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지영아 기자】
【도움말 | 아주대학교병원 비뇨기과 김영수 교수】
1시간에 한 번 꼴로 소변을 보거나 밤에 자주 깨고 참지 못해 소변을 지렸던 경우가 있는가? 그렇다면 한 번쯤 과민성 방광염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흔히 요실금이나 전립선 비대증과 혼동해 치료시기를 놓치기 쉬운 과민성 방광염. 부끄러움 때문에 치료를 미루다가는 일상생활에서 심각한 장애를 일으킬 만큼 증세가 악화되는 과민성 방광염에 대해 알아본다.
과민성 방광은 소변이 마려우면 참지 못하는 요절박을 주 증상으로 하루 8회 이상의 빈뇨, 수면 중 2회 이상 소변 때문에 잠을 깨는 야간 빈뇨증상을 함께 보인다. 이와 동반하여 소변이 새는 요실금이 나타날 수 있다. 흔히 여성에게 잘 발병하는 급성 방광염과 그 증상이 매우 비슷하지만, 급성방광염이 세균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반면 과민성 방광염은 그러한 세균감염 없이 배뇨근의 기능적 이상에 의해 발병한다.
삶의 질 떨어뜨리는 과민성 방광염
아주대학교병원 비뇨기과 김영수 교수는 “과민성 방광은 방광의 근육이 평소에도 과도하게 반응함으로써 배뇨근의 수축이 비정상적으로 자주 일어나 생깁니다. 일반적으로 건강한 사람들은 방광에 400∼500㎖ 정도의 소변이 찰 때까지 크게 불편함 없이 생활할 수 있지만 과민성 방광염 환자들은 방광에 적은 양의 소변이 차더라도 배뇨욕구를 느끼게 되고 배뇨욕구를 통제하지 못합니다.”라고 설명한다.
과민성 방광은 18세 이상 성인인구의 16.5%에서 나타나는 흔한 질병이다. 또한 과민성 방광은 나이가 들수록 그 수가 증가한다. 나이든 여성들뿐만 아니라 아이를 낳지 않은 젊은 여성들에게서도 흔히 나타난다.
요실금과 많이 혼동되는 탓에 여성에게만 생기는 질환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지만 과민성 방광은 성별에 상관없이 나타난다. 한 조사에 따르면 여성은 6명 중 1명에서, 남성은 7명 중 1명에서 나타난다. 특히 남성의 경우 60대 이상에서는 여성보다 빈도가 증가하는데 이는 전립선 비대증의 영향으로 해석된다. 전립선 비대증 환자의 40∼50%가 과민성 방광을 동반하며 남자들의 경우 전립성 비대증과 혼동하기 쉽다.
하지만 전립선 비대증은 비대해진 전립선으로 인해 요도가 막히면서 배뇨장애를 겪는 반면 과민성 방광은 방광 기능 자체에 문제가 있다.
“특히 여성은 잦은 방광염이나 폐경 후 성호르몬의 변화 등에 의해 배뇨근의 기능적 이상이 남자에 비해 높습니다. 반면 고령의 남자에서는 전립선 비대증에 의한 이차적 변화로 과민성 방광염이 증가합니다. 이러한 높은 유병률에도 불구하고 치료효과가 낮다는 편견과 병에 대한 창피함 때문에 과민성 방광염 환자들이 실제로 의사의 도움을 받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라고 밝히고 “과민성 방광염 환자의 경우 같은 연령대의 사람보다 삶의 질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므로 악화되기 전에 조기에 치료해야 합니다.”라고 김 교수는 조언한다.
배뇨장애 질환(표만들어 주세요)
과민성 방광염 요절박과 하루 8회 이상의 빈뇨증상을 보이고 배뇨근의 기능적 이 상에 의해 발병
방광염 방광에 나타나는 염증으로 배뇨통이 있거나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옴
요실금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오줌이 새는 배뇨이상으로 사회적 활동에 문제를 일으키는 질환
전립선 비대증 비대해진 전립선으로 인해 요도가 막히면서 배뇨장애를 겪음
꾸준히 배뇨일지 기록해야
과민성 방광염의 증상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배뇨근의 수축으로 방광 내압이 증가하여 나타나는 것으로, 크게 특발성 배뇨근과활동성과 신경인성 배뇨근과활동성으로 나눌 수 있다.
