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정소현 기자】
【도움말 | 한국한의학연구원 방옥선 박사】
‘중풍’하면 흔히 노인성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점차 젊은 층의 발생빈도가 높아지면서 예방이 치료만큼 중요해지고 있다. 최근 10년 이내 자신이 중풍에 걸릴지 여부를 알아볼 수 있는 프로그램까지 개발돼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 중풍의 위험 없이 건강하게 오래 사는 법을 알아보자.
중풍 걸릴 확률 얼마나 될까?
“에휴~ 오래 살면 뭐해, 빨리 죽어야지….” 노인들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다. 건강하게 오래 산다면 몰라도 혹시 큰 병이라도 걸려 자식들에게 피해를 주게 되면 어쩌나 하는 노파심에서 하는 말일 것이다.
우리나라 노인들에게 가장 위험한 질환 중의 하나로 암에 이어 사망률 2위인 중풍은 뇌로 가는 혈관이 막히거나 파열돼 뇌에 공급되는 산소와 영양분 부족으로 뇌세포가 손상 혹은 사멸되어 기능을 상실하게 됨으로써 신체장애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무엇보다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는 질환이어서 경각심이 높다. 반신불수, 언어장해, 인식장해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때문에 미리 예방하는 것이 최선책이다.
최근 간단한 방법으로 자신의 중풍 발병 위험도를 미리 알 수 있는 예측모형과 프로그램이 개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한의학연구원(KIOM)과 연세대학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공동 개발한 이 프로그램은 31세에서 84세까지의 한국인 130만 명을 대상으로 과거 10년간 추적조사를 통해 중풍에 걸릴 수 있는 위험도를 예측했으며 자신의 위험도를 %로 알 수 있도록 했다.
이용자가 나이, 성별, 혈압, 혈당 등 8가지 간단한 임상정보를 프로그램에 입력하면 10년 이내에 중풍에 걸릴 위험도가 어느 정도인지 예상 가능하고, 연령대별 평균에 비해 자신의 위험도가 얼마나 높은 지도 판단할 수 있으며 정확성은 80?90%에 이른다고 한다.
일례로 65세의 남성이 혈압 140㎜Hg에 당뇨병 증상을 가지고 있고 흡연과 음주를 하는 경우라면 향후 10년 이내에 중풍에 걸릴 위험도는 23.0%로 동일 연령대 평균인 12.01%보다 약 1.9배 높다.
이 남성이 당뇨병을 치료하게 되면 위험률은 13.5%로 감소하고, 동시에 금연을 하면 위험도는 10.8%로 연령대 평균치보다 낮아지게 되는 것을 프로그램을 통해 알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떠한 요인이 가장 위험한지 판단해 찾아올 중풍을 충분히 예방하거나 차단할 수 있어 자신의 건강관리를 스스로 할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을 개발한 기관들은 협의를 거쳐 국민들이 쉽게 자가진단을 할 수 있도록 가급적 빠른 시일 안으로 홈페이지에 올릴 계획이라고 한다.
중풍의 적 ‘고혈압·당뇨·흡연’
중풍 발병 예측모형에서 사용한 기본 데이터는 연령, 성별, 혈압, 당뇨, 콜레스테롤, 흡연, 음주, BMI(체질량지수) 등 8가지.
8가지 기본 요소 중 중풍을 일으키는 주된 원인은 뭘까?
한국한의학연구원 방옥선 박사에 의하면 “중풍 예측 프로그램을 통해 밝혀진 중풍 발병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고혈압, 당뇨(혈당), 흡연, 콜레스테롤 순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중에서 혈압 관리는 중풍을 다스리는 데 있어 첫째 조건이 된다. 중풍은 혈관 내벽의 압력이 높아지거나 혈관 내벽의 손상 자체가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수축기 혈압이 100㎜Hg에 비해 190㎜Hg 이상일 때는 중풍발생 빈도가 10배나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뇨 또한 중풍 발생과 밀접한 연관성을 맺고 있는 주범이다.
당뇨는 면역기능뿐 아니라 지방이나 단백질 대사에도 불균형을 초래한다. 또 몸안의 콜레스테롤을 지나치게 높여 고지혈증, 동맥경화를 비롯한 여러 지방 대사 이상을 초래하고 이는 고혈압, 관상동맥질환, 심장질환들과 연관이 된다. 때문에 연구에 의하면 당뇨환자가 중풍을 일으킬 위험률은 남자가 2.5배, 여자가 3.7배 높고 중풍환자의 약 15%가 당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흡연은 뇌혈관을 수축, 혈소판의 응집을 촉진시켜 혈관벽을 약하게 만들뿐 아니라 혈압상승을 유발해 흡연자의 중풍 발생 빈도는 비흡연자에 비해 3배나 높다.
이밖에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가 높으면 동맥경화를 악화시키고 심혈관 질환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비만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다. 비만하게 되면 혈압이 높아지기 쉽고 당뇨병과 고지혈증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중풍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요즘 30~40대 젊은 층의 중풍 발병이 증가하고 있는 것과 관련, 방 박사는 “식습관에 따른 비만, 운동부족, 과도한 흡연 및 과음, 스트레스의 증가가 젊은 층의 중풍 발병률을 높이는 주요 원인”이라고 밝히고 “이것들은 얼마든지 식생활 습관의 개선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고 덧붙인다.
특히 노인뿐 아니라 3~40대의 젊은 층도 평상시에 늘 혈압을 습관적으로 체크하고 금연과 함께 뇌혈류량을 증강시켜 보다 많은 산소를 뇌세포에 공급할 수 있도록 유산소 운동을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꾸준히 하는 것이 최소한의 방법으로 중풍을 예방할 수 있는 길이라고 당부한다.
그렇다면 생활 속에서 중풍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생활 속 중풍 피해 가기 요령
◆금연하고 음주를 절제한다.
하루에 소주 4잔 이하로 한다. 반주 한잔의 경우는 혈압강하 효과가 있어 뇌혈관계에 좋지만 그 이상은 혈압상승을 유발하기 때문에 폭음 및 과음은 피해야 한다.
◆유산소 운동은 주 3회 이상 한다.
◆짠 음식은 피하고 저지방식으로 동물성 지방보다 식물성지방 위주로 섭취한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조급한 마음은 금물.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한다.
◆혈압과 당뇨, 고지혈증 환자의 경우 매달 정기적인 점검을 받는다.
◆비만할 경우 지속적인 체중 감량이 필요하다. 특히 고혈압과 당뇨가 있는 경우 체중감량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다면 이 정도의 노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요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