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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봅시다] 갱년기 호르몬요법 과연 필요악인가?

2005년 10월 건강다이제스트 열매호 138p

【건강다이제스트 | 피옥희 기자】

【도움말 | AG클리닉 권용욱 원장(의학박사)】

갱년기 호르몬대체요법에 대한 찬반양론이 뜨겁게 대두된 이후, 과연 호르몬대체요법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남겼을까? 보다 젊고 활력 넘치는 삶을 살고 싶은 만인의 공통희망에 앞서 갱년기 호르몬대체요법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판단이 선행되어야 하는 게 오히려 시급한 문제이다. 과연 갱년기 호르몬대체요법은 이로운 것인가, 아니면 해로운 것인가! 지금부터 그 논쟁의 근원을 파헤쳐보도록 하자.

문제의 쟁점 바로 알기

갱년기 증상을 완화시키고 보다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게 한다는 갱년기 호르몬대체요법(HRT)은 단순히 ‘젊음의 묘약’ 정도로 치부해버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우선 찬반양론에 대한 문제의 쟁점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미국국립보건원이 지원한 WHI(Women’s Health Initiative)는 여성의학의 발전을 위해 복합호르몬인 프렘프로(Prempro)에 대한 장기간의 연구를 시작하였고, 1993년부터 1998년까지 미국 전역의 40개 센터에 약 27,000명을 모집하여 2005년까지 이 연구를 종료하기로 계획했다.

실제로 16,608명의 대상자가 연구에 참여해 프렘프로 투약군과 플라세보를 복용한 위약군 두 그룹으로 나뉘어 연구가 진행되던 도중, 해로운 결과로 인해 2002년 7월 10일 임상연구를 전격 중지했다.

그 이유는 프렘프로를 복용한 투약군이 위약군에 비해 심근경색증 빈도 29% 증가, 뇌졸중의 빈도 41% 증가, 정맥혈전증 111% 증가, 유방암은 26% 증가를 보였고, 대장암은 17% 감소, 고관절골절은 34% 감소를 보여 전체 사망률은 두 그룹간에 차이가 없었지만 위험인자의 경계를 넘어서는 것이었기 때문에 결국 이 임상연구를 중단하게 되었다.

좀더 쉽게 풀어보자면 일년에 발생되는 유방암의 빈도는 1만 명 당 위약군 30명, 투약군 38명이 발생되어 복합호르몬제를 투약한 그룹이 1만 명 당 8명 정도 더 나타났다는 것을 26%로의 수치로 나타낸 것인데, 이 결과가 국내 매스컴을 타면서 여성호르몬이 유방암을 일으키기 때문에 절대 투여하면 안 된다는 식으로 과장 보도돼 그 논쟁이 더더욱 뜨거워지게 되었다.

이러한 논쟁에 대해 의학박사 AG클리닉 권용욱 박사는“여성호르몬이 유방암의 발생을 약간 증가시킬 수 있지만 국내에서 너무 자극적으로 보도되면서 지나치게 과장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사실 유방암은 워낙 드문 질환인 데다 26% 증가시킨다고 해서 위험천만한 것은 아닙니다. 지나치게 부정적인 시각 때문에 꼭 치료를 요하는 환자들조차 받지 않는다는 것은 오히려 더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는 문제입니다.”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갱년기 질환과 호르몬대체요법은 어떤 관계선상에 있는 것일까?

위험성과 안전성 사이!

갱년기 증상은 모든 사람에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많은 사람들이 겪게 된다. 물론 정도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아주 심한 사람은 모든 증상을 다 앓고 지나가기도 하고 또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사람도 있다. 심하면 5년에서 10년까지 계속 앓는 사람도 있고 1년 만에 쉽게 증상이 사라지는 사람도 있다.

이처럼 갱년기 증상이라는 것은 개개인에 따라 상당히 큰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치료 역시 각각의 개별적인 성향에 따라 호르몬 투여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이때 생기는 걱정 하나! 갱년기 호르몬대체요법이 혹 위험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이다.

