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서울메디칼랩 김형일 의학박사】
L여사는 AIDS박사다. 어지간한 의사보다도 AIDS에 대해서 더 잘 알고 매일 공부도 한다. 영어사전을 들고 전문서적까지 줄을 쳐가며 따져보고 의학저널에서 AIDS에 관한 기사를 낱낱이 스크랩하고 있다. 그 정도라면 책이라도 한 권 충분히 낼 만하였다.
L여사를 처음 만났을 때 나는 그 여자가 의사인 줄로 착각했었다. 전문의학용어를 손색없이 써가며 정확한 AIDS검사와 광범위한 종합검진을 의뢰하였다.
검진 결과 그녀는 AIDS에 걸린 적이 없었고, 구강염과 유사 장티푸스, 류마티스가 조금 있을 뿐이었다. 진단 결과를 정성껏 설명하였으나 그 여자는 다른 의사들처럼 또 다시 자기를 속인다면서 장황한 증거(?)와 함께 자신이 AIDS일 수밖에 없음을 설명하고 강요하였다.
L여사는 삼사 년 전에 고향 동창들 모임에서 중학동창이었던 D사장을 거의 삼십 년 만에 재회하게 되었고, 그 후 몇차례 만나곤 하였다. 그런데 D사장이 어느 날 기별도 없이 훌쩍 자취를 감추어 버렸다. 이후에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그는 AIDS에 걸렸었다고 했다.
따라서 L여사는 자신도 AIDS에 걸렸으리라 확신했다. 그런데 의사들은 아무도 그런 시원한 결론을 내려주지 못했다. 의사들이 무능해 보였다. 의사들이 일부러 자기에게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했다.
어떠한 학문적인 이론도 그녀를 설복시키지 못하였고, 그녀는 스스로 수백 종목에 달하는 혈액정밀검진 항목을 일일이 참고서적을 찾아 확인했다. 그러다가 조금만 이상하면 시도 때도 없이 전화를 해대거나 갑자기 찾아와서 한참씩 의사를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의사도 많이 괴로운 일이었지만 그 자신에게는 더욱 피 말리는 괴로운 고난이었다.
원래 백혈구라 하는 것은 병원체를 잡아죽이는 식균작용능력을 갖고 있다. 그 중에서도 T임파구는 특히 바이러스를 잡아먹는 일에 대단한 실력을 갖고 있다. 즉 바이러스 킬러 세포라고도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유별나게도 HTLV(Human T Lympholytic Virus 또는 HIV; Human Immunopathic Virus)는 거꾸로 임파구 속에 들어간 후 그 속에서 다시 수천 개로 재조합되어 숙주세포(T임파구)를 죽인다. 그리고는 나와서 또 다른 T임파구 내로 또 침입하는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결국 체내의 임파구를 고갈시킨다. 그 결과 우리 인체는 병원체나 기생충에 아주 쉽게 감염되거나 육종암(Sarcoma)에 걸려 결국 죽음에 이른다.
AIDS는 잠복기간이 길어서 그 감염 여부를 쉽게 알 수가 없다고 하지만, 미량면역검출법을 이용하면 잠복기간에도 그것을 초기에 찾아낼 수 있다. 모든 질병이 다 그렇겠지만 특히 암이나 AIDS, 성병, 자가면역성질환과 만성피곤증의 원인과 초기진단은 오직 혈액정밀검진으로만 가능한 것이다. (<백전백승 자기진단법>저자. <살만하면 암 걸린다>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