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지영아 기자】
【도움말 | 상계백병원 소화기내과 신원창 교수】
과음하면 간만 괴로운 것이 아니다. 작지만 중요한 장기인 췌장이 망가질 우려가 크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간의 건강은 걱정하면서 췌장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 방치하면 췌장암으로 진행돼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췌장염. 꾸준히 늘고있는 췌장염에 대해 알아본다.
췌장은 많은 소화효소를 분비하여 음식을 소화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내분비 기능을 가져 인슐린을 분비하는 데, 췌장의 질병으로 인슐린이 부족하면 당뇨병을 야기하게 된다.
췌장염은 이러한 췌장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특히 알코올에 의해 염증이 발생하기 쉽다. 방치하면 괴사성 췌장염과 췌장암으로 진행돼 심하면 목숨까지 잃을 수 있다.
따라서 거의 매일 술을 마시거나 복통과 설사가 잦은 사람이라면 한 번쯤 췌장염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과음 후 복통 심하면 췌장염 각별 조심!
상계백병원 소화기내과 신원창 교수는 “췌장은 위장 뒤에 숨어있는 작은 장기입니다. 췌장의 기능은 췌장액이라는 소화효소를 분비하고, 인슐린호르몬을 분비해 혈당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죠. 따라서 췌장기능이 떨어지면 소화불량에 의한 복통과 설사가 생기고, 혈당 조절이 안돼 당뇨병 위험이 높아집니다.”라고 말한다.
췌장의 염증성 질환인 췌장염은 크게 급성 췌장염과 만성 췌장염으로 분류한다. 급성췌장염의 원인은 약 80% 이상이 음주나 담석증에 의해 생긴다. 그 외에 고지혈증이나 약물, 외상, 유전적 이상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만성췌장염은 급성 췌장염의 원인과 비슷하나 특히 성인에서는 만성적인 알코올 섭취가 가장 흔하다. 이는 만성 췌장염의 원인 중 50~70%를 차지한다.
췌장염은 대체로 큰 합병증이 없으면 입원 1~2주 내로 퇴원할 수 있다. 그러나 회복되더라도 계속 술을 마신다면 알코올로 인한 괴사성 췌장염을 일으키게 되고 때로는 사망할 수도 있다.
이러한 췌장염의 가장 중요한 증상은 복통이다. 신원창 교수에 의하면 “주로 좌측 상복부에 지속적인 통증이 있고 몸을 앞으로 구부리면 통증이 경감되기도 한다.”고 밝히고 “췌장염이 심한 경우에는 복부 팽만, 장폐색, 고열, 혼수, 쇼크 등을 유발하기도 한다.”고 말한다.
특히 만성적인 알코올 섭취자가 음주나 과식 후 좌상복부에 수시간 내지는 수일간 지속되는 통증이 지속적으로 생기고, 체중의 감소, 흡수장애에 의한 묽은 변, 당뇨병이 있으면 만성 췌장염을 의심해보아야 한다.
신 교수는 “술(알코올)을 많이 마시면 술을 대사시키기 위해 췌장에서 과도하게 많은 췌장액이 분비됩니다. 이것이 십이지장으로 충분히 배출되지 못하고 췌장으로 역류되면 췌장세포의 손상을 일으킬 뿐 아니라, 술의 대사산물 자체가 췌장을 손상시켜 급성 및 만성 췌장염을 일으킵니다.”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과도한 음주는 반드시 삼가야 한다는 게 신 교수의 당부이다.
만성췌장염 5%는 췌장암으로 진행
급성 췌장염은 평소 건강한 췌장에 폭음, 폭식 후 소화효소나 담즙이 췌장 내로 역류해 췌장조직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급성의 경우 치유되면 대부분 췌장이 정상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만성 췌장염은 만성적인 염증으로 점차 췌장이 돌처럼 딱딱해지면서 장기간에 걸쳐 췌장 기능이 점차 소실되는 질환이다.
