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서울메디칼랩 김형일 의학박사】
‘뇌염’이라는 말은 흔히 쓰는데, ‘뇌암’이라는 용어는 매우 듣기 어렵다. 왜 그럴까? 뇌에는 암이 없는 것일까?
보통 일반 장기에 암이 생기면 간암, 위암, 췌장암, 자궁암… 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뇌에서는 뇌암(Brain cancer)이라는 말을 잘 쓰지 않고 왜 ‘뇌종양(Brain tumor)’이라고 말할까?
뇌는 인체에서 가장 중요한 기관이며, 모든 오장육부와 사지 및 이목구비를 지배하고 조절하는 신체의 주인이다. 두개골은 오직 정상적인 뇌를 위한 유일한 공간이며, 어디로 좀 더 넓어지거나 커 나갈 수 있는 여유가 없다.
그러므로 그 안에 뭔가 생기게 되면, 그것이 악성(암Malignancy/Cancer)이든 양성(종양Benign/Tumor)이든 무조건 정상 뇌 조직이 눌리고 밀려서 본래 기능에 이상이 생긴다. 현미경학적으로 그것이 양성인가 악성인가는 크게 중요한 사건이 아니며, 실은 악성종양(Cancer)일지라도 그냥 뇌종양(Tumor)이라는 말이 쓰여지고 있다.
뇌종양은 뇌실질과 뇌를 둘러싸는 뇌막에 생기는 종양이다. 뿐만 아니라 폐암, 유방암, 혈액암, 흑색종 등이 전이되는 경우에도 역시 뇌종양으로 분류한다. 이것은 본래 소아에서 훨씬 흔한 암이며, 성인에서는 별로 흔한 편이 아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머리가 계속 아프면 뇌종양이 아닌가, 중풍(腦卒中, C.V.A.)이 아닌가 하고 걱정한다.
뇌종양은 그것이 발생한 위치와 크기에 따라 그 증상이 각기 다르지만, 두통이 단독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는 드물다. 보통 구토증과 안구부종 등 두개골 내 압력 상승 증상이 함께 나타나게 된다. 사람에 따라서는 경련이나 간질발작, 운동마비가 먼저 나타날 수도 있다. 냄새나 입맛을 모르게 되거나 청력이나 평형감각에 이상이 오기도 한다. 때로는 정신이상이나 기억력 감퇴가 더 먼저 나타나기도 한다.
또한 운동장애나, 근육무력증, 반사기능 저하, 균형감각 상실, 언어장애나 시야장애 가 동반되기도 한다. 결국 뇌종양 증상은 한마디로 요약할 수가 없다.
이렇게 뇌종양의 증상이 다양한 이유는 뇌가 곧 인체 오장육부와 몸통, 사지, 피부기관, 이목구비 모두를 통솔하는 본부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뇌의 해당부서에 이상이 생기면 그 말단기관에서도 사단이 생기기 마련이다.
사람이 살면서 머리 안 아플 수는 없다. 그러나 그것을 지레 짐작하여 암이나 중풍이 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은 고통의 강도를 더 올리고, 뇌압을 더 상승시켜서 뇌종양과 유사한 증상을 조장할 수 있다. 두통이 계속된다면 두통약이나 걱정으로 그 원인까지 제거할 수는 없다. 두통의 가장 흔한 원인은 산소부족이다. 우선 심호흡부터 열심히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