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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철의 치아시크릿] 단거(Danger)는 위험(Danger)하다!!

2015년 10월 건강다이제스트 풍성호

【건강다이제스트 | 신승철(대한구강보건협회장, 단국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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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은 과도한 열량으로 인한 비만, 당뇨, 심혈관계질환 등 전신질환에도 상당히 나쁜 음식에 속하지만 구강 내의 충치 발생에는 직격탄이 되는 식품이다. 충치 발생의 가장 확실한 원인 제공자 설탕의 달달한 맛에 속지 말자.

충치 발생에 직격탄

설탕은 거의 대다수가 사탕수수로부터 만들어진다. 동남아나 중남미 아열대 지역에서 생산되는 옥수수나 수수 모양의 사탕수수를 잘라서 그 줄기를 씹어보면 단맛이 난다. 실제로 필리핀이나 라오스 등 동남아시아를 여행하다 보면 아이들이 간식거리로 사탕수수 줄기를 씹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그런데 그 애들의 치아를 보면 대다수가 새카맣게 썩어 있음을 쉽게 관찰할 수 있다.

설탕은 이탄당이다. 즉 우리가 곡류인 탄수화물이나 섬유소 등을 먹으면 그것은 녹말과 같은 다당류이다. 다당류는 분해되면서 이탄당인 올리고당, 즉 설탕, 엿당과 같은 이탄당으로 쪼개지고 결국소화 될 때에는 포도당과 같은 단당류의 형태로 소장에서 흡수된다.

그러면 누구나 단맛을 느끼며, 기호품에서 이젠 필수품처럼 변한 설탕이 왜 위험한 식품일까?

설탕은 과도한 열량으로 인한 비만, 당뇨, 심혈관계질환 등 전신질환에도 상당히 나쁜 음식에 들어가지만 구강 내의 충치 발생에는 직접 관련이 매우 높은 직격탄이 되는 식품이기도 하다.

충치는 우리가 먹는 음식 중 주로 탄수화물 계통의 미세 음식 찌꺼기들이 치아 표면의 미세한 틈 또는 치아 사이나 치아와 잇몸 경계부 등 잘 안 닦이는 부위에 눌러 붙어 있으면서 구강 내에 산을 생성해내는 세균인 뮤탄스 균들이 이것들을 주 영양소로 삼아 살아가게 되면서 생기게 된다.

세균들의 양은 방금 이를 닦아서 치아가 깨끗한 사람의 침 한 방울 정도 크기에도 수만 마리가 살고, 보통 사람들은 수십만 마리가 산다. 다소 구강이 더러운 사람은 침 한 방울 정도의 크기에 수백만 내지 수천만 마리 정도가 살고 있다.

그런데 이 세균들도 하나의 생명체인지라 먹은 만큼 배설해야만 한다. 그 작은 세균들이 방귀를 뀌는데 그것이 독소다. 수백만 세균들이 지속적으로 독소를 내뿜으면 아무리 작은 세균일지라도 입냄새가 나게 되고 주위 잇몸에 빨갛게 염증을 유발시키게 된다.
그 세균들은 대변도 보는데 우리는 그것을 덱스트란이라 명명한다. 덱스트란은 끈끈한 물질이기 세균들과 미세 음식물 찌꺼기들이 계속 치아 표면에 눌러 붙어 있도록 한다.

또한 그 세균들은 오줌도 누는데 그 성분은 산성이다. 식초 같은 시큼한 액체를 배설해서 치아 표면에 묻혀 놓는데 수백만, 수천만 마리가 계속 산을 배설해서 치아에 묻혀 놓으면 이는 마치 치아 표면에 식초 한 방울을 계속 묻혀 놓은 것과 같다.

알다시피 치아 표면은 인체에서 가장 단단한 조직이지만 딱 한 가지, 산에 대해서는 매우 취약한 단점이 있다. 뽑은 치아를 식초에 담가 놓으면 녹아서 며칠 뒤에 흐물흐물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치아 표면에 묻은 산 때문에 치아가 하얗게 부식된 현상, 즉 녹는 현상이 바로 충치이다. 그렇기 때문에 충치는 원래 하얀 색깔이다. 그런데 구강 내에서 갖은 음식들의 색소나 불순물이 스며들어 검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충치 세균들은 여러 형태의 당 중에서 특히 이탄당인 설탕을 매우 좋아한다. 설탕이 있으면 뮤탄스 균을 비롯하여 산 생성균의 양이 급속도로 많아지고 주위가 산성으로 변하게 된다. 설탕이 충치 발생의 가장 확실한 원인 제공자임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널리 증명되었다.