일단 이 문제에 대해서는 앞서 언급한 대로 여성호르몬이 유방암을 유발시킬 수 있는 약간의 위험요소를 갖고 있기 때문에 가족력을 살펴보아야 한다.

이를테면 어머니와 자매들 중 유방암을 앓은 적이 있는 사람이나 임신과 수유를 한 적이 없는 수녀 등 여성호르몬에 더 많이 노출된 적이 있는 사람들을 유방암 위험요소군에 포함시켜 제외시키도록 한다.

이런 위험요소 인자를 갖고 있지 않은 일반적인 갱년기 여성들에게는 호르몬대체요법이 상당히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오는 치료요법이라 할 수 있다.

호르몬요법의 무시못할 효과들

호르몬대체요법은 우선 얼굴이 달아오르는 안면홍조와 식은땀, 통증 등 폐경기 증상을 완화시켜 주는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또 골밀도가 급격히 감소하여 각종 골절증상이 흔하게 일어나는 폐경기 여성의 골밀도 유지 목적으로 투여하기도 한다.

특히 여성호르몬의 감소로 인한 우울증, 성욕저하, 질 분비물 감소, 질 위축증 등 삶의 질이 떨어지는 것을 완화시켜주는 효능이 뛰어난 편이다.

권용욱 박사는 “WHI의 연구결과처럼 여성호르몬이 골밀도는 증가시켜 주는 대신, 유방암의 위험요소를 어느 정도는 갖고 있기 때문에 유방암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제외한 일반적인 갱년기 여성들인 경우 5년 정도는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밝히고 “갱년기 호르몬대체요법을 통해 10년 정도 생체나이를 되돌려 보다 활력 넘치는 50대를 보낼 수 있다.”고 말한다.

일반적으로 갱년기 호르몬요법은 약 2년에서 5년까지 안전하게 투여받을 수 있다. 다만 호르몬은 대단히 강력한 약이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의의 처방에 의해 적정량을 투여받아 호르몬 수치를 정상수치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마약처럼 중독성이나 의존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나치게 과할 경우에는 피가 잘 굳는 혈전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유전자 검사를 통해 어떤 사람이 여성호르몬 치료에 부적합한지 그 여부를 어느 정도 알 수 있기 때문에 이 역시 그리 큰 위험성을 갖고 있지는 않다.

따라서 갱년기 호르몬대체요법에 관해 절대적으로 위험하다거나 혹은 안전하다고 순도 100%의 답변을 하기란 상당히 모호한 경계선상에 있다는 점을 짚고 넘어가도록 하자.

갱년기 노화, 회춘이로소이다!

가는 세월 붙잡지 못하고 지나간 세월 되돌릴 수 없듯, 우리네 인생사 역시 자연의 이치대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 다만 갱년기의 대표 증상인 노화의 경우 호르몬대체요법을 통해 매우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

50~60대의 남성이 느끼는 갱년기 증상은 근력이 떨어지고 쉽게 피로감을 느끼며 기억력과 집중력 감퇴 및 성기능 저하를 불러온다.

여성은 폐경으로 인해 여성성을 상실했다는 상실감과 더 이상 임신을 하지 못한다는 우울증, 그리고 질 분비물이 떨어진다거나 성생활의 통증유발로 성생활을 기피하는 등 여성생식기에서도 상당히 많은 변화가 있다.

특히 갱년기 증상의 대표적인 ‘노화’의 경우, 육체적 증상 외에 정신적인 증상을 상당히 많이 일으킨다.

노화 자체가 자신감을 상실하게 만드는 것은 물론 짜증을 자주 낸다거나 각종 우울증 증세에 시달리고, 고립감을 경험하는 등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런 변화는 ‘좋은 호르몬’은 감소하고 ‘나쁜 호르몬’은 증가하는 ‘호르몬의 불균형’ 때문이다. 따라서 그 해결책은 간단하다. 좋은 호르몬은 보충하고 나쁜 호르몬은 낮추어 호르몬의 균형을 젊은 사람 수준으로 회복시켜 주면 된다. 이렇게 만드는 것이 바로 호르몬요법으로 알려져 있다.

