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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일의 건강칼럼] 저혈압은 무섭지 않다고?

2011년 06월 건강다이제스트 청록호

【건강다이제스트 | 서울메디칼랩 김형일 의학박사】

“나 혈압 있어.”

이것은 틀린 말이다. 혈압 없는 사람은 죽는다. 혈압이 있다는 뜻은 살아 있다는 뜻이다. 물론 그 말은 “혈압이 높다.”는 표현으로 알아듣지만 “혈압에 이상이 있다.”는 표시에 더 가깝게 들린다.

그러나 혈압 이상은 혈압이 높아졌을 때뿐만 아니라 혈압이 낮아졌을 때도 똑같이 이상이 있는 것이다. 그러면 혈압이라는 것이 항상 일정해야만 되는가? 그것은 절대 아니다.

혈압은 우선 그 표기부터 120/80, 150/90 또는 90/60 이런 식으로 기록하는데, 이것은 혈압이 그 두 수치 사이를 왔다갔다 하며 늘 변화하고 있다는 표현이다. 먼저 쓰는 높은 숫자를 수축기(systolic)혈압이라고 하고, 다음에 쓰는 낮은 수치를 이완기(diastolic)혈압이라고 한다.

전자는 심장이 최대로 좁아져서, 피를 심장 밖 동맥으로 뿜어내는 압력을 표시하며, 앉아 있을 때의 혈압은 누워 잠자는 순간에는 필요 없이 강한 것이며, 뛰어가는 순간에는 너무 약하고 부족한 것이 된다. 혈압은 인체의 활동이나 자세, 건강이나 질병의 상태에 따라 그 상황에 맞게 수시로 변화된다. 활동이 강하면 혈압은 올라가야 한다. 그러나 활동이 약하면 얼른 내려와서 힘을 낭비하지 않도록 조정되어야 한다. 그래서 운동을 규칙적으로 한 사람은, 처음 운동 순간에는 혈압이 올라가지만, 그것이 반복되면 운동 중에는 혈압이 정상화되고 쉴 때에는 정상인보다 더 저혈압으로 되는 현상을 흔히 볼 수 있다. 우리가 잘 아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황영조 선수는 마라톤 도중에는 혈압이 120/80으로 정상이고, 평상시에는 90/60 정도라고 한다. 이것을 보통 사람들은 저혈압이라고 하는 것인데 그래도 괜찮을까?

건강한 사람이 특별한 증상 없이 평상 시에 혈압이 다소 낮은 것은 별 이상이 아니다. 그러나 평소에 보통 정도의 혈압을 가졌던 사람이 저혈압으로 떨어진다면 그것은 불행한 일이다. 신체 혈행이 늦어져서 여러 장기와 근육과 순환기는 물론 전체 오장육부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 이것은 사실 저혈압 그 자체보다는 혈압이 떨어지게 된 그 원인질환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얼른 그 까닭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내출혈(몸속으로 피가 흘러 외부에서 보이지 않는 경우)이나 수분 결핍, 조혈기능 장애, 내분비질환, 뇌기능 장애, 자율신경 이상 등 응급을 요하거나 절대 치료를 요하는 질병 때문에 나타난 하나의 증상으로서 저혈압이 표현되는 수가 많다.

누구나 혈압은 있다. 다만 그것이 고혈압인가 저혈압인가 정상인가가 문제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그 원인이 무엇인가를 우선적으로 알아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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