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정소현 기자】
【도움말 | 서울수면센터 서울수면클리닉 김광훈 원장】
“하악, 하악~으악!” 외마디 비명과 함께 잠에서 깬 J 씨. 등줄기의 식은땀으로 등골이 오싹하다. 악몽 대신 황홀한 꿈이면 좋으련만, 그는 날마다 찾아오는 악몽 때문에 잠들기가 두렵다고까지 한다. 전혀 꿈을 꾸지 않는 사람이 있는 반면 꿈이 많은 사람, 또는 J 씨처럼 악몽에 시달리는 사람도 많다. 악몽 때문에 매일 찾아오는 밤이 불안한 J 씨, 해결방법은 없을까?
당신이 꾼 꿈, 악몽일까?
꿈은 무의식의 세계를 나타내는 한 방편으로서 의식세계의 욕구불만, 갈등 및 스트레스 등을 해소하려는 뇌의 정화작용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가 꾸는 꿈은 보통 현실세계를 반영하는 것이 많고 경우에 따라서 비현실적인 판타지나 악몽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당신이 어젯밤, 아니 오늘 새벽에 꾼 꿈은 악몽일까? 아니면 가위눌림? 그것도 아니면 그저 단순한 꿈일까?
우리가 잠을 잘 때는 렘수면과 비렘수면이 주기적으로 나타나게 된다. 꿈은 렘수면(꿈수면)상태에서 일어난다. 렘수면은 빠른 안구운동이 나타나는 수면의 한 단계로서 뇌는 활성화 돼 꿈을 꾸고 있지만 몸은 눈동자의 움직임 근육, 호흡에 필요한 횡격막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근육이 이완상태에 들어가게 된다.
따라서 꿈을 꾸고 있기 때문에 몸이 전혀 움직이지 않는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원인에 의해 뇌가 깨어 의식이 먼저 돌아온 상황이 발생하면 아무리 움직이려고 해도 몸이 움직이지 않고 목소리도 나오지 않게 된다.
그리고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 상태에서 누가 목을 조르는 것 같은 기분에 죽음에 대한 공포를 느끼거나 쫓기는 경험을 하기도 하는데 어느 순간, 손가락이나 발가락 등 신체의 어느 한 부분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이내 온몸에 힘이 들어가고 신체가 모두 움직이게 되는 경우를 가위눌림이라고 한다.
서울수면센터 서울수면클리닉 김광훈 원장은 “악몽과 가위눌림은 모두 꿈수면과 관련이 있는 공통점이 있지만 악몽은 꿈의 내용으로 인해 공포와 심한 불안을 느끼는 경우이고 가위눌림은 움직이지 않는 자신의 모습에 공포를 느끼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만약, 두 가지가 겹쳐질 경우 공포는 더 커지게 된다. 김 원장에 따르면 “악몽은 수면의 후반부 렘수면(꿈수면)이 많은 시간에 잘 생기며 피할 수 없는 압박, 공포, 극도의 불안을 유도하는 꿈”이다. 이로 인해 대부분 잠에서 깰 뿐 아니라 꿈의 내용도 기억하게 된다. 보통 악몽은 10세 이전 소아기에서 시작되고 여아에서 더 많이 나타나며 성인기까지 이어질 수 있는데 이는 정상범주에 속한다.
하지만 성인기 악몽은 종종 외부의 스트레스 요인이나 다른 정신질환이 동반된 경우와 연관이 있으며 불안과 심신의 상처와도 관련이 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일반적으로 꿈을 꾸고 나서 기분이 나쁜 경우는 엄밀한 의미에서 볼 때 악몽이 아니다. 스스로 악몽이라고 생각하는 경우이다.
악몽 ‘꿈이라고 방치해선 안 돼’
일부 학자들은 사람이 정신적인 상처를 이겨내는 데 악몽이 도움을 준다고 믿고 있을 정도로 대부분의 악몽은 스트레스에 대한 정상적인 반응이다.
하지만 보통 기분 나쁜 꿈을 꾸고 나면 무엇인가 개운하지 않은 느낌이 엄습할 뿐 아니라 다음 날 아침에 피곤함을 느낀다. 특히 악몽일 경우 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폐해가 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꿈’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넘어가는 경우도 빈번하다.
김광훈 원장은 “모든 악몽이 인간에게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빈번한 악몽으로 인해 개인에게 심각한 고통을 주거나 사회, 직업적인 기능에 장애를 줄 정도라면 치료가 필요할 뿐 아니라 질환으로 인정한다.”고 한다.
만약, 빈번한 악몽을 방치할 경우 비효율적인 잠으로 인해 피로가 누적되고 불안감이 커지면서 졸음으로 고생할 수 있고 이것이 심해지면 무력감을 느끼고 피로한 결과 예민하고 날카로운 행동양상을 나타낼 수 있다. 이로 인해 불면증과 이차적인 우울증까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악몽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개인의 삶의 질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악몽, 치료는 어떻게?
우선 동반된 정신질환이 있거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약물 및 알코올 남용 등과 관련이 있다면 이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또한 수면부족으로 피로가 누적되고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악몽의 발생 빈도가 증가하므로 수면부족을 일으키는 불면증, 코골이, 수면무호흡증, 하지불안증후군 등의 수면장애가 있을 경우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 후 적절하게 조치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외에 악몽이 심할 경우 꿈수면과 관련된 것으로 꿈을 줄이는 약물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고, 정신치료는 악몽에 대한 민감성을 줄이는 데 사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빈번하지 않은 악몽이라면 규칙적인 생활습관, 운동 등으로 잠의 질을 개선함으로써 숙면을 취하는 것이 좋다.
<TIP. 김광훈 원장의 악몽을 예방하는 생활수칙>
♣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지키세요.
♣ 매일 일정한 운동을 하되, 잠들기 1~2시간 전에는 삼가세요.
♣ 취침 전 음식을 많이 드시지 마세요. 자기 전 음식을 많이 먹으면 자는 동안 위에 부담을 주어 잠이 얕아져요. 반대로 배가 너무 고픈 상태 역시 잠을 불편하게 하므로 적당히 먹는 것이 좋아요.
♣ 커피, 녹차 등 카페인이 많은 음식은 불편한 잠을 유도하기 때문에 악몽을 초래할 수 있어요. 또한 술, 담배 등도 숙면을 방해하므로 삼가세요. 대신 우유, 견과류, 바나나, 키위, 가벼운 스낵, 대추차 등은 숙면에 도움을 줘요.
♣ 스트레스와 피로를 푸세요. 잠자기 전 반신욕이나 족욕을 하고 스트레칭과 가벼운 마사지는 심신의 이완을 도와줘요.
♣ 충분한 수면을 취하세요. 잠을 줄이거나 밤을 새는 것과 같이 수면리듬을 깨는 행동은 악몽을 유발하는 요인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