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피옥희 기자】
【도움말 | 고려대안암병원 재활의학과 강윤규 교수】
한파와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살얼음이 언 길가에 발을 헛디뎌 골절되는 노인들이 많다. 팔이 부러지고 엉덩이에 금이 가는 등 그야말로 ‘골절다반사’가 빈번한 시기다. 특히 폐경기 이후 여성이나 골다공증 환자일수록 골절 확률이 높으며 실내 골절사고도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다. 이에 골절 예방 및 골절 응급처치까지 노인골절의 모든 것을 파헤쳐보도록 하자.
실내 사고가 골절 발병의 복병!
평소 아파트 주변을 30분씩 걸었던 신모 씨(71). 급작스레 찾아온 꽃샘추위로 살얼음이 언 길 위에 무방비 상태로 넘어져 엉덩이뼈에 금이 가버렸다.
집안을 가꾸는 것이 유일한 낙인 장모 씨(64). 오늘도 베란다에 있는 대형화분을 현관 근처로 옮기다가 허리가 삐끗하고야 말았다.
화장실에서 머리를 염색하고 있던 이모 씨(68). 전화벨이 울리자 황급히 거실로 달려 나가던 중 타일바닥에 미끄러져 엉덩이뼈가 골절되었다.
이 외에도 교통사고 시, 혹은 앉아 있다가 갑자기 일어날 때, 커튼을 달 때, 심지어는 심한 재채기 시에도 고관절골절을 비롯한 척추골절, 손·발목 골절 등이 찾아올 수 있다.
고려대안암병원 재활의학과 강윤규 교수는 “의외로 골절사고는 실내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폐경기 이후 빈번한 골다공증 때문에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더 골절사고가 많이 발생합니다. 특히 노인 분들은 관절이 안 좋은 상태에서 추운날씨에 외출을 하게 되면 근육이나 관절의 유연성이 떨어지게 됩니다. 뻣뻣하기 때문에 낙상을 하는 경우가 많고 또 겨울에는 운동량이 적어 반사신경이나 균형 감각이 떨어지는 것도 이유가 됩니다.”라고 부연한다.
강윤규 교수의 골절 클리닉 ①
골절사고를 막으려면 ‘골다공증’ 예방이 더더욱 중요합니다. 특히 골다공증의 특성상 증상이 금방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두고 조금씩 쌓여 그것이 나중에 드러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스스로 잘 모르기 때문에 골밀도검사를 통해 자신의 상태를 체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여성의 경우는 폐경기 이후 반드시 골밀도 검사해보시기 바랍니다.
골절 다발 부위는 척추 – 엉덩이 – 손·발목 골절
노인들은 허리를 삐끗하거나 엉덩이뼈에 금이 가 제대로 걷지 못하는 등 골절사고가 자주 일어난다. 특히 노인성 3대 골절로 불리는 척추골절, 고관절(엉덩이)골절, 손·발목 골절은 가장 대표적인 질환이다. 이를 차례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척추 골절
집에서 간단하게 척추골절 여부를 확인하려면 허리까지 이어지는 척추 뼈를 따라 등을 두드려보면 된다. (상대방이) 한 손은 가볍게 주먹을 쥐고 다른 손은 쫙 펴 손등 위를 주먹으로 톡톡 두드리다보면 순간적으로 통증을 느끼는 곳이 바로 골절부위다. 특히 미세골절은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가운데 자세변형으로 생기는 경우도 많아, 간단한 방법으로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올바른 자세를 생활화하고 허리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골다공증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척추골절을 예방하는 첫걸음이다. 수술을 권장하진 않지만 척추 압박률이 30% 이상 60% 미만인 경우에 한해, 2~3주 정도 안정기를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계속적인 통증이 나타날 때 척추성형술(척추 후만성형술이나 풍선성형술 등)을 시술하기도 한다. 쉽게 말해 건축물에 금이 가면 시멘트를 발라 틈을 메우는 것과 같이, 척추골절 시 골보강 골시멘트를 삽입하기도 한다.
