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피옥희 기자】
【도움말 | 가톨릭의대 강남성모병원 안과 주천기 교수】
작렬하는 태양. 뜨거운 백사장. 시원한 바닷가. 상상만 해도 짜릿한 휴가시즌이 돌아왔다. 하지만 우리의 ‘눈’은 안심할 수 없다. 자외선에 노출된 각막이 속수무책으로 위협받고 있기 때문. 자외선이 우리 눈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그 예방법은 무엇인지, 지금부터 꼼꼼히 알아보도록 하자.
자외선 장시간 노출 시 백내장, 시력저하
“태양을 피하고 싶어서~♬ 태양이 싫어~ 태양이 싫어~♪”
모 가수의 노래 ‘태양을 피하는 법’이 절로 흥얼거려지는 여름. 뜨거운 태양만큼이나 ‘피해야 할 이유’가 많은 계절이 돌아왔다. 자외선은 피부의 적, 자외선은 노화의 주범 등등 자외선이 피부에 해롭다는 것쯤은 익히 들어 잘 아는 바.
그렇다면 눈에는?
결론부터 말하자면 눈 역시 자외선에 치명적이다. 햇빛에 쉽게 타는 피부처럼 즉각적으로 나타나지는 않지만 전혀 무시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가톨릭의대 강남성모병원 안과 주천기 교수는 “자외선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결막이나 각막이 손상될 수 있습니다. 또 백내장 등 여러 가지 안염이 나타날 수 있죠. 시력저하는 물론, 심한 경우 영구적으로 실명할 수도 있습니다.”라며 자외선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주천기 교수에 의하면 빛의 파장은 총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사람이 볼 수 있는 가시광선(380~750nm)과 자외선(380nm 이하), 적외선(750nm 이상)이 그것. 이 중에서 눈에 유해한 자외선은 UV-A, UV-B로 나뉜다.
UV-A광선(320~380nm)은 ‘눈 화상’이라 부르는 설맹이나 사물이 찌그러져 보이는 황반부변성증, 심한 통증과 시력저하를 유발하는 각막이영양증 등을 유발시킨다. 특히 노인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황반부변성증은, 최근 중년층에서도 빈번하게 발생하므로 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UV-B광선(280~320nm)은 설맹 외에도 각막손상과 시력저하의 원인이 된다.
이처럼 자외선은 우리의 눈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한다. 피부처럼 자외선 차단제를 바를 수도 없으니 더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자외선으로부터 눈을 보호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자외선 양 가장 많은 시간, 외출 자제
하루 중 자외선 양이 가장 많은 때는 오전 10시에서 오후 2시 사이. 더군다나 요즘처럼 휴가철에 자주 찾는 해변에서는 직사광선을 피할 길이 없다. 골프 등 야외운동을 즐기는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 가급적 이 시간대에는 외출이나 운동을 자제하되, 채양이 넓은 모자나 양산을 활용해 햇빛을 가려주도록 하자.
주천기 교수는 “20~40대 때 자외선을 많이 쐰 사람일수록 백내장에 걸릴 확률이 높습니다. 자외선 노출이 많은 사람이라면 40대의 나이에도 백내장이 올 수 있죠. 일시적으로는 눈이 충혈되고 아픈 광각막염이 나타납니다. 따라서 여름철 구름이 많이 낀 날이라도 자외선의 영향력은 계속되니 주의하셔야 합니다.”라고 덧붙인다.
일단 야외에서는 자외선 투과방지 처리가 된 선글라스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특히 백내장 환자나 당뇨로 인한 망막 합병증이 있는 환자의 경우, 자외선 처리된 보호안경은 필수.
간혹 패션성에만 급급해 선글라스를 고르는 경향이 있는데 이 역시 주의해야 한다. 너무 짙은 색의 선글라스를 쓰게 되면 오히려 동공이 커져 유해광선이 많이 들어온다. 또 시야에 방해가 될 수 있으니 렌즈 색 농도는 75~80% 정도를 선택하도록. 아울러 자외선 차단율이 높은 UV코팅렌즈를 고르도록 한다.
눈 건강에 좋은 케일 등 풍부하게 섭취
태양을 완벽하게 피하고 살 수는 없다. 마찬가지로 자외선 역시 100% 피할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눈 건강에 좋은 식생활습관만이 그 예방법인 셈.
먼저 눈에 좋지 않은 음식들을 살펴보면 미네랄이나 비타민이 들어 있지 않은 것이 대부분이다. 정제된 밀가루와 설탕, 커피나 홍차, 콜라, 아이스크림, 케이크 등등. 물론 술, 담배는 당연히 금물이다.
반대로 눈에 좋은 음식은 비타민, 미네랄, 칼륨, 칼슘 등의 영양소가 많이 들어있는 식품들. 그 중에서도 당근, 고구마, 해바라기, 토마토, 해산물, 효모, 시금치 등에는 각막을 튼튼하게 해주는 비타민 A가 많이 들어 있다. 딸기, 감귤, 피망 등에는 눈의 피로를 덜어주는 비타민 C가 풍부하다.
이 외에도 시간이 날 때마다 눈 마사지를 해보자. 간혹 외출했다 돌아오면 순간 눈이 뻐근하고 피로하며 시야가 뿌옇게 흐려 보일 때가 있다. 이때 관자놀이를 지그시 눌러준 뒤 눈 마사지를 해주면 도움이 된다.
먼저 편안한 자세로 앉아 호흡을 가다듬는다. 양손 바닥을 20번 이상 비벼 열을 낸 다음, 양쪽 미간에서부터 눈썹 위, 눈 꼬리 옆, 눈 아래 순으로 누르듯 마사지 해주면 눈 건강에 도움이 된다.
올 여름 최대의 ‘적’인 자외선. 피부만큼 눈 건강에도 신경 써서 보다 건강한 휴가철을 보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