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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관절염 뼈주사 남용은 ‘금물’

2005년 10월 건강다이제스트 열매호 58p

【건강다이제스트 | 지영아 기자】

【도움말 | 한양대학교병원 류마티스내과 전재범 교수】

관절염은 심한 통증과 함께 완치도 힘든 지긋지긋한 병이다. 그런 관절염에 즉효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관절주사. 일명 뼈주사라고도 하는데, 이는 맞으면 관절의 통증이 사라진다고 하여 각광을 받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부작용에 있다. 남용할 경우 문제가 심각해진다. 과연 관절주사의 성분은 무엇이며 어떻게 이용하는 것이 좋은지, 올바른 활용법을 알아본다.

무릎에 맞는 주사를 흔히들 뼈주사라고 말하지만, 뼈에는 주사바늘이 들어갈 수 없다. 사실은 뼈와 뼈 사이의 관절에 들어가므로 관절주사라고 하는 것이 맞는 표현이다.
이러한 관절주사 중 가장 많이 쓰이는 스테로이드계 호르몬 주사는 너무 자주 맞으면 관절이 상할 수 있으므로 이를 사용할 때는 반드시 전문의의 지시에 따라야 한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관절염

우리나라는 서구 다른 나라들보다 관절염 환자가 많은 편이다. 온돌이라는 특유의 생활방식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55세 이상 노인의 80%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관절염 환자다.

퇴행성관절염은 연골이 닳아 없어져 뼈끼리 맞닿게 돼 극심한 통증을 가져오는 질환이다. 관절 가운데서도 체중부하를 가장 많이 받는 무릎이 쉽게 손상된다. 나이가 많을수록, 관절을 많이 사용할수록, 비만일수록, 여성일수록 발병 가능성이 높다. 여성은 쪼그려 앉은 자세로 집안일을 많이 하기 때문이다.

한양대학교병원 류마티스내과 전재범 교수는 “관절염 초기에는 무릎이 뻣뻣하고 약간의 통증이 있으며 열이 나고, 오랫동안 걸어다니거나 특히 계단을 내려올 때 무릎이 시큰거리기도 한다.”고 밝히고 “이때 만약 적절한 대처 없이 연골이 계속 마모되면 조금만 걸어도 통증이 느껴지고 밤이 되면 가만히 있어도 무릎이 욱신거려 고통스럽게 된다.”고 말한다.

그렇게 해서 결국 연골이 다 닳아버리게 되면 뼈끼리 부딪치는 소리가 나고 관절이 붓고 변형돼 다리가 휘어지는 지경에까지 이르므로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인다.

적정한 체중 유지는 최고의 예방책

관절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적정한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체중이 증가하면 관절들이 받는 압박은 심해질 수밖에 없다. 또 평소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는 자세를 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별생각 없이 책상다리로 앉거나 쪼그려 앉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관절을 구부리는 각도가 커서 관절이 쉽게 닳는다.

그러나 일단 관절염이 발병하고 나면 초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약물치료, 운동요법, 체중조절과 물리치료 등을 받는 것이 좋다.

전재범 교수는 “특히 관절의 통증이 심할 때는 관절 주사요법도 효과를 얻을 수 있는데, 약물, 주사 치료법들은 통증을 완화시키는 것이 목적이지 관절손상 자체를 멈추게 할 수는 없다.”고 밝히고 “따라서 관절이 심하게 훼손돼 다른 치료에 반응이 없고 보행이 힘든 상태라면 인공관절수술을 받아야 하므로 치료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관절주사, 기간을 두고 맞아야

관절에 주사하는 경우 가장 많이 사용되는 주사는 스테로이드 관절주사로 퇴행성 관절염과 류마티스 관절염을 비롯한 각종 관절염 환자에게 시행할 수 있는 국소치료법 중의 하나이다.

퇴행성관절염은 대개 초기 치료로 아세타미노펜(타이레놀)을 사용하고 여기에 반응이 좋지 않을 경우 소염진통제를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무릎의 퇴행성관절염인 경우 이런 약물에 반응이 없거나 관절종창이 있는 경우 무릎에 주사침을 찔러 넣어 관절액을 빼내고 이 주사를 주사할 수 있다. 그러면 대개 심했던 통증이 개선되고 관절종창도 가라앉게 된다.