강윤규 교수의 골절클리닉②
척추골절 시 ▲통증을 경감시키는 약제를 사용하고 ▲허리보조기 착용 후 걷기연습 (너무 오래 착용하면 근육에 수축이 와 오히려 악화될 수 있으며 회복기에는 운동 삼가는 것이 좋다.)을 하며 ▲어느 정도 완화되었다면 꾸준하고 지속적인 약재투여와 가벼운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고관절(엉덩이)골절
고관절골절은 전문요양원이 아닌 이상 4명 이상의 보호자가 함께 도와야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에, 환자나 보호자 모두에게 힘든 골절이다. 특히 고관절골절 시 정상적인 보행이나 생활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여러 증상이 복합될 수도 있다. 젊은 사람의 경우도 일주일동안 꼼짝 안 하고 누워 있으면 자기가 갖고 있는 힘의 5%가 줄어든다고 한다. 이런 현상은 노인이 될수록 더욱 심해진다. 특히 누워있는 동안 욕창이 생기거나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아 근육과 뼈는 물론, 심장, 폐, 신장 등 모든 부분의 기능이 약해지거나 나빠질 수도 있다.
강윤규 교수의 골절클리닉③
간혹 고관절골절로 통증을 호소하다 약물을 먹으면 일시적으로 좋아진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골절된 부위가 안으로 파고들면서 더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고관절에 작은 통증이 있을 때에는 반드시 엑스레이를 찍어 정확한 골절 여부를 파악해야 합니다. 수술치료는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하지만 골다공증 환자라면 뼈가 푸석푸석해서 인공관절조차 삽입할 수 없으니, 항상 튼튼하고 건강한 뼈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손·발목 골절
넘어지면서 중심을 잡기 위해 손으로 땅을 짚을 경우 손목골절이 자주 발생한다. 심한 경우 관절이 어긋나고 통증이 심해지며, 발목의 경우는 온전히 서있지 못할 만큼 극심한 통증이 생기기도 한다.
강윤규 교수의 골절클리닉④
깁스를 할 때 부목을 대면 약 두 달 정도의 기간이 걸립니다. 팔을 움직이지 못하기 때문에 깁스를 짧게 하더라도 속목이나 어깨가 붓고 그로 인해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발목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유연성을 키우고 골절을 미리 예방할 수 있도록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합니다.
골절 예방은 목 근육 운동 생활화로~
노인성 3대 골절을 잡으려면 예방운동은 필수다. 기본적으로 운동을 하게 되면 근육이 완충작용을 하기 때문에 충격을 흡수할 수 있어 골절예방에 용이하다. 특히 목 근육은 몸의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므로 수시로 운동해주는 것이 좋다. 목 근육 운동은 앉아서 오른쪽으로 충분히 돌려 10초 동안 유지해주고, 천천히 돌려 반대쪽도 같은 시간을 유지하며 이를 5~6회 반복해준다. 특히 목을 돌릴 때 노인들은 더 어지러울 수 있기 때문에 천천히 돌려주어야 한다.
손을 깍지 껴서 목뒤로 넘겨 허리를 뒤로 젖혀주고 이를 10초 동안 유지해주는 스트레칭도 좋다. 이때 등도 약간 젖혀주면 등이 굽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그 다음 깍지 낀 팔을 등 뒤로 넘겨 위로 올려주는 것을 10초 정도 유지한다.
발뒤꿈치가 엉덩이에 닿을 때까지 다리를 구부려 10초 정도 유지하면 무릎 앞쪽 근육이 유연해진다. 다리를 다시 펴 수평으로 유지하고 바닥에서 약간 들어주면 다리 근육이 생기면서 더 튼튼해질 수 있다. 이때 발가락을 앞쪽으로 최대한 당겨 뒤쪽 근육이 당길 때까지 스트레칭 해준다.
평상시 허리운동도 매우 중요하다. 허리를 왼쪽으로 비틀어 10초 정도 유지하고 반대쪽 역시 같은 방법으로 한다. 이를 하루 5~6회 정도 해주면 많은 도움이 된다.
강윤규 교수의 골절클리닉 ⑤
갑작스러운 노인골절 시 응급상황 대처법도 매우 중요합니다. 무리하게 몸을 일으켜 세우면 자칫 날카로운 골절부분이 움직이거나 어긋나서 신경손상이나 혈관손상이 올 수 있습니다. 따라서 먼저 골절부분을 확인한 후 최소한의 움직임을 통해서 부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허리골절이 있을 때에는 함부로 차에 태워 이동해서는 안 되며, 고관절이나 허리골절 시에는 119에 연락해 안전하게 이동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때 환자의 나이와 상황을 정확하게 얘기해주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