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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체험기] 유방암 극복 중인 최성자 씨 인생고백

2008년 02월 건강다이제스트 까치호

【건강다이제스트 | 백경미 기자】

“남편의 지극 정성이 저를 건강하게 만듭니다!”

구수한 냄새가 코끝을 자극했다. 최성자 씨(54세)를 따라 비닐하우스에 들어갔을 때 아궁이 주위를 둘러싸고 앉아 즐거운 한 때를 보내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구운 콩과 고구마, 감자 등을 호호 불어서 건네는 그들의 친절에 추운 겨울, 마음까지 따뜻이 녹아내렸다.

오늘은 직접 기른 콩으로 메주를 만들 거란다. “저 이렇게 살아요.”라고 말하며 털털하게 웃음 짓는 최성자 씨. 따뜻한 인간미가 넘치는 그녀는 사실 2기 유방암을 발견한지 2년째 되는 암 환자이다. 짧은 머리에 건강한 웃음, 전혀 병과는 거리가 멀 것만 같은 그녀의 암 투병 이야기를 지금부터 들어보자.

최성자 씨는 도시에 살면서 농사를 짓는 ‘도시농부’이다. 경기도 군포에서 땅을 살리고 사람을 살리는 생명 농업을 한다. 농사를 지은 지는 17년, 주말 농장을 시작한지는 15년 째. 본인이 먹을 양식은 겨울에만 빼고 전부 재배해서 먹고 있다. 이렇게 건강한 생활을 해온 그녀에게도 예기치 못한 불행이 찾아왔다. 작년 12월 29일이 유방암을 발견한지 딱 2년 째 되는 날이었다며 그녀는 암을 처음 발견했을 때를 가만히 회상한다.

“연말 모임이 있어서 외출하려고 준비 중이었죠. 샤워를 하려고 상의를 벗었는데 한쪽 가슴의 유두가 말려 올라가 있는 거예요. 이상해서 가슴 주위를 만져보니 유두 위에 콩알 만한 혹 같은 것이 만져지는 게 아니겠어요?”

최성자 씨는 산부인과 의사인 친구에게 바로 전화를 넣었다. 친구는 그녀의 상태를 가만히 듣더니, 빨리 큰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보라고 했다. 친구의 다급한 목소리가 불길했던 그녀. 아니나 다를까, 유방암이었다. “병원에 가서 검사한지 두 시간만에 판명이 나더군요. 모든 것이 빨리빨리 진행되었죠. 1월 12일에 수술을 받기로 결정하고 나니, ‘아! 죽음이 멀리 있는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녀는 그때까지만 해도 알지 못했다. ‘수술만 하면 다 잘 될거야’라는 생각이 얼마나 큰 착각이었는지. 수술 후, 기나긴 고통의 시간이 기다리고 있었다.

힘든 나날이 계속되고…

견딜 수 없이 힘들었던 건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였다. 함께 병행해야 했기 때문에 몸에 무리가 두 배로 갔다.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를 같이 하면 백혈구 수치가 심하게 떨어진다. 백혈구 수치가 많이 떨어지면 치료를 할 수가 없기 때문에 백혈구 수치를 높이는 주사까지 맞아야 했다.

“백혈구 수치 검사를 해서 수치가 낮으면 높이는 주사를 맞고, 또 백혈구 수치 검사를 하고, 이런 식으로 몇 차례 반복하면 정말 진이 빠집니다. 밤에 잠도 안 오고, 다른 사람과 악수만 해도 아프고, 뼈가 쑤시고, 토하고…. 이러다 암세포가 죽는 게 아니라 내가 죽겠다 싶더군요.”

정말 그때를 생각하면 어떻게 견뎠나 싶지만 그래도 그녀는 이를 악물고 참아냈다. 이 치료만 끝나면 건강하게 눈을 뜨고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가졌던 것이다. 항암 치료 8번과 방사선 치료 31번을 전부 마친 그녀는 죽음과 같은 시간을 이겨낸 자신에게 고마워하며 좋은 결과를 기다렸다.

하지만 최종 검사를 마치고 가진 담당 의사와의 면담은 그녀에게 절망감만을 안겨주었다. 희망적인 메시지를 기대했지만 담당의사는 단지 ‘자주 검사를 해서 재발할 것 같으면 치료를 다시 해야 하니, 조심하라.’는 말뿐이었다.

조심하라니, 도대체 어떻게 조심하라는 건지…. 끔찍했다.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은 그 경험을 또 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말을, ‘감기에 또 걸리면 약 먹으면 된다.’는 식으로 가볍게 얘기하는 의사에게 최성자 씨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녀는 병원을 나서면서 ‘이곳에서는 절대 살길을 마련해주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남편과 함께 다른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단식을 시작하고…

재발이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 이것저것 알아보던 최성자 씨는 ‘민족생활관’이라는 곳을 알게 된다. 그녀는 그 곳에서 여러 회원들을 만나 식이요법과 생활요법에 대한 많은 정보를 나누었다.

