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백경미 기자】
【도움말 | 한양대학병원 소화기내과 최호순 교수】
췌장하면 우리 몸 어디에 있는지,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는 사람이 많다. 또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췌장암이 다른 암에 비해 생존율이 매우 희박하다고 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비밀스러운 장기 췌장에 대한 모든 것을 한 꺼풀씩 벗겨내 보자.
췌장, 어디에서 무엇을?
췌장은 위장의 뒤에 있는 길이 20cm 정도의 길쭉한 장기로서, 우측은 십이지장에 둘러싸여 있으며 왼쪽 끝은 비장과 접하고 있다. 불룩한 모양을 하고 있는 우측을 머리 부분이라고 하고 가늘고 긴 왼쪽 부분을 꼬리 부분이라고 한다. 머리 부분과 꼬리 부분 사이에 있는 3분의 1정도 되는 크기의 부분은 몸통 부분이다.
한양대학병원 소화기내과 최호순 교수는 “췌장의 주된 역할은 소화액을 만드는 것(외분비)과 여러 호르몬을 만드는 것(내분비)입니다. 췌장에서 만들어지는 호르몬은 혈당을 낮추는 인슐린이나 역으로 혈당을 높이는 글루카곤 등으로, 이들은 혈액 속으로 분비됩니다.”라고 설명한다.
췌장과 관련이 높은 질환은 크게 2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우선 외분비 기능인 소화액의 분비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에는 흡수장애로 지방변을 보든지 혹은, 식후 복부 불편함 등을 호소하게 된다. 또한 급성 췌장염이 심하게 온 이후나 만성 췌장염 환자에서 인슐린을 분비하는 베타세포가 파괴된 경우에는 인슐린 분비가 감소되어 당뇨병 증세를 보이게 된다.
췌장염을 조심하라!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흔히 걸리는 췌장질환은 췌장염이다.
급성 췌장염의 가장 큰 원인은 술과 담석이다. 그 외에도 약, 외상, 수술, 고지혈증 등에 의해서 염증이 생길 수 있으며 드물기는 하지만 볼거리와 같은 감염이 원인이 되기도 하고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급성 췌장염에서 가장 흔한 증상은 복통이다. 윗배가 심하게 아프고 등이나 다른 곳이 함께 아프기도 하는데 음식을 먹으면 증상이 더 심해지는 양상을 보인다. 그 외에 열, 구토, 식은 땀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최호순 교수는 “췌장에서 소화효소나 다른 독소가 핏속에 들어가 온몸으로 퍼지면 신장, 폐, 심장 등에 영향을 미쳐 심한 합병증이 생기기도 합니다. 급성 췌장염에 걸리면 대개는 입원하여 며칠간 음식을 먹지 않고 정맥주사로 영양을 공급하고 통증을 조절하며 합병증이 생기는지 관찰합니다.”라고 말한다.
합병증이 생기면 때로는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는데 합병증이 생기지 않으면 급성 췌장염은 완전히 낫는다. 재발하여 만성 췌장염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과음과 과식을 피하도록 한다.
만성 췌장염이 생기는 원인은 급성 췌장염의 원인과 비슷한데 특히 여러 해 동안 술을 많이 마신 사람에게 잘 생긴다. 만성 췌장염에 걸리면 처음에는 급성 췌장염처럼 심한 통증이 나타난다. 그 후로는 오랫동안 지속되거나 재발하는 통증을 겪는다.
최호순 교수는 “만성 췌장염은 급성 췌장염과는 달리 췌장의 기능이 나빠지기 때문에 혈당을 조절하는 호르몬을 만들어내지 못하여 당뇨병이 생기거나 소화효소를 만들어내지 못하여 소화기능이 나빠져 지방변, 영양결핍, 체중감소 등이 생길 수 있다.”고 말한다.
만성 췌장염의 치료에 가장 중요한 것은 췌장이 더 이상 나빠지는 것을 막기 위하여 술을 끊는 것이다. 그 외에 통증, 영양결핍, 소화 장애, 당뇨병 등을 조절하는 치료를 한다.
췌장을 건강하게
췌장은 몸의 정 가운데 복강 뒤에 위치해 있으며 위, 십이지장, 소장, 대장, 간, 담낭, 비장 등에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암이 발생해도 발견하기가 매우 어렵다. 더구나 췌장암의 원인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알려진 것도 없다. 또한 조기에는 특징적인 증상도 나타나지 않는다. 이와 같은 이유 때문에 위암이나 대장암처럼 조기에 발견되는 일이 거의 없어 췌장암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는 이미 진행된 경우가 많다.
건강한 췌장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과음을 피해야 하고,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작은 담석의 유무 등을 본인 스스로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최호순 교수는 “지방으로 인한 췌장의 염증도 췌장염의 원인으로 자주 나타나므로, 평소 과체중이라면 체중을 적절하게 조절하는 것도 중요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히고 “항생제 등 일부 약제도 췌장염의 한 원인이므로 약물 사용 시 반드시 전문의와의 상담 후 사용하도록 권장한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