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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건강] 혹시 나도? 우울증 탈출 백서

2009년 10월 건강다이제스트 풍성호 130p

【건강다이제스트 | 박길자 기자】

【도움말 | 을지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유제춘 교수】

“여보, 산책하러 갈까.”

방문을 열고 들어가니 아내 홍진주 씨(50세)가 비 내리는 창밖을 보면서 눈물을 주르륵 흘린다. 그 모습을 보는 남편 김진석 씨(52세)의 모습이 편치 않다. 벌써 며칠 새 맥없이 안방과 주방을 오가는 아내. 동네 아줌마들과 수다를 안 떤 지도 오래다. 부쩍 기운을 못 차리고 우울해 한다. 보약 한 제라도 해주고 싶은데, 아내는 “돈이 어딨냐?”며 펄쩍 뛴다. 늘 졸리고, 피로하고, 불안하다면서도 식욕은 왕성하다. 한밤중에 은근한 눈짓으로 안아주면 “아이, 귀찮아.” 하며 등지고 돌아눕는다.

을지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유제춘 교수는 “가을과 겨울에 상대적으로 우울증 환자가 많아진다.”며 “계절성 우울증은 가을에 시작돼 일조량이 가장 적은 겨울에 절정을 이루고 여름에 다시 회복되면서 매년 반복된다.”고 말했다.

가을에는 일조량이 줄면서 수면 조절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가 늘어나는 대신 기분에 관여하는 세로토닌 분비가 줄면서 우울증이 생긴다. 유 교수는 “이 같은 증상이 2년 이상 반복되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계절성 우울증 환자가 주로 호소하는 증상은 홍 씨처럼 늘 졸리고 심한 무력감, 피로감을 느끼며 식욕이 왕성해지면서 체중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이유 없이 늘 불안하거나 이웃과 어울리지 못하고 성욕상실, 생리불순 등도 생긴다. 일반적인 우울증은 계절 변화와는 무관하고 수면장애, 식욕저하, 체중감소 등의 증상이 있다.

사람들은 우울증을 떨쳐버리기 위해 술을 찾는다. 그러나 술은 병을 악화시킬 뿐 아니라 감성을 더욱 민감하게 해 자살 같은 돌발행동을 일으킬 수 있다. 계절성 우울증을 이겨내기 위해선 술자리 대신 하루 30분 이상 햇볕을 충분히 쬐어야 한다. 또 규칙적인 운동으로 땀을 배출시키면 스트레스가 줄어든다. 취미생활도 우울증 극복에 좋은 방법이다.

삼림욕도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 공기가 맑은 숲에 가면 건강에 좋은 피톤치드와 음이온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숲이 내보내는 피톤치드는 항균효과와 면역력 강화 효과가 있다.

《계절성 우울증을 이기는 12가지 지혜》

·머릿속에 있는 계획표를 찢어버려라.

·주변사람들에 대한 좋은 기억을 떠올려라.

·걸을 때나 앉아 있을 때나 자세를 바로 하고 고개를 들어라.

·집 밖으로 나가 가벼운 운동이나 산책을 하며 햇빛을 즐겨라.

·되도록 창가 쪽에 앉아 창밖을 자주 바라보고 심호흡을 해라.

·과일이나 채소, 해조류 등을 많이 먹고 물을 많이 마셔라.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해 ‘이 정도면 그리 나쁘지 않아’라고 중얼거려라.

·유머 있는 생활을 하라.

·나 자신에게 관대하라.

·화날 때는 춤을 춘다거나 고함 치고, 허공에 발길질을 해서 풀어버려라.

·좋은 음악을 듣거나 영화를 보는 등 문화생활을 즐겨라.

·요리나 청소 등 부지런히 몸을 움직일 수 있는 일들을 찾아라.

우울증 탈출 백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내놓은 ‘2004?2008년 우울증 환자 항우울증 진료실적’ 자료에 따르면 2008년 우울증 환자의 항우울제 투여 횟수는 6821만7129회로 2004년의 4480만4002회에 비해 52.3% 늘어났다. 특히 여성의 항우울제 소비량이 남성의 소비량보다 2배 가량 많았고 노년층의 항우울제 복용도 매년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 교수는 “여성은 전통적인 가족제도에서 자신의 어려움을 제대로 말하지 못했다.”며 “우울증도 신체 증상이 함께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평소 생활에서 자신의 기분과 생각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우울증은 개인과 사회에 큰 손실을 주는 치명적인 질병이다. 우울증을 앓는 환자의 15%가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우울증을 앓게 되면 일의 능률이 떨어진다. 고혈압, 협심증, 당뇨병, 관절염 등의 다른 질환을 앓는 사람보다 사회적인 수행능력이 훨씬 낮다.