설탕 소비량 줄면 충치 발생률 뚝!

설탕은 콜럼버스와 마젤란 시대 이후 열대지방에서 유럽으로 전해졌다고 한다. 당시에는 매우 귀한 기호품이었기에 왕족이나 귀족들만 아껴 먹었다고 전해진다.

세계적으로 설탕 소비량이 증가하면 국민의 충치 발생은 확실히 증가해 왔다. 이차대전 중 전쟁 물자 수입으로 상대적으로 설탕 수입이 없었더니 그 기간에는 새로이 발생되는 충치의 발생률이 낮아지더라는 이야기도 있을 정도다.

그렇다면 설탕을 안 먹으면 될 것이 아닌가 하겠지만 그건 참으로 힘들다. 중독성이 있기 때문이다. 몇 번 단맛에 길들여지면 안 먹고는 못 산다.

더구나 설탕은 내성이 있다. 태어나서 한 번도 설탕을 안 먹어보아서 설탕 맛을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설탕 한 숟가락을 입속에 넣어주면 단맛을 느낄까?

아니다. 너무나 달아서 쓴맛으로 느낀다. 마치 우리가 설탕 단맛의 백배인 사카린 한 숟가락을 입안에 털어 넣은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어릴 때부터 매일 설탕을 먹어 익숙해지면 이젠 설탕 한 숟가락 먹어야 단맛이라고 느끼게 된다. 내성이 생긴 것이다. 이제 우리는 하루빨리 이 단맛에 찌든 몸의 내성을 원래대로 돌려야 한다.

튼튼이 마크를 꼭 확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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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각국들은 이차대전 중 설탕 수입이 어렵게 되자 사탕수수 이외에 다른 식물에서 단맛을 내는 감미료를 생산할 수 없을까를 연구했는데, 북유럽과 스칸디나비아 반도에 많이 자생하고 있는 자작나무 껍질에서 일부 단맛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를 잘 추출해서 대체감미료로 사용해 보자고 시도했는데 그것이 바로 자일리톨(Xylitol)이다. 그런데 운 좋게도 이 자일리톨을 사용했더니 충치 발생이 증가되지도 않았다. 충치 발생 원인균인 뮤탄스 균이 이 자일리톨의 독특한 분자구조 때문에 섭취와 대사를 못 시켰던 것이다.

그런데 단점으로 생산 원가가 설탕의 대여섯 배라는 점이었다. 때마침 이차대전도 끝나서 다시 값싼 설탕이 수입되니까 더 이상 자일리톨 생산은 중단되었다.

그 후 30여 년 동안 선진국 아동들의 충치 발생이 급속도로 늘어났고 이에 대한 다양한 예방책이 대두되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설탕 대신 대체감미료인 자일리톨을 사용하여 아동들의 충치 발생을 예방하자는 캠페인이다.

30여 년 전 스위스에서 치과계 인사, 생화학 학자들, 소비자 모임 등 다양한 인사들이 모여서 국제적인 치아건강식품위원회(Toothfriendly Sweet International)를 설립하여 설탕 대신 충치 발생이 안 되는 대체 천연감미료를 사용하자는 운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치아가 우산을 쓰고 있는 로고마크’ 일명 ‘튼튼이 마크’를 개발하여 자일리톨을 사용하여 만든 과자, 껌, 초콜릿, 사탕 등에는 포장에 이 로고마크를 인쇄할 수 있도록 하는 범세계적인 인증 운동을 펼치기 시작했다.

유럽 등지에서 아이들 간식거리에 자주 볼 수 있는 표식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한때 한 제과회사에서 자일리톨을 사용한 껌을 만들어 충치가 생기지 않는다는 표식으로 튼튼이 마크를 부착한 껌을 널리 판매하기도 했다.

가능하면 아이들에게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튼튼이 마크가 부착된 사탕, 껌, 초콜릿을 사주도록 하는 지혜를 가져야겠다. 확실히 단 것(Danger)은 위험(Danger)한 것임에는 틀림없다.

신승철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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