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정소현 기자】
【도움말 | 사찰음식연구회 홍승 스님】
사찰음식은 단순히 먹기 위함이 아니다. 자신의 몸과 마음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하나의 과정이다. 더운 여름 짜증내기 쉽고 흥분하기 쉬운 마음을 사찰음식을 통해 고요하고 평화롭게 다스려 보는 것은 어떨까?
사찰음식이란…
사찰음식은 말 그대로 사찰에서 스님들이 만들어 먹는 불가의 음식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인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파, 마늘, 부추, 달래, 양파(흥거라고 하는 인도의 향료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를 대체할만한 것이 양파다) 등의 향이 강한 식품을 넣지 않는 특징이 있다.
이 다섯 가지 식품을 오신채라고 하는데, 사찰음식을 통해 포교를 수행으로 삼고 있는 사찰음식연구회 홍승 스님은 “오신채의 특징은 향이 너무 강하고 매운 성분이 있어 위에 부담을 줄뿐 아니라 칼로리가 높아 소화가 잘 되지 않고 마음의 평정심을 흐트러지게 하여 수행하는 스님들에게는 맞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불가음식의 기본은 채식. 오신채의 독특하고 강한 향은 채소 본연의 향을 가리기 때문에 채식위주의 식단에는 맞지 않는다.
입으로 먹는 음식 아닌 마음으로 먹는 음식
사찰음식은 안, 이, 비, 설, 신, 의 등 6가지로 규정할 수 있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코로 냄새 맡고 혀로 느낀다. 그러나 입뿐만 아니라 몸, 즉 피부로 먹고 종국엔 음식이 생각에까지 영향을 준다는 게 사찰음식에 담긴 뜻이다. 육체와 마음, 즉 생각까지 건강하게 하는 진정한 건강식이다. 몸과 마음이 병든 현대인에게 산사의 음식은 치료약이요, 마음을 수행할 수 있는 수행법의 일종이다.
몸에 좋은 사찰음식, 함께 배워요!
여름철 기운 없을 때 연잎밥
호두, 잣 등 견과류의 고소하면서 담백하고 진한 맛이 혀에 착 달라붙는 순간 입안에서 은은하게 퍼지는 연잎의 향기를 느낄 수 있다. 견과류의 단백질과 쌀의 탄수화물, 연잎의 섬유질에 이르기까지 단순한 음식처럼 보여도 골고루 영양이 듬뿍 담긴 건강식이다.
【재료】
연잎 4장, 찹쌀, 흑미 약간, 연자(연씨), 호두 50g, 잣 30g, 은행 50g
【만드는 법】
·찹쌀과 흑미는 깨끗이 씻어서 1~2시간 불려둔다.
·연잎을 깨끗이 씻어서 물기를 뺀다.
·연씨는 단단한 껍질을 벗기고 반으로 쪼개 배아를 떼어낸 다음 물에 불려둔다.
·잣과 호두는 정갈하게 손질하고, 은행은 껍질을 벗긴다.
·준비해 놓은 재료를 고루 섞어서 찜통에 애벌 찐다.
·김이 오르면 중간에 한 번 섞어서 골고루 익게 한다.
·찰밥이 쪄지면 연잎을 펼친 다음 찐 찰밥을 얹어서 남은 여분으로 감싸 다시 한 번 찜통에 15~20분 정도 찐다.
속까지 얼얼~ 깨즙 냉콩국수
콩 대신 참깨를 갈아서 만든 깨즙 냉콩국수는 산사에서 먹는 별미로 여름에 떨어진 기력을 보충하고 청량하게 먹을 수 있는 일석이조의 음식. 아기의 속살처럼 맑고 고운 우윳빛의 고소한 국물, 쫄깃한 표고버섯과 아삭한 질감의 애호박이 입안에서 어우러져 뿜어내는 향을 느껴보자.
【재료】
밀가루 3컵, 생콩가루 1컵, 참깨 1컵, 애호박 1/2개, 표고버섯 5개, 소금 2큰술, 식용유 2작은술, 녹말가루
【만드는 법】
·밀가루와 콩가루를 섞어서 심심한 소금물로 반죽을 해서 젖은 행주에 싸서 둔다.
·볶은 깨를 믹서에 넣고 곱게 갈아서 고운 채에 걸러 깻국물을 만들어 소금으로 간을 맞춰 시원하게 보관한다.
·표고버섯은 채로 썰어 소금간을 해 살짝 볶아 식혀두고 애호박도 채 썰어 살짝 절였다 꼭 짜서 볶아 차게 식혀둔다.
·밀가루와 콩가루를 섞은 반죽을 밀대로 얇게 밀면서 녹말가루를 솔솔 뿌려 채 썰어 엉겨 붙지 않게 털어둔다.
·냄비에 물을 넉넉히 두고 국수를 넣고 푹 삶아 찬물로 헹궈서 그릇에 담고 만들어 놓은 국물을 붓고 표고버섯과 애호박을 고명으로 얹는다.
불쾌지수 싹~ 솔잎차
마음을 진정하는 효과가 있어 불쾌지수를 낮추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탁월하며 갈증해소에 그만인 송차. 솔잎차는 정신을 맑게 하고 마음을 정화시키는 역할을 하며 성인병에 좋은 성분이 많다.
【재료】
솔잎, 생강, 배, 꿀 또는 설탕
【만드는 법】
·솔잎을 곱게 뽑아서 잘 다듬은 다음 깨끗이 씻어 소쿠리에 건져 물기를 뺀다.
·생강은 껍질을 벗기고 씻은 다음 가늘게 채 썰어 놓는다.
·배는 껍질을 벗기고 반으로 잘라서 속을 그대로 둔 채 얇게 썰어 놓는다.
·독은 깨끗이 씻은 다음 짚에 불을 붙여 독 속을 잘 그을려 소독한 후 젖은 행주로 닦아내고 물기 없이 말린다. 이때 간장, 된장, 고추장 담근 독은 안 되는데 이는 솔잎차가 발효할 때 맵고 짠맛이 우러나기 때문.
·팔팔 끓인 물에 설탕이나 꿀을 기호에 맞게 적당량 넣고 완전히 차게 식힌다.
·살균해서 말린 독 속에 솔잎 한 겹, 생강과 배 한 켜씩을 차곡차곡 쌓는다.
·그 위에 솔잎 가지나 대나무 가지를 얹고 내용물이 뜨지 않도록 무거운 돌을 올려놓는다.
·물은 독 속에 있는 내용물의 두 배 정도 붓는다.
·비닐로 항아리를 잘 덮고 고무줄로 묶은 뒤 뚜껑을 덮는다. 햇빛이 들지 않는 서늘한 곳에 보름 정도 두면 발효가 되어 맛있는 솔잎차가 된다.
·발효가 다 되면 냉장고에 넣고 차게 해서 마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