특발성 배뇨근과활동성의 원인질환으로는 방광의 염증성 질환, 약물, 요로감염 등이 있다. 신경인성 배뇨근과활동성으로는 뇌종양, 뇌졸중, 척추손상 같은 신경계의 이상을 초래하는 질환들이 대표적이다.
김 교수는 “과민성 방광의 원인이 되는 방광근육의 비정상적 수축에 대한 정확한 원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방광기능에 이상이 생기거나 일부 환자의 경우 뇌에서 방광으로 가는 신경 전달에 문제가 있는 경우, 또는 수술 혹은 출산 과정에서 발생한 일부 신경 손상이 원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과민성 방광염의 진단은 간단한 검사와 함께 자가증상 점수표로 스스로가 자신의 증상을 점수화함으로써 알아보는 방법이 있다. 자가증상 점수표는 과민성 방광염 증상들을 8가지로 세분화하여, 각각의 증상들이 환자의 일상생활에 얼마나 지장을 주는지 0∼5점씩 점수화하여 그 합이 8점 이상일 때 전문의의 상담을 받을 것을 권하고 있다.
☞혹시 나도 과민성 방광염? 스스로 알아보는 자가 체크법
얼마나 지장을 받았습니까? 0 1 2 3 4 5
1. 낮에 자주 소변을 보는 것
2. 소변을 늘 보고 싶은 불편한 충동
3. 아무 예고 없이 갑작스럽게 소변을
보고싶은 충동
4. 본의 아니게 약간의 소변을 지리는 것
5. 밤에 소변을 보는 것
6. 밤에 소변을 보기 위해 자다가 깨어나는 것
7. 억제할 수 없이 소변을 보고싶은 충동
8. 소변보고 싶은 강한 욕구가 생기면서
소변을 지리는 것
☞해설
-숫자가 높을수록 지장을 많이 받는 것이다.
-질문에 대한 응답을 다 더해서 8점이 넘으면 전문의의 상담을 받는다.
(남성일 경우는 더한 점수에 다시 2를 더한다.)
김영수 교수는 “환자의 증상을 평가하는 또다른 방법으로 배뇨일지가 있습니다. 배뇨일지는 배뇨양상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실제적인 방법으로 하루 중 배뇨시간 및 양, 요실금의 발생여부, 수분 섭취량 등을 3일 정도 기록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의사에게 뿐 아니라 환자 스스로도 자신의 상태를 각성하여 조절하게 함으로써 증상 호전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골반기능 운동하고 짠 음식 피해야
과민성 방광염의 치료는 행동ㆍ약물ㆍ신경자극 치료 등으로 나누어지며, 궁극적 목표는 방광의 수축력을 감소시키고 배뇨감각을 둔화시켜 소변을 쉽게 저장하도록 해주는 것이다.
과민성 방광염의 행동치료에는 정해진 시간에 배뇨하기, 방광훈련 등이 있다. 이중 방광훈련은 배뇨일지를 통해 수분섭취와 요량을 모니터하면서 골반기능 운동을 통해 배뇨간격을 점차 늘려 방광 용량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다. 또 바이오 피드백과 전기자극을 이용하는 물리치료도 시행한다.
이러한 행동치료는 단독 치료시 효과가 크지 않고 효과를 보기까지의 치료기간이 길기 때문에 약물치료와 병행해 사용하는 게 효과적이다.
약물치료는 자가 조절기능이 손상돼 나타나는 방광근육의 과도한 활동을 조절해주는 약물을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3∼6개월 정도 복용시 배뇨횟수와 요실금 횟수를 줄이고 배뇨시 배뇨량을 증가시키는 효과를 충분히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일부 약물은 부작용으로 심한 구강건조 현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김 교수는 “과민성방광 환자들이 최적의 치료효과를 보려면 무엇보다 생활습관 개선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올바른 배뇨습관을 기르기 위해 배뇨일지를 꾸준히 기록해 시간표에 따라 배뇨를 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고 알코올 음료, 커피 등 카페인이 함유된 제품, 매운 음식, 탄산음료 섭취를 피해야 합니다.” 라고 말한다.
특히 “과민성 방광염은 골반근육에 대한 불필요한 압력으로 인해 발생될 수 있으므로 식이요법과 규칙적인 운동을 통한 체중 조절도 필요하다.”고 덧붙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