▶소아우울증=좌절했을 때, 실망했을 때, 무엇인가를 상실했을 때 우울한 마음 상태가 된다. 자녀가 짜증을 많이 내면 주의깊게 살펴봐야 한다. 대개는 일시적인 상태다. 유전적인 소인이나 병적인 경험으로 비교적 오래 지속되기도 한다.

▶청소년우울증=부모와 대화를 꺼리고 생활의 흥미를 잃어 무력감에 빠진다. 얼굴에 표정이 전혀 없거나 갑작스런 체중감소와 식욕감퇴가 함께 오며 심할 경우 자살도 생각한다.

▶주부우울증=여성에게 우울증이 많은 것은 호르몬의 차이, 월경, 임신, 출산과 관련 있다. 남녀 간 사회 심리적 스트레스가 다르고, 대처능력의 차이도 원인이다. 여성의 뇌가 슬픔에 유난히도 민감하고 생리와 임신, 분만, 폐경이라는 특별한 호르몬의 변화가 감정 변화를 일으켜 우울증이 많다는 연구보고도 있다.

▶노인우울증=본인 질환, 자녀와의 갈등, 배우자의 죽음, 경제적 곤란 등이 원인이다. 이를 방치하면 치매로 발전하거나 자살할 가능성이 높다. 음식 섭취가 소홀해져 건강이 나빠지면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우울증 ‘마음 해독 요법’

▶ 너무 어려운 목표 설정이나 과중한 책임감을 갖지 말라.

▶ 큰 업무를 작게 나눠 우선순위를 설정하고,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한다.

▶ 자신에게 너무 큰 것을 기대하지 말라. 기대가 너무 크면 실패감이 커진다.

▶ 기분을 좋게 하는 활동에 참가하라. 운동, 영화, 종교, 사회활동 등 어떤 것도 좋으나 너무 무리하거나 즉시 기분이 좋아지지 않는다고 초조해할 필요가 없다.

▶ 우울 증세가 갑자기 좋아질 것을 기대하지 말라. 할 수 있는 만큼만 하고 기대치에 도달하지 못한다고 스스로 비난하지 말라.

▶ 자신이 갖고 있는 부정적 생각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라.

생활에서 우울증을 이겨내려면…

▶ 말없이 참지 않는다

우울한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을 누군가에게 말해야 한다. 전문가나 부모, 친척, 친구, 이웃, 성직자 등에게 도움을 구해야 한다.

▶ 스트레스를 줄인다

스트레스가 쌓였을 땐 기분이 나아질 때까지 큰 결정사항이나 일에 대해 잠시 유보한다. 규칙적인 생활과 활동을 하고, 균형 잡힌 식습관을 갖고, 운동을 한다면 정서적인 저항력도 강해진다.

▶가벼운 소설이나 잡지를 읽는다

기분이 우울하고 머리가 복잡할 땐 기술서적이나 복잡하고 어려운 책보다 가벼운 소설이나 잡지를 읽으며 기분을 전환한다.

▶잠이 안 오면 억지로 잠을 청하지 말고 산책을 한다

우울증이 있으면 밤에 잠을 잘 못자거나 새벽에 깨면서 괴로움을 겪는다. 억지로 잠을 청하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다. 잠이 올 때까지 산책하거나 무언가 다른 일에 몰두하도록 한다.

▶오랜 기간 집에 혼자 있는 것을 피한다

집에 혼자 있게 되면 우울한 기분이 심해진다. 친구나 애인을 만나거나 모임에 나가 어울리면 기분이 좋아진다.

▶즐거운 생각을 한다

우울증이 있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부정적인 생각에 빠진다. 부정적인 생각은 모든 일에 흥미를 떨어뜨리고, 자신을 무가치한 사람으로 여기게 만든다.

가족과 친구들은 어떻게 도와줘야 할까?

우울증으로 무기력하고 절망감에 빠지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오히려 다른 사람에게 불쾌한 느낌을 주기 쉽다. 우선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게 해야 한다. 호전되지 않을 경우 다른 치료를 받게 도와준다. 또 우울증 환자가 약을 잘 먹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유 교수는 “대화에 참여시키고 주의 깊게 이야기를 경청해야 한다.”며 “자살에 대해 말하는 것을 묵살하지 말고 반드시 의사에게 알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우울한 사람은 산책, 야외, 영화 등 다른 활동에 초대해 즐거움을 줘야 한다. 너무 조급하게 강요하지 말고, 갑자기 태도를 바꿀 것을 기대하면 안 된다. 기분전환이나 친구가 필요하지만 너무 많은 요구는 좌절감을 높일 수 있다.