90%는 술이 원인인 만성 췌장염은 만성 염증으로 췌장 기능이 저하돼 소화액, 소화효소가 부족해진다.
때문에 지방이 소화되지 않은 채 대변으로 나오는 지방성 설사를 하거나, 식욕부진, 체중감소가 현저해진다. 특히 섭취한 술의 총량보다는 매일 평균적으로 얼마나 마시는가가 췌장염 발생에 큰 영향을 미친다.
신 교수는 “급성 췌장염은 금식하고 췌장을 안정시키면 합병증이 없는 경우 대개 3~7일이면 호전됩니다. 하지만 만성 췌장염은 계속 또는 반복되는 췌장의 염증으로 영구적, 비가역적으로 췌장세포의 소실과 섬유화로 인하여 소화효소를 분비하는 외분비선과 인슐린 등을 분비하는 내분비선의 파괴가 일어납니다.”라고 말한다.
따라서 만성 췌장염은 복통, 소화불량 및 설사, 체중감소, 당뇨병 등을 동반하게 된다. 특히 만성 췌장염은 음주나 과식 후에 재발, 반복되는 경향이 있고 완치가 되지 않고 평생 지속되는 질병이므로 미리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더군다나 만성 췌장염의 경우는 췌장의 섬유화가 진행되면서 췌장 내부로 지나가는 담도를 막아서 황달이 생기거나 췌장의 내분비 기능까지도 손상을 받아 당뇨병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만성 췌장염 환자의 5% 정도는 췌장암으로 악화되기도 한다.
반드시 금주하고 고지방식 안돼!
췌장염을 진단하는 데는 방사선검사 등 영상 진단이 효과적이다. 복부 전산화 단순촬영, 복부초음파검사, 내시경 초음파 및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 조영술(ERCP) 등의 진단방법이 주로 이용되고 있다.
이러한 검사들은 만성 췌장염의 진단뿐만 아니라 췌장암과의 감별을 위해서도 중요하고 만성 췌장염 환자의 경과 관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만약 이런 검사를 통해 췌장염이라는 진단이 내려지면 그 치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신 교수는 “급성 췌장염은 금식하고 통증을 감소시키기 위한 진통제의 사용, 적당한 영양 공급을 위한 수액요법 등으로 3~7일이면 85~90% 정도는 저절로 치료가 된다.”고 말한다.
만약 그 원인이 음주에 의한 경우일 때는 금주를 교육하고, 담석증에 의한 경우는 담석증 치료를 하면 재발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만성 췌장염은 조금 다르다. 약물치료로 개선이 안될 경우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신 교수에 의하면 “만성 췌장염이 반복 재발될 때는 급성 췌장염과 같은 증상을 보이므로 통증을 동반한 급성 췌장염 양상을 보일 때는 진통제를 포함한 급성 췌장염에 준한 치료를 하게 된다.”고 말한다.
일례로 외분비선의 파괴에 따른 소화불량 및 흡수장애를 보이는 만성 췌장염은 저지방식과 췌장 소화효소제를 투여하고, 내분비선의 장애로 인해 생기는 당뇨병은 식이요법 및 인슐린 투여로 조절이 가능하다.
“췌장염일 때 가장 중요한 원인은 술이므로 금주 교육이 가장 중요합니다. 더불어 췌장분비 기능을 증가시키는 과식, 특히 고지방식을 피해야 합니다. 또한 많은 양의 술을 먹은 사람 중 5~10%에서만 급성 췌장염이 발생하는 것은 흡연, 비만 등과 같은 추가적인 요인에 의한 것이므로 질병 발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금연하고 알맞은 체중을 유지해야 합니다.”라고 신 교수는 당부한다.
《췌장염 예방을 위해 이것만은 지키자!》
● 금주한다.
● 금연한다.
● 고지방식은 피한다.
● 알맞은 체중을 유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