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정소현 기자】
【도움말 | 한국원자력병원 병리과 김민석 박사】
기본 생활이 좋은 사람은 병에 걸릴 확률이 낮다. 그러나 병에 걸렸다고 낙담할 필요는 없다. 기본에 충실한 치료를 받으면 언제든지 희망은 있기 때문이다. 현대인의 난치병인 암. 암 치료뿐 아니라 예방에도 도움이 되는 베스트 영양소를 선정해봤다.
모두에게 두려운 암
암 발병률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인구 4명 중 1명은 암 환자라고 할 정도로 무차별 공격을 가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암에 대한 우리의 대처법에 있다. 암은 여전히 불치의 영역이고 난치의 범주에 속한다. 눈부시게 발달한 현대의학으로도 암을 완전히 제압하지는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누구에게나 두려움의 대상이 되고 있는 암! 걸리면 죽는다는 생각부터 한다. 그러나 이는 결코 사실이 아니다. 암의 정체가 서서히 드러나면서 암에 대적하는 인간의 대응도 기민해지고 있다. 소위 암세포를 잡는 데 도움이 되는 영양소를 밝혀낸 것도 그러한 노력이 일궈낸 결실이다.
한국원자력병원 김민석 박사는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 암세포의 활동을 막고,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되는 영양소는 분명 존재한다.”고 밝히고 “암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이들 영양소를 적절히 활용하면 암세포가 내 몸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게 하는 데 어느 정도 일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암 잡는 베스트 영양소는 ‘단백질’
인체에 꼭 필요한 탄수화물·단백질·지방·비타민·무기질·물 등 6대 영양소 중 암을 잡을 영양소는 무엇일까?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은 우리 몸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휘발유와 같은 역할을 한다.
△비타민, 무기질, 물은 우리 몸을 조절하는 윤활유의 역할을 한다.
인간은 체내에 에너지가 공급돼야 활동하고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 우리가 활동하는 데 필요한 주된 에너지원은 탄수화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단백질에 주목하는 이유는 암이 소모성 질환이기 때문이다.
단백질은 탄수화물이 부족할 때 에너지원으로 쓰인다. 암환자의 경우 살이 빠지는 이유는 우리 몸 조직이 주에너지원인 탄수화물이 고갈되면 나머지 부분을 단백질로 보충하기 때문이다.
세간에 “고기를 먹으면 암세포가 빨리 자란다.”는 말이 있다. 맞는 말이다. 암세포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그렇다고 암세포를 굶겨 죽이기 위해 단백질 등의 에너지 섭취를 소홀히 할 경우 백혈구 등 면역력을 증강하는 정상조직은 부족한 에너지를 자기 몸을 부셔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게 된다.
따라서 암 치료를 받을 때는 단백질을 충분히 공급해 줌으로써 인체의 에너지 공급 부족사태를 방지해야 한다. 이 때문에 암 치료 환자에게 제일 필요한 영양소는 단백질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인의 단백질 권장량은 체중 1kg당 0.83g으로 이 중 동물성 단백질이 1/3 이상 포함돼야 한다.
암 치료를 받는 환자의 경우 이보다 더 많은 단백질 섭취가 필요한데, 체중이 50kg인 암환자에게 필요한 하루 단백질의 양은 100g 정도이다.
단백질 중에서도 특히 동물성 단백질 섭취가 암환자들에게 중요하다. 같은 양의 단백질이라도 식물성 단백질은 동물성 단백질에 비해 많은 양을 섭취해야 하므로 음식 섭취가 힘든 암환자의 특성상 보다 효율적인 섭취 방법이 권장되기 때문이다.
김민석 박사는 “암 치료 환자들 중 단백질 섭취를 최소화하고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암 치료 중에는 반드시 충분한 양의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몸 안에 있는 암세포를 치료 중인 경우 면역력을 키우는 것보다 암 덩어리를 없애는 것이 더 시급하기 때문에 암 치료를 견딜 수 있는 고단백 영양식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
우리가 암에 걸리면 체내의 암세포는 10억 개에서 100억 개에 이른다. 그러나 우리 몸이 소화할 수 있는 면역기능은 1천 만 개에 불과하다. 게임이 안 된다.
따라서 수술 등 암 치료에 적극적으로 임하여 암 세포를 줄인 후 면역력을 증강시키는 데 힘을 기울여야 한다.
그러나 암 치료가 끝난 뒤에는 동물성 단백질의 섭취를 줄이고 채소와 과일 위주의 식단으로 면역력을 증강하여 암이 재발하지 않도록 힘쓴다.
마늘·토마토·브로콜리 등의 채소에 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 식품의 어떤 성분이 어떻게, 또는 그 성분 단독으로 항암효과를 나타내는지 아직도 밝혀내야 할 부분은 적지 않지만 이들 식품의 항암효과는 기억하자.
그러나 여기서 빠지기 쉬운 함정 하나! 어느 특정 식품이 좋다고 하여 맹신하는 태도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김민석 박사는 “아무리 몸에 좋은 성분이라 하더라도 하나의 성분을 맹신하게 될 경우 득보다 실이 더 많을 수 있으므로 몸에 좋은 여러 가지 자연식품을 골고루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밝히고 “특정 영양소를 화학적으로 만든 보충제로 섭취하는 것보다는 천연으로 섭취하는 것이 더 좋다.”고 조언한다.
☞편집부 TIP 암 예방에 도움줘요! 어떤 영양소 있나?
♣알리신: 마늘에 들어있는 향 성분으로 해독 효소의 작용을 높이고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작용을 한다.
♣비타민 D: 암세포가 영양을 흡수하기 위해 신생혈관을 만드는 것을 차단하여 암세포의 증식을 막는다. 햇빛에 말린 표고버섯 등에 함유돼 있고 적당한 일광욕을 하면 얻을 수 있다.
♣비타민 B군: 면역력을 높여 암에 대한 저항력을 길러주는 역할을 한다. 식물성 섬유와 함께 섭취하면 효과가 좋고 효모, 우유, 치즈, 고기, 생선 등에 많이 들어 있다.
♣식물성 섬유: 섬유질은 장내 세균의 균형을 잡아주어 면역력을 증강시키는 역할을 한다. 과일, 버섯, 해조류 등의 다양한 식품을 통해 여러 식이섬유를 섭취하는 것이 포인트다.
♣베타 글루칸: 림프구의 T세포와 NK세포를 활성화시켜 암세포를 파괴하는 역할을 한다. 주로 말린 표고버섯 등에 많이 함유돼 있다.
♣셀레늄: 미량 무기질 중의 하나로 활성산소로부터 세포막과 생체막을 사수하는 역할을 한다. 주로 어패류에 많이 들어 있고 비타민 C·E가 풍부한 녹황색 야채와 조리할 때 효과가 크다.
♣세사미놀: 참깨 씨에 함유돼 있는 천연 항산화 물질로 몸을 구성하는 세포막에 함유돼 있는 불포화 지방산이 산화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기본에 충실하자
현대인의 몸은 영양과잉으로 병들어 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평소 채식 위주의 식단으로 영양과잉을 예방하며 질병에 유비무한인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러다 질병이 찾아왔을 때는 유비무한의 자세로 돌아가 채식 위주의 식단을 하는 사람들이 왕왕 있다. 순서가 바뀐 것이다. 우리는 가장 기본적인 것을 외면하고 다른 곳에서 진리를 발견하길 원하지만 진리는 언제나 단순하고 가까운 곳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