내가 100살이 되었다고 가정하고 100살인 시점에서 현재를 한 번 돌아보자. 성공의 환희도 실패의 쓴맛도 희미해질 것이다. 경쟁에서 이겼다는 통쾌함도, 누군가로부터 받은 모욕과 수치도 잊어 먹은 지 오래일 것이다. 용서 못할 죄도 없고 용서받지 못할 죄도 없다. 너무 현재에 매몰되지 말자.

무리한 삶 대신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초등학교 때 1등, 중학교 때 10등, 고등학교 때 20등으로 졸업한 이는 자신을 20등으로 기억한다. 초등학교 20등, 중학교 10등, 고등학교 1등으로 졸업한 이는 자신을 1등으로 기억한다.

끝이 좋으면 모두 좋은 것이고 끝이 나쁘면 모두 나쁜 것이다. 그런 점에서 죽음을 앞둔 시점에서의 상황이 인생에 대한 자기평가의 상당부분을 좌우한다. 아무리 부귀영화를 누렸더라도 범죄의 희생자가 되어서 죽는다면 불행하게 산 것이다.

아무리 그전에 고생을 했더라도 죽기 얼마 전부터 행복한 일들이 연이어 생기면 행복하게 살다 죽은 것이다.
지금 너무 과로하고 무리하면서 살지 말자. 그리고 그러한 삶을 경계하기 위해서는 다음 네 가지를 명심해야 한다.

1. 과도한 소유욕을 버리자. 2.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것이다. 3. 지금 행복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행복하지 않다. 4. 100살이 되었을 때 무엇이 중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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