전재범 교수는 “일부 연구에서 스테로이드 관절 주사가 관절을 손상시킨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지만 최근 연구에 의하면 퇴행성관절염 환자에게 3개월에 한 번씩 주사하여 총 8번, 2년간 관찰하였을 경우 대조군에 비해 별로 관절손상이 증가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너무 자주 주사하지 않으면 별로 문제될 게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한다.

류마티스 관절염의 경우에는 무릎뿐만 아니라 관절종창이 심하거나 통증이 심한 관절 대부분에 주사할 수 있다. 류마티스 관절염에서도 역시, 같은 관절에는 가능하면 3∼4개월의 간격을 두고 주사하도록 권유하고 있다.

부작용 문제는 어떻게?

스테로이드 관절주사를 이용하는 환자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이 바로 부작용이다. 부작용 중 제일 문제가 되는 것이 주사하는 과정에서 균이 들어가서 생기는 감염성 관절염인데 이 부작용은 그리 흔하지 않다.

그러나 항상 주사할 때는 우선 감염성 관절염을 판단하는 주의를 요하고, 감염성 관절염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함부로 이 주사를 시행하면 안 된다.

그외 주사 후에 오히려 관절이 더 심하게 붓거나 주사부위가 하얗게 탈색되는 경우도 볼 수 있다. 이럴 경우는 즉시 주사 치료를 중단해야 한다.

전재범 교수는 “스테로이드 관절주사는 관절염을 치료하는 데 반드시 있어야 할 치료제이기는 하지만, 전문인에 의하지 않은 불필요한 주사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만큼 통증과 부종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방법도 없습니다. 따라서 신중하게 검토하고 전문의와 상의한 후에 주사해야 합니다.”라고 당부한다.

☞관절주사 시 주의점

3∼4개월에 한 번 정도의 간격을 둔다.

감염성 관절염 환자는 반드시 피한다.

주사 후 관절부위가 심하게 붓는 경우는 중단한다.

주사 부위가 하얗게 탈색되는 경우는 중단한다.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 후에 시행한다.

민간요법 의존은 피해야

관절염만큼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병도 없다. 관절염은 완치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의사들의 처방도 일시적인 진통 효과뿐이라 환자들의 마음은 더욱 조급해진다. 그 틈을 타서 근거도 없는 각종 민간요법들이 환자들을 유혹한다. 지금은 다소 줄었지만 몇 년 전만 해도 관절염 환자는 관절에 좋을 것 같은 동물을 먹으면 관절염이 낫는다는 믿음 때문에 고양이나 지네 등을 고아 먹는 사람도 많았다.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은 스테로이드 성분이 들어간 정체불명의 특효약입니다. 스테로이드 성분은 관절염 증상을 없애주고 지독한 관절의 통증이 거짓말처럼 나아집니다. 그러나 이 성분을 부적절하게 섭취하면 백내장, 골다공증, 고혈압, 당뇨, 비만, 피부 얇아짐 등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이 초래되므로 조심해야 합니다.”라고 전 교수는 당부한다.

약효가 뛰어난 데도 의사들이 매우 조심스럽게 스테로이드를 처방하는 이유도 이같은 부작용 때문이다. 환자들 중 상당수는 관절염 약은 독해 속을 버리고, 한 번 먹으면 인이 박혀 평생 먹어야 하며, 따라서 가급적 오래 버티다 늦게 약 복용을 시작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

이건 모두 잘못된 상식들이다. 물론 과거 관절염 약은 부작용 때문에 소화장애도 있었지만, 지금은 부작용 없고 효과적인 약들이 많이 개발돼 있다.

전 교수는 “글루코사민이나 콘드로이틴 등 관절 영양제를 복용하는 것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됩니다. 천연 아미노당인 글루코사민은 연골, 손톱, 피부, 머리카락의 구성 성분입니다. 글루코사민은 비타민 C나 망간과 함께 복용하면 더 흡수가 잘 되므로 이 성분이 첨가된 것을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말한다.

물론 글루코사민이나 콘드로이틴도 출혈이나 인슐린작용 억제 등 다양한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복용 시에는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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