“어느 날은 회원 중 자연요법을 하시는 분이 제 암 투병 얘기를 듣더니 단식을 해보라고 권하시더라구요. 그런데 단식이라는 말에 왠지 처음부터 거부감이 들었습니다. 그렇잖아요. 몸무게가 상당히 줄어서 잘 먹어도 시원찮을 판인데 굶으라니…. 그렇게는 절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생각을 바꾸게 된다. 그녀와 거의 비슷한 시기에 똑같은 암을 겪은 한 명의 회원을 만나게 된 것이다. 그 회원은 단식을 하고선 건강이 좋아졌다며, 그녀에게 꼭 해보라고 권유했다. 또한 땀과 단식은 항암 독을 빨리 빼준다는 얘기를 들은 그녀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단식을 하기로 결심한다.

“7박 8일 단식 프로그램에 참여했습니다. 눈 딱 감고 한 번 해보기로 했죠.”

이틀 동안은 정말 죽는 줄 알았단다. 잠도 잘 안 오고 힘들어 포기할까도 생각했다고. 하지만 3일째 되는 날부터 몸이 좋아지는 게 느껴지고 배도 고프지 않았다. 4~5일쯤 되니 정말 잘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병원을 나선 이후 처음으로 건강을 되찾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그녀는 단식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서 1년 동안 철저한 식이요법과 운동 그리고 풍욕과 냉온욕으로 하루하루 건강을 되찾기 시작했다. 요즘에는 풍욕과 냉온욕을 하루라도 안 하면 무릎이 무거워지는 등 몸에 금방 표시가 난다고. “한 달에 두 번 정도는 관장을 하는데, 관장을 하고 나면 몸이 가벼워지고 머리가 맑아지는 것을 느낍니다. 두통이나 생리통에는 관장이 매우 효과적입니다.”

식단은 참 간단해졌다. 잡곡밥에 국, 김치, 그리고 야채가 전부다. 단식은 6개월에 한 번 정도 하며, 3일 단식에 6일 보식을 실천하고 있다.

남편과 함께라면~!

다시금 아프기 전의 생활로 돌아와 건강하게 살아가고 있는 최성자 씨에게 남편은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남편의 협조가 없었다면 투병 생활을 절대 이겨낼 수 없었을 거라고 말하는 그녀. 암을 발견한지 2년이 된 지금도 남편은 변함이 없다.

“남편은 회사 갈 때만 제외하고 제가 하는 모든 것을 전부 같이 했습니다. 식이요법도 똑같이 하고, 풍욕과 냉온욕, 족욕까지 함께 했지요. 말이 쉽지 아프지도 않은 사람이 이런 생활을 한다는 자체가 얼마나 고생이겠어요. 아무런 불평 없이 함께 해준 남편에게 정말 고마울 뿐입니다.”

누군가와 병을 함께 이겨내고 있다는 생각만 해도 마음에 안정이 온다.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 그녀는 남편의 사랑 덕분에 힘든 시간들은 눈 녹듯 녹아버린다고 말한다. 항암치료를 받을 때 그녀는 머리카락뿐 아니라 눈썹과 속눈썹까지 모두 떨어져 나갔었다. 속눈썹이 빠지니 눈을 깜박일 때 눈꺼풀이 붙어서 잘 안 떨어지기도 했다고. 그런 웃지 못할 상황에서도 그녀는 ‘남들 안 하는 경험을 하니 얼마나 행운인가.’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했단다.

“때가 되면 싹이 트고 또 때가 되면 작물을 재배하는 것처럼 나 역시 때가 되어서 이렇게 고생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누굴 원망하지는 않습니다. 이때가 지나면 나 역시 행복해질 거라는 믿음이 있으니까요.” 치료 후 암세포를 모두 제거했다고 하더라도 끝나는 것이 아니다. 암은 끝나는 병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녀는 병원에서 치료를 잘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만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꼭 명심하라고 전한다.

그런 그녀의 마지막 당부 한마디!

“저는 지금 이 순간이 너무 행복합니다. 아프다고 즐거운 인생을 만들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즐거운 인생을 살다보면 몸도 저절로 좋아질 것입니다.” 퇴비며 비료를 직접 만들어 농사를 짓는 진정한 도시 농사꾼! 최성자 씨. 그녀는 오늘도 마냥 즐겁고 행복한 웃음을 짓는다.

최성자 씨의 하루 일과

오전 6시 30분 ? 30분간 풍욕 시작

오전 7시 ? 냉온욕 시작

아침 식사 : 산야초와 감잎차

오전 9시, 10시 ? 풍욕

점심·저녁 식사 : 잡곡밥과 된장국 그리고 생채소

(생채소 : 무, 양파, 양상추, 양배추, 비트 등 여러 가지 뿌리채소, 잎채소를 채를 쳐서 약간의 간장 소스에 버무려 오곡가루를 뿌려 먹는다. 처음에는 생채소에 단감, 사과, 배 등을 넣으면 수월하게 먹을 수 있다)

오후 1시 30분 ? 산에 오른다.

오후 4시, 5시, 자기 전 ? 풍욕 (마지막 풍욕 후에는 족욕을 한다.)

밤 10시 ? 취침

*풍욕은 오전에 3번 오후에 3번을 한다. 식사는 무조건 생야채 위주로 하며 고기는 먹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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