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이은혜 기자 】
현대인들 대부분은 사회·경제적 불안이나 우울증, 강박관념 등 다양한 신경장애에 시달리고 있다. 이러한 신경장애는 특히 고혈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갖가지 성인병을 유발하는 주범이 될 수 있다. 그 상관관계를 알아본다.
스트레스와 고혈압은 불가분의 관계
눈부신 과학문명의 발달은 현대인들에게 물질적 풍요를 안겨주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심한 경쟁사회에서 도태당하지 않기 위해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고, 생활 주변이 스트레스로 둘러싸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스트레스가 정신건강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데 있다. 특히 고혈압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는 보고서가 끊임없이 발표되고 있어 경각심을 더해주고 있다.
정신적·사회적·심리학적 측면에서 고혈압의 발생을 처음 생각한 사람은 영국 의사 ‘돈니슨’이다. 그는 1920년대 수년간을 케냐의 고원지대에서 지내며, 그곳 원주민들을 관찰한 결과 그들은 고혈압으로 쓰러지는 예가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1938년 ‘문화와 질병’이란 저서를 내게 되었다.
이 책에 의하면 “인간은 타고난 본능적 욕구의 표현을 잘 받아주는 사회환경에서 성장한다면 고혈압이 생기지 않는 반면, 나이가 들면서 젊은 계층의 새로운 사회, 새로운 문화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 그때에는 고혈압이 생긴다.”고 하였다.
우리나라에도 이와 비슷한 보고가 많이 있다. 대학입학 수험생들의 혈압이 같은 연령대의 대학생들보다 높으며, 또한 도시인이 농촌사람보다 높고, 정신 노동자가 육체 노동자의 혈압보다, 사무직원보다 운전기사나 안내원의 혈압이 더 높다고 한다.
이는 정신·사회적 면에서의 스트레스와 고혈압과의 관계를 단면적으로 드러난 연구 결과라 할 것이다.
불안과 공포는 고혈압을 악화시키는 주범
정신적인 갈등은 혈압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에 관한 연구 결과들이 많이 발표돼 있다. 미국 컬럼비아대학의 둔바(Dunbar) 교수는 “고혈압, 특히 관상동맥질환과 정신적 갈등과의 관계를 연구한 결과 사회적으로 어떤 권위자, 상사를 능가하거나 정복하려는 데서 오는 무의식적인 갈등이 고혈압을 일으키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하였다.
또 어떤 학자는 부친과는 정서적 유대를 지니는 반면 모친에 대해 심한 적대감을 품는 남자에게 고혈압, 관상동맥질환이 많이 발생한다고 했다.
또다른 학자에 의하면 부친에 대한 심한 두려움이 있는 데도 이를 스스로 부정하기 때문에 그 불안이 공격적인 형태로 바뀌고 이 공격성이 혈압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정신의학자인 시카코대학의 알렉산더 교수는 겉으로는 적응을 잘하고 또 성숙한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분노를 적절히 표출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서 고혈압 환자가 많이 나타난다고 했다.
모든 병이 다 그렇지만 고혈압도 심리적인 이유가 크다. 불안과 공포는 고혈압을 악화시키고 뇌출혈의 직접적인 동기가 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고혈압과 성격형과의 관계를 나타내는 연구 결과 중 ‘O형 성격설’이 있다.
O형 성격 고혈압 각별 조심하세요!
O형 성격의 특성은 박력과 야심이 있고 공격적, 적극적이며, 성급하다. 긴장을 잘해 평소 음성이 컸다, 작았다 하는 타입이다. 대개 자기 직장, 직업에 열성적으로 뛰어들어 출세한 사람들에게 많은 형으로 이런 O형 성격과 정반대 되는 사람을 B형 성격자로 분류한다.
실제로 O형과 B형을 가진 두 집단을 대상으로 혈압을 측정한 결과 O형이 B형보다 혈압이 훨씬 높게 나왔다.
고혈압 체질의 사람은 평소에 정상 혈압이 유지되나, 화를 내거나 논쟁을 시작하고, 걱정거리가 생기거나, 일에 쫓기는 신세가 되면 그때부터 순간적으로 혈압이 올라간다.
그렇다면 혈압을 일으키는 요인들 중 정신적·신경적 장애로 인한 고혈압 치료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 방법을 간략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내과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일단 내과적으로 고혈압이라는 진단이 내려지면 내과 전문의의 치료를 받는 것이 선결과제다.
▶정신과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고혈압은 다른 병과는 달리 장기간 계속되는 병이고, 2차적으로 정신적 스트레스로 고혈압을 일으킬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고혈압은 더욱 악화되는 악순환을 밟게 되기 때문에 정신과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
▶생활의 리듬을 지킨다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좋다. 쉴 때는 쉬고, 일할 때는 일하고, 잘 때는 자야 한다.
▶마음의 평화를 갖도록 한다
지나친 경쟁의식을 버리고 느긋하게 살아가는 슬기를 배워야 한다.
▶적절한 운동을 한다
적절한 운동이나 레크레이션을 하는 것이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