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조아름 기자】
“자연치유법을 따랐던 나는 최고 행운아~”
높은 빌딩과 빽빽한 아파트로 이어지는 풍경이 익숙한 기자에게 눈이 미처 녹지도 않은 허허벌판 논과 밭이 펼쳐진 풍경은 생경했다. 사람도 차도 드문 경기도 화성의 시골길. ‘과연 제대로 찾아온 걸까?’라는 불안감이 엄습할 때쯤 저 멀리서 기자를 알아봐주고 반갑게 맞아준 이는 바로 왕순희(84세) 할머니였다. 적지 않은 나이, 더군다나 암까지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믿기지 않을 만큼 정정한 모습으로 기자를 맞아준 분. 이번 달에는 유방암을 이겨낸 왕순희 할머니의 비결을 들어봤다.
늦은 나이에 갑자기 찾아온 유방암
여든이 넘도록 큰 병을 앓은 적이 없었다는 왕순희 할머니. 약간의 고혈압약과 수면제를 복용하고 있기는 했지만, 그 외에는 특별한 병치레를 한 적은 없었다. 그런데 ‘이제껏 건강하게 살았다.’고 자부하던 왕 할머니가 이상함을 느낀 것은 바로 작년 5월 초. 가슴에서 멍울이 느껴진 그 순간부터다.
“그날도 평소 때처럼 목욕 후 옷을 갈아입으면서 가슴을 한 번 쓸어내렸어요. 목욕을 마치면 마사지 하듯이 쓸어내리는 게 습관이거든요. 그런데 가슴 밑에서 딱딱한 몽우리가 느껴지더군요. 통증은 없었지만 불안했죠.”
다음날 부랴부랴 수원 시내 병원을 찾았고, 유방암 같다며 더 큰 병원을 찾아가보란 소리를 들었다. 그야말로 청천벽력이었다. 그래서 찾은 곳은 아주대학교병원. 검사 결과 유방암 1기 판정을 받았다. 상상도 못한 병이었다.
“남편도 저도 이만저만 걱정이 아니었어요. 처음에는 수술을 받지 않겠다고 했죠. 암 자체도 무섭지만, 나이가 있다 보니 수술 후 회복이 더딜까 봐 그게 더 걱정이었거든요.”
하지만 4남매의 설득으로 결국 수술날짜가 5월 21일로 잡혔다. 수술은 무사히 치러졌고, 결과도 좋았다.
수술 후 항암치료를 거부하다
그리고 일주일 후 병원에서는 항암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권유했다. 대부분의 암이 그러하듯 유방암 역시 전이와 재발이 염려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왕 할머니가 완고했다. 수술보다 더 힘든 것이 항암치료와 방사선 치료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건강한 사람도 환자로 만들 정도로 힘들다고 들었어요. 암세포만 죽이는 것이 아니라, 그 주변의 건강한 세포들까지 죽인다고요.”
전문의는 2주 동안 고민해보라고 권유했지만, 왕 할머니는 이미 마음을 정한 상태였다. 바로 자연치유법으로 말이다. 그 후는 하나님의 뜻이라고 생각했다.
왕 할머니의 이런 마음을 안 할아버지는 인터넷을 직접 검색해보고 수소문해 암 전문 요양원을 찾아냈다. 경기도 가평에 위치한 요양원이었다.
“입소 당시 반드시 암을 고치고 요양원을 나가겠다는 각오를 했어요. 음식도, 생활도, 모든 것이 암 치유에 맞춰져 있었죠. 온전히 몸 회복에만 열중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자연은 몸 치유 돕는 최고의 의사
왕 할머니는 차가버섯요법, 효소요법, 온열요법, 약침요법 등을 매일매일 따랐다. 항암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뿌리치고 택한 방법들이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왕 할머니의 마음에 들었던 것은 바로 요양원의 쾌적한 자연환경이었다.
