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정소현 기자】
【도움말 | 한국색채심리분석연구소 유옥문 전임연구원】
힘들고 지쳐 주저앉아 있을 때 마음을 추스르고 용기를 내서 일어나고 싶다면 주황색 가방으로 포인트를 준 나들이를 준비해 보는 것은 어떨까? 직장상사에게 대꾸도 못하고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싶을 땐 재빨리 파란색이 있는 곳으로 시선을 돌려보라. 마음이 한결 가라앉을 것이다. 인간은 색으로 자신을 표현하기도 하지만 심신의 위로를 받기도 한다. 다양한 색깔로 치장한 화창한 봄, 다양한 색깔을 이용하여 변덕이 죽 끓듯 하는 내 기분도 다스려보자.
당신은 어떤 색입니까?
색깔 없는 사람이 있을까? 우리는 흔히 개인의 독특한 개성을 가리켜 다양한 색깔에 비유하기도 한다. 열정의 화가 고흐, 그는 강렬한 색채를 통해 자신을 표현한 화가로도 유명하다.
고흐뿐 아니라 많은 이들이 개인의 감정과 기분, 상황에 따라 선호하는 색상과 애착을 느끼는 색은 다르다. 이는 다양한 색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그것을 통해 심신의 위로를 받고 싶어 하는 인간의 원초적인 욕구와도 관련이 깊다.
한국색채심리분석연구소 유옥문 연구원은 “색은 빛으로부터 나오고 빛은 생명이라고 할 수 있다.”고 밝히고 “색은 우리를 둘러싼 환경과 먹을거리, 우리가 접촉하는 모든 것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며 이것은 감정과 기분에도 영향을 준다.”고 말한다.
그뿐 아니다. 색은 시각을 통해 대뇌중추피질에 전달되고 이는 다시 자율신경계를 조절하여 자연치유력을 높일 수 있는 힘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가령 ▶빨강은 교감신경을 자극해서 신체의 긴장과 활동에너지를 상승시키는 데 효과적이므로 ▷부부관계나 성적인 것에 무관심한 사람 △빈혈이 있거나 혈액순환이 안 되는 사람 △감기에 잘 걸리거나 쉽게 추위를 느끼는 사람이 이용하면 좋다.
그런 반면 ▶파랑은 신경조직을 안정시키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불면증이 있거나 △열이 나는 경우 △염증이 있는 경우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긴장이 될 때 사용하면 좋다.
유 연구원은 “자신에게 필요한 색상을 사용하는 데 애로사항은 없습니다. 예를 들어 빨강의 에너지가 필요하다면 빨간색 옷이나 소품을 이용하거나 토마토 같은 붉은 계열의 음식을 먹는 것처럼 생활 속에서 빨간색을 가까이 하면 됩니다.”라고 마한다. 자, 그럼 우리 생활 속에서 문득문득 바뀌는 내 기분에 따라 활용할 수 있는 색의 비밀을 캐보자.
실전! 내 기분 다스리는 색깔 활용법
춘곤증으로 움직이기 귀찮고 활력을 얻고 싶다면 ‘빨강’
봄이 와서 좋지만 봄날의 불청객 춘곤증으로 업무 효율성도 떨어지고 만사가 귀찮다면 빨강을 이용해보자. 빨간색은 열정을 되찾아 주어 적극적으로 상황에 대처하도록 한다. 또한 무슨 일이든지 역동적으로 추진하여 더 좋은 결과를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새로운 일을 추진하거나 활력이 필요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힘들고 지칠 때 용기를 얻고 싶다면 ‘주황’
힘들고 지칠 때 마음에 따뜻한 생기와 함께 생동감을 불러일으키고 싶다면 주황색을 이용해보자. 주황색은 노란색의 즐거움과 빨간색의 활력을 포함하고 있어 생동감과 에너지가 넘치는 색이다. 인생의 즐거움과 넘치는 활력을 상징하므로 지칠 때 용기를 북돋아 줄 수 있다.
우울한 기분을 달래고 싶다면 ‘노랑’
노란색은 의기소침한 기분과 우울증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유쾌하고 생동감이 넘치는 외향적인 심리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특히 즐거움을 북돋아 주는 감정과 연관성이 높으므로 새침한 봄날 찾아온 우울증엔 보기만 해도 한결 기분이 가벼워지는 노란색 소품을 이용해보자.
평화로운 기분을 느끼고 싶다면 ‘녹색’
녹색은 자연의 상징, 평화의 상징이자 휴식, 진정, 회복의 상징이기도 하다. 따라서 심신의 안정과 균형을 회복시켜 주어 신체체계에 평안함을 가져다준다. 쉬고 싶을 때, 안정감을 느끼고 싶을 때 산속을 찾거나 초록색을 많이 볼 수 있는 공간을 활용해 보도록 하자.
집중력을 느끼고 싶다면 ‘파랑’
살랑살랑 부는 봄바람에 도통 마음을 진정시키지 못해 중요한 업무나 공부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면 파란색을 이용해보자. 파란색은 마음을 진정시켜주며 차분하게 해주는 장점이 있다. 끈기 있게 목표한 계획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능을 하기 때문에 학업능력에 필요한 암기력과 계산능력, 집중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새로운 일을 창조적으로 계획하고 있다면 ‘보라’
한때 예술가들의 색으로 불릴 만큼 보라색은 창조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보라색은 가장 높은 사고를 하도록 하며 정서적인 감수성이 풍부한 색이다. 직감이나 창조력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창조적인 업무를 하는 분야와 관련 있는 사람들이 활용하면 좋다.
자살충동을 느끼고 있다면 ‘분홍’
겨울보다 봄에 자살충동을 느끼는 경우가 많고 실제로 자살자의 비율도 겨울보다 봄에 더 높다고 한다. 삶의 의미를 잃고 방황하고 있다면 ‘삶의 행복감, 애정 어림, 낙관적인 생각’에 도움이 되는 색인 분홍색에 주목하자. 분홍색은 사랑에 빠졌을 때 나타나는 색이기도 한 만큼 삶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며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을 주어 삶의 동기를 부여한다.
인간은 색을 통해 긍정적인 효과를 얻기도 하지만 좋다고 알려진 모든 색이 자신에게 긍정의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일례로 집중력에 파랑이 도움이 되지만 우울한 상황에 처해 있는 사람이 파란색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우울감이 더 심해질 수 있고, 에너지가 많은 사람에게 빨강은 활력이 지나쳐 부주의하고 흥분상태를 유발할 수 있는 것처럼 색은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유옥문 연구원은 “기분변화를 위해 의식적으로 색을 사용할 경우, 같은 색이라도 상황과 개인의 성향에 따라 다르게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따라서 자신의 감정과 상황을 파악한 후 자신에게 필요한 에너지의 색을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이 색이 가지고 있는 긍정적인 면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알짜배기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