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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체험기] 유방암과 친구처럼~ 이소명 씨 체험담

2008년 11월 건강다이제스트 사색호

【건강다이제스트 | 이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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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은 우리 몸에서 나가고 싶어합니다. 암세포가 떠나고 싶은 생활을 하세요”

그것은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생명을 담보로 한 선택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16년이 흐른 지금, 그때의 그 선택으로 전혀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이 있다. 이소명 씨(55세)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유방암과 친구처럼 16년을 살아오고 있는 그녀의 조금 특별한 지난 이야기를 들어본다.

별명이 종합병원

어릴 적부터 그랬다. 늘 골골거렸고, 그런 딸 때문에 부모님도 걱정을 달고 사셨다. 그래서 붙여진 별명도 종합병원이었다. 그런 생활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은 후에도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활동하는 시간보다 누워있는 시간이 더 많았고, 감기는 늘 달고 살았다. 식탁 위에는 장기腸器별로 약 보따리가 그득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하루하루 사는 것이 고역이었다. 이곳저곳 아프지 않은 곳이 없다보니 남편한테도, 아이들에게도 늘 미안한 아내였고 또 엄마였다.

‘그렇게 힘든데 왜 병원에 가볼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이 같은 반문에 이소명 씨는 “무서워서 검사해볼 생각을 차마 못했다.”고 말한다. 혹시 큰 병에 걸린 것으로 진단이 나오면 사형선고로 여기고 삶을 체념할까봐, 희망으로 버텨 지탱해온 생각마저 병들까봐, 절망에 빠지면 육신이 더 쇠약해질까봐 검사를 해볼 수가 없었다는 것.

그렇게 차일피일 미루던 어느 날, 우연히 듣게 된 건강강좌는 그녀의 인생 지침을 돌려놓았다. 전혀 새로운 삶을 살게 된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비로소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제 삶의 이정표를 마련했다고 할까요? 채식으로 건강을 지키라는 메시지였고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주제였는데 이 강의를 들으면서 무엇을 먹어야 하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그 해답을 찾았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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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부터 이소명 씨의 생활은 많이 달라졌다. 몸이 약하다는 이유로 늘 육류를 달고 살던 식생활을 바꾸고 캔 음료 대신 과일을 먹었고, 늘 외식과 인스턴트를 즐겼던 생활에 종지부를 찍었다. “그 대신 채식을 하기 시작했어요. 성경구절을 한 번 믿어보기로 한 거죠. 창세기에 보면 므두셀라라는 사람이 969세까지 살았다는 기록이 나옵니다. 그리고 노아 홍수 이후 육식이 허락된 시기부터 급속히 인간의 수명이 짧아졌고, 식품보관을 위한 화학물질 첨가제로 성인병이 급증되는 현상을 보니 저 또한 인공적인 것을 절제하며 살기로 결심을 했습니다.”

그런데 곧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일주일 단위로 몸이 달라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몸이 가벼워지면서 의욕이 생기기 시작했다. 믿을 수 없는 변화였다. 늘 누워지내던 엄마가 활기차 보이자 남편도, 아이들도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 이번 기회에 꼭 건강을 되찾아보리라 결심도 서더군요. 그래서 정말 더 열심히 실천했어요.” 그렇게 한 달이 지나고 6개월이 지났다. 몸은 하루하루 좋아져 갔고, 더 이상 골골하는 엄마가 아니었다. 이소명 씨는 알고 있었다. 그 모든 것이 채식을 하고 일체의 화학적인 것을 거부한 결과라는 걸.

그렇게 1년 6개월 정도가 지났을 무렵, 그녀처럼 늘 피곤해 하고 약을 달고 살았던 시누이가 난소암 진단을 받았다. 수술을 하고 항암제 주사를 맞으면서 온 집안에는 초비상이 걸렸다. 이 일은 다른 가족들에게도 적잖은 충격이었다. 모두들 병은 초기에 발견해야 된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단체로 병원 검진을 받아보기로 했다. 이소명 씨도 마찬가지였다. 가족들에게 떠밀리다시피 하여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게 되었다. 그렇게도 가기 싫던 병원. 하지만 이소명 씨는 더 이상 예전의 골골하던 그녀가 아니었다. 그래서 애써 자위했다. 겁낼 것 없다고.