“틈만 나면 산책을 했어요. 맑은 물과 깨끗한 공기는 암 치유를 위해 꼭 필요한 것들이잖아요. 요양원 바로 앞에 산이 있는데, 주변경관이 너무 아름다워요. 나무가 우거지고 그 입구부터 계곡이 흐르고 있어 자리 잡고 앉아 있으면 시간가는 줄 몰랐죠. 경사도 완만해서 쉬엄쉬엄 걸으며 지나가는 등산객들도 보고, 계곡 근처에서 야채즙도 마시고… 당연히 마음이 편했죠.”
2그렇게 한 달 정도는 할머니 혼자, 이후 세 달은 할아버지가 요양원으로 와 함께 생활했다. 할아버지는 자연스레 짜게 먹는 입맛을 고쳤고, 왕 할머니는 십여 년을 먹어온 고혈압약과 수면제를 끊었다.
그리고 왕 할머니는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됐다.
“요양원에서 많은 암환자들을 봤어요. 30~40대의 젊은 사람들도 많았는데, 먹을 기력도 없을 만큼 몸이 만신창이가 되어서 들어온 사람도 많아요. 그런 경우 제대로 치료를 하려고 해도 체력이 따라주질 않아요. 좋은 약도 제대로 감당해내지 못하고요. 그에 비하면 전 행운아였어요. 유방암을 초기에 발견해 제대로 내 몸 치료에 집중할 수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지금도 항상 하나님께 감사하죠.”
잡곡밥과 유기농 식단, 그리고 맑은 물^공기와 운동으로 왕 할머니는 유방암의 흔적을 완전히 지웠다. 지난해 11월 7일 종합검진에서 왕 할머니의 상태는 모든 것이 정상. 유방암 진단을 받기 전보다 더 건강해져 있었다.
지금도 마시는 보약은 밀순생즙
그렇게 작년 여름과 가을을 요양원에서 보내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지만 건강을 위해 지금도 변함없이 챙기는 것이 있다. 바로 하루 두 번 밀순생즙이다.
할아버지가 직접 강원도 대관령 농장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밀순을 받아 매일 즙을 낸다. 그리고 기자가 찾아간 날도 왕 할머니는 어김없이 밀순생즙을 마셨는데, 그 향이 부엌을 가득 채울 정도로 진했다.
이외에도 왕 할머니는 건강을 위해 야채스프와 개똥쑥환(개똥쑥은 항암효과가 높다고 알려진 국화과 식물)을 챙겨 먹고, 매일 집 근처를 산책하고 부지런히 움직인다. 요즘같이 날이 추울 때는 산책 대신 집안에서 사이클링을 한다. 이러한 것들이 84세의 나이에도 암수술 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왕 할머니는 기자에게 이런 말을 했다.
“병이 나을 거라는 확신을 가지고, 긍정적으로 즐겁게 사는 것이 정답인 것 같아요. 지금의 삶 역시 하나님이 주신 삶이고, 유방암을 극복한 것도 하나님의 은혜라고 생각하면 욕심 부릴 게 뭐 있겠어요. 작은 것에도 만족하고 감사하는 마음이 저절로 생기죠. 다 생각하기 나름 아니겠어요?”
인터뷰 전 기자는 ‘연세가 많으신데, 괜찮을까?’라는 우려를 했다. 하지만 직접 뵙고 나니 기우였음을 깨달았다.
조금 수줍은 기색이 있었지만 말씀도 조곤조곤 잘 하셨고, 무엇보다 굉장히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마음의 소유자였던 왕 할머니. 앞으로도 지금처럼 오래오래 건강하시길 빌어본다.
TIP. 유방암 이후 왕순희 할머니의건강 챙기는 법
1. 하루 한 번 즐거운 기억을 떠올린다.
2. 하루 두 번 규칙적으로 밀순생즙을 마신다.
3. 하루 세 번 규칙적으로 야채스프와 개똥쑥환을 먹는다.
4. 하루에도 여러 번 산책하고 수시로 움직인다.
5. 항상 만족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