보충해 주어야 할 좋은 호르몬으로는 여성호르몬 외에도 성장호르몬, 남성호르몬, DHEA, 멜라토닌 등이 있으며, 인슐린과 코티졸은 노화를 촉진하는 나쁜 호르몬이므로 너무 높지 않게 유지하여야 한다.

이러한 호르몬 균형요법의 효과는 생각보다 크다는 게 전문의들의 공통된 견해이다.

치료 시작 1~2달 후부터 젊은 사람들처럼 활력이 생기고, 근육은 증가하며 지방은 감소하는 등 신체적 변화는 물론 우울증과 불면증이 없어지고 정신적 활력과 자신감이 생기는 등 전반적인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이유로 최근에는 전세계적으로 전문의들이 호르몬 균형요법을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추세이다.

권용운 박사에 의하면 “노화방지의 치료기간은 여성호르몬요법이 2년~5년, 남성호르몬요법과 성장호르몬요법은 기본 6개월에서 보통 2~3년 정도로 하고, 나이가 많은 분들은 지속적인 호르몬요법을 통해 보다 젊고 활력 넘치게 살 수 있다.”고 말한다.

갱년기 탈출을 돕는 생활요법

아무리 좋은 효과가 있다 하더라도 100만분의 1이라도 그 위험성이 있다면 선뜻 내키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럴 경우 갱년기 증상을 완화하는 손쉬운 생활요법을 활용해보는 것은 어떨까?

기본적으로 갱년기 증상을 완화하는 생활요법은 유방암 등 호르몬요법에서 발생 가능한 위험요소에 어느 정도 자유로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 생활 속에서 가장 손쉽게 실천할 수 있는 생활요법으로 ▶콩, ▶비타민 ▶향기요법을 활용하는 것이 주목을 받고 있다.

영양만점 콩은 여성의 골밀도를 높이고 혈관건강과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약효가 있다. 특히 콩 한 컵은 호르몬제 한 알과 같은 효과가 있어 최근 콩 추출물(이소플라본)에 대한 관심도 점점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실제로 한국과 일본 여성들은 하루 평균 20~50g 정도의 두부, 된장, 청국장 등을 섭취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서양여성들에 비해 갱년기 증상을 가볍게 넘긴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돼 있다. 이것은 바로 호르몬에 대적할 만한 콩의 위력(?)을 보여주는 좋은 본보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비타민은 말 그대로 남녀노소를 불문한 필수 영양소이자 가장 친근한 영양제이기도 하다.

비타민 C는 콜레스테롤 수치 및 혈압을 낮추고 면역력을 강화해 노화방지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이러한 비타민도 가급적 비타민 제제가 아닌 잎푸른 채소, 감자, 고추 등 자연식품을 통해 섭취하는 것이 좋다.

여성 갱년기 증상을 개선하는 데 있어 비타민 E의 효과도 빼놓을 수 없다. 젊음의 비타민이라는 명성만큼이나 갱년기 증상 완화에 좋은 효과가 있으므로 적극적으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비타민 E는 견과류, 해바라기, 시금치, 뱀장어, 새우, 달걀에 많으며 갱년기 여성과는 찰떡궁합을 자랑하는 식품군이라 할 수 있다.

갱년기 증상을 개선하는 데 또 하나 주목받고 있는 생활요법은 일명 ‘향기요법’이다. 장미향과 자스민향 등 식물성 에스트로겐 성분이 들어 있는 오일의 향을 코로 맡거나 주 3회 정도 하복부 등을 집중 마사지하고, 격일로 오일원액을 욕조에 20방울 정도 떨어뜨린 후 목욕을 하면 안면홍조 등 갱년기 초기 증상이 가벼워지기 때문이다.

오늘도 팽팽한 찬반 양론 속에서 대립 중인 갱년기 호르몬요법. 100% 안전한 것도 아니요, 그렇다고 100% 위험한 것도 아닌 어쩡쩡한 틈바구니 속에서 어차피 판단은 각자의 몫으로 남겨져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어떤 약이든 과하면 독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하자. 그런 토대 위에서 자신의 상황과 신체에 맞는 치료요법을 통해 보다 삶의 질적 향상을 꾀하는 것이 먼저 선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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