“가장 먼저 유방암센터로 가서 검사를 했는데 그것은 예전부터 늘 왼쪽 유방에 묵직한 통증이 있었서였습니다. 그동안 채식을 하면서 건강이 몰라보게 좋아졌기 때문에 그리 큰 걱정은 하지 않았지만 그러나 검사 결과는 결코 낙관적이지 않았습니다.” 유방에 좁쌀 같은 점들이 자잘하게 많이 퍼져 있었던 것이다. 의사는 말했다. “큰 병원에 가서 정밀검사를 꼭 받아보세요.” 의사는 수차례 연락을 해서 체크를 했다. 그러나 염려해준 의사 선생님의 말씀은 고마웠지만 이소명 씨는 그 말을 듣지 않았다고 한다. 그 대신 과감히 다른 선택을 했다. 그것은 누가 봐도 위험한 선택이었다.

조금 위험한 선택을 하다!

“병원 검사 결과 유방에 좁쌀 같은 점들이 자잘하게 퍼져 있었는데 의사는 그것이 암세포 같다며 정밀검사를 꼭 해야 된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저는 병원 치료는 생각조차 하기 싫었어요. 당시 난소암을 앓고 있는 시누이가 항암치료 때문에 너무나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을 직접 목격했기 때문입니다. 머리카락은 다 빠지고, 반 초죽음이 되어서 하루하루를 힘겹게 사는 과정은 옆에서 자주 지켜보지 않은 사람은 아마 잘 모를 겁니다.”

설령 그녀의 몸속에 암세포가 자라고 있다 하더라도 그런 항암치료 고통을 겪고 싶지 않다는 게 이소명 씨의 솔직한 심정이었다고 한다. 그런 그녀가 그 대안으로 선택한 것은 철저한 채식주의자가 되자는 것이었다. ‘1년 6개월 정도의 채식 식생활을 통해 건강이 몰라보게 좋아진 걸 보면 10년, 20년 동안 잘못된 식생활로 내 몸 속에서 서서히 자라온 암세포도 조금씩 없어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때부터 그녀는 자연과 가까운 생활로 돌입했고 채식주의자로 살았다. 육류는 입에 대지 않았다. 현미잡곡밥을 기본 주식으로 제철에 나는 채소와 과일 위주로 철저한 채식식사를 실천했다. 단백질은 콩 종류로 대체했고 땅콩, 밤, 호두 등 견과류 위주로 섭취했다. 당근, 상추, 민들레, 냉이, 쑥 등 각종 채소는 즙을 짜 먹거나 생 채소로 먹었다. 특히 야생초를 즐겨 먹었고 외출 시에는 직접 만든 잡곡떡을 가지고 다닐 만큼 그녀의 채식 사랑은 남달랐다.

“내 몸에 병이 생긴 것은 피 전체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맑은 피로 교체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정말 열심히 실천했어요.” 그렇게 16년이 지난 지금 그녀는 누구보다 건강하다. 유방암은 어찌 됐을까?

“몰라요. 16년이 지난 지금까지 한 번도 유방암 검사를 해보지 않아서 어떤 상태인지도 모릅니다.” 일상생활에 지장이 전혀 없고 활기찬 하루하루를 사느라 잊고 살았다는 게 그녀의 귀띔이다.

이 모든 것이 다 채식을 실천한 때문이라고 확신하고 있는 이소명 씨. 육식은 결코 인류의 먹거리가 아니라는 게 그녀의 신념이다. 장이 긴 인간은 채식을 해야 건강을 지킬 수 있고 장수를 누릴 수도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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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탓에 그녀의 채식 사랑은 남다르다. 채식의 대중화를 위해 아낌없는 열정을 쏟아 붓고 있다. 실제로 그녀는 ‘채식과 건강’ 신문의 주필을 맡아 채식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주역이기도 하다.

오늘도 들깨, 콩, 아마씨 가루 한 스푼씩과 통밀빵 한 조각, 야채 몇 종류와 과일로 아침을 먹고 나왔다는 이소명 씨. 누구에게나 두려움의 대상이 되고 있는 암세포 앞에서 당당히 맞서 온 그녀가 또 한 번 정신 번쩍 들게 할 한마디를 던진다. “설사 이미 암 진단을 받았다고 할지라도 암이라는 게 뭐 그리 대단한 건가요? 암세포가 좋아하는 생활을 한 것이 원인이었다면 암세포가 도망가버리는 베스트 라이프 생활을 하면 되지 않겠어요.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고

▷적당한 일광욕을 하고

▷절제 있는 생활을 하며

▷사랑하는 마음과 믿음생활

▷깨끗한 물 마시기

▷맑은 공기 심호흡

▷천연의 맛 채식식사를 하면 분명 암세포는 우리 몸에서 떠나고 싶어할 것입니다.”

이 말의 긴 여운이 오래도록 귓가를 맴도는 것은 당당한 그 용기가 너무나 부럽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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