《혹시 나도? 우울증 체크 리스트》

* ‘항상 그렇다’는 3점, ‘자주 그렇다’는 2점, ‘가끔 그렇다’는 1점, ‘아니다’ 또는 ‘거의 그렇지 않다’는 0점. 모든 문항의 점수를 합산한 게 자신의 총점이다.

1. 자꾸 슬퍼진다.

항상 그렇다( ) 자주 그렇다( ) 가끔 그렇다( ) 아니다 / 거의 그렇지 않다( )

2. 스스로 실패자라는 생각이 든다.

항상 그렇다( ) 자주 그렇다( ) 가끔 그렇다( ) 아니다 / 거의 그렇지 않다( )

3. 앞날에 대해 비관적이다.

항상 그렇다( ) 자주 그렇다( ) 가끔 그렇다( ) 아니다 / 거의 그렇지 않다( )

4. 일상생활에서 만족하지 못한다.

항상 그렇다( ) 자주 그렇다( ) 가끔 그렇다( ) 아니다. / 거의 그렇지 않다( )

5. 죄책감을 자주 느낀다.

항상 그렇다( ) 자주 그렇다( ) 가끔 그렇다( ) 아니다 / 거의 그렇지 않다( )

6. 벌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항상 그렇다( ) 자주 그렇다( ) 가끔 그렇다( ) 아니다 / 거의 그렇지 않다( )

7. 나 자신이 실망스럽다.

항상 그렇다( ) 자주 그렇다( ) 가끔 그렇다( ) 아니다 / 거의 그렇지 않다( )

8. 다른 사람보다 못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항상 그렇다( ) 자주 그렇다( ) 가끔 그렇다( ) 아니다 / 거의 그렇지 않다( )

9. 죽음을 생각한 적이 있다.

항상 그렇다( ) 자주 그렇다( ) 가끔 그렇다( ) 아니다 / 거의 그렇지 않다( )

10. 평소보다 많이 운다.

항상 그렇다( ) 자주 그렇다( ) 가끔 그렇다( ) 아니다. / 거의 그렇지 않다( )

11. 평소보다 화를 더 많이 낸다.

항상 그렇다( ) 자주 그렇다( ) 가끔 그렇다( ) 아니다 / 거의 그렇지 않다( )

12.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이 없다.

항상 그렇다( ) 자주 그렇다( ) 가끔 그렇다( ) 아니다 / 거의 그렇지 않다( )

13.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결정을 잘 내리지 못한다.

항상 그렇다( ) 자주 그렇다( ) 가끔 그렇다( ) 아니다 / 거의 그렇지 않다( )

14. 내 모습이 추하게 느껴진다.

항상 그렇다( ) 자주 그렇다( ) 가끔 그렇다( ) 아니다 / 거의 그렇지 않다( )

15. 일할 의욕이 없다.

항상 그렇다( ) 자주 그렇다( ) 가끔 그렇다( ) 아니다 / 거의 그렇지 않다( )

16. 평소처럼 잠을 잘 못잔다

항상 그렇다( ) 자주 그렇다( ) 가끔 그렇다( ) 아니다 / 거의 그렇지 않다( )

17. 쉽게 피곤해진다.

항상 그렇다( ) 자주 그렇다( ) 가끔 그렇다( ) 아니다 / 거의 그렇지 않다( )

18. 식욕이 떨어진다.

항상 그렇다( ) 자주 그렇다( ) 가끔 그렇다( ) 아니다 / 거의 그렇지 않다( )

19. 몸무게가 줄었다.

항상 그렇다( ) 자주 그렇다( ) 가끔 그렇다( ) 아니다 / 거의 그렇지 않다( )

20. 건강에 자신감이 없다.

항상 그렇다( ) 자주 그렇다( ) 가끔 그렇다( ) 아니다 / 거의 그렇지 않다( )

21. 부부생활에 대한 관심을 잃었다.

항상 그렇다( ) 자주 그렇다( ) 가끔 그렇다( ) 아니다 / 거의 그렇지 않다( )

■ 평가

* 합계점수가 21점 이상이면 전문의와 상담하라.

* 0~10점 : 현재 우울하지 않은 상태다.

* 11~20점 : 정상적이지만 가벼운 우울 상태다. 기분을 새롭게 전환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 21~30점 : 무시하기 힘든 우울 상태다. 우울 상태를 극복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상태가 2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 31~45점 : 심한 우울 상태다. 가능한 한 빨리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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