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말 | 고려대 안산병원 호흡기내과 신철 교수】
예전에는 “잠이 보약”이라는 말로 수면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외모도 경쟁력이며 스펙이라는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는 화장품이나 침대 광고에서 접하는 “미인은 잠꾸러기” “잠자리가 불편하면 화장이 안 먹는다.” 등이 훨씬 더 효력이 있다. 어떤 것이든 간에 수면이 우리 건강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데는 이의가 없다. 그럼에도 수면 부족으로 만성피로의 늪에서 허우적대는 현대인들은 늘 잠이 아쉽기만 하다. “원 없이 자보는 게 소원”인 현대인들이 “원 없이 잘 자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PART 1. 건강한 수면을 위한 실천법
1 삼박자로 자유로워져라
늘 아쉽고 부족한 잠! 잘 시간이 부족해서, 잠이 안 와서 등등 잠을 잘 못 자는 이유도 다양하다. 다양한 이유에도 불구하고 잘 자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신철 교수는 “신이 인간을 만들 때 인생의 3분의 1을 잠을 자게 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 이유는 휴식(resting)이다. 그런데 그 휴식에는 반드시 따라와야 할 것이 있는데 그게 바로 자유로워지는 것(to be free)이다.”라고 말한다.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 스트레스로부터 자유로워야 진정한 숙면을 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2 수면의 최적 환경을 만들어라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스트레스 없이 자유로워지는 것이 현대인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다. 대부분에게는 미션 임파서블과도 다름없을 정도이다. 그렇다고 숙면을 포기할 순 없다.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삼박자가 자유롭지 않아도 숙면을 도와줄 환경을 만드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온도, 습도, 조도의 환경 삼박자를 맞추면 된다.
신철 교수는 “온도는 20도±2도를 유지하고, 습도는 45~55% 정도가 제일 좋으며, 조도는 어두울수록 제일 좋다.”고 조언한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이 어두운 길을 비추느라 밤새 꺼지지 않고 방안으로 새어 들어오는 가로등 불빛이다. 이런 경우에는 베란다나 창문 등에 두꺼운 커튼이나 외부의 빛을 완전히 차단하는 암막 커튼을 치면 도움이 된다.
3 어쩔 수 없는 스트레스는 떨쳐버려라
시간이 없어서 못 자는 것도 괴로운 일이지만, 자고 싶어도 잘 수가 없는 불면증에 비하면 애교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불면증으로 잠을 이루지 못할 때 어떻게 해야 할까?
신철 교수는 “불면증도 90%가 스트레스 때문이다. 그런데 불면증을 유발하는 스트레스는 대부분 문제 해결이 안 되는 스트레스”라고 말한다. 일례로 부동산에 많은 돈을 투자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사기를 당한 경우, 사기꾼을 잡기도 어렵고 잡더라도 피해액을 회수한다는 보장도 없다. 문제는 벌어졌으나 해결할 방법이 없기에 스트레스는 극에 달한다. 이런 상태에서는 잠도 안 오고 밥도 먹을 수 없다. 이렇듯 해결이 안 되는 스트레스 때문에 불면증이 생긴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불면증을 해소할 수 있을까?
신철 교수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로 인한 스트레스는 가능한 한 빨리 잊어야 한다.”고 말한다. 불면증이 생길 정도의 어마어마한 사건을 가볍게 털어버리기란 쉽지는 않은 일이다. 그렇다고 그것을 계속 끌어안고 있으면 불면증은 심해지고 급기야는 몸이 망가지기 시작한다. 따라서 힘들더라도 가능한 한 빨리 스트레스를 털어내는 것이 불면증 해소는 물론 건강을 잃지 않는 방법이다.
신철 교수는 “스트레스를 해소할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생각을 하거나 자신에게 가장 큰 위로가 되는 취미 하나쯤을 만들어 두면 좋다.”고 조언한다.
PART 2. 수면에 관한 오해와 진실
1 숙면일 경우 하루에 4시간이면 충분하다? NO
사람마다 숙면에 적당한 시간이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7시간 자는 사람이 제일 장수한다고 알려졌다. 반면에 5시간 미만이나 9시간 이상을 자면 단명한다고 한다. 따라서 7시간 정도를 자도록 하고, 너무 적게 자거나 많이 자지 않도록 한다.
그렇다면 나는 숙면을 취하고 있을까? 아닐까? 이를 확인할 방법이 있다. 신철 교수는 “낮에 활동할 때 이유 없이 피곤하거나 졸린다면 숙면을 못하고 있다는 것이고, 반대로 낮에 피곤하지도 않고 졸리지도 않고 활력 넘친다면 그건 잘 자고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2 나이 들수록 잠을 적게 자도 된다? NO
나이가 들어도 잠은 잘 자야 한다. 나이가 들어서도 7시간 정도를 자는 게 좋다. 또한, 숙면을 취해야 한다.
3 훈련하면 잠을 적게 잘 수 있다? NO
잠은 훈련의 대상이 아니다. 적게 자도 괜찮은 경우는 유전적인 면과 환경적인 면이 서로 조화가 이뤄질 때 가능하다. 잠을 적게 자는 훈련을 한다면 그것이 오히려 건강을 크게 해칠 수 있다.
4 불면증에 술이 도움 된다? YES or NO
술이 수면을 유도하는 데 도움이 되기는 한다. 그러나 술이 깨면 잠도 깬다. 즉 빨리 잠들 수는 있지만, 유지가 안 된다.
5 음악이나 라디오를 켜놓으면 잠들기 쉽다? YES
좋아하는 음악이나 소리를 들으면 잠들기 쉽다. 그러나 계속 틀어놓기보다 일정 시간 후에 꺼지도록 설정해두는 것이 좋다.
6 자는 동안 교육 관련 테이프 등을 틀어놓으면 숙면에 도움이 된다? NO
자는 동안에 신경을 쓰게 하면 숙면을 이루기 어렵다. 잠자는 데 주위에서 TV를 보거나 불빛이 켜있거나 하면 신경이 쓰여 숙면을 취하기 어렵다.
7 낮잠은 건강에 좋다? NO
낮잠은 안 자는 게 좋다. 잠은 밤에 충분히 자는 것이 가장 좋다. 단, 밤에 잠을 못 잤을 경우 낮에 낮잠을 자는 것은 수면을 보충하는 보상작용이므로 괜찮다.
8 잠은 많이 잘수록 건강에 좋다? NO
사람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잠은 7시간 정도 자는 것이 좋다. 이보다 너무 적게 자거나 많이 자면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
신철 교수는 고려대 의대와 미국 하와이대 의과대학원을 졸업하였고, 대한 결핵 및 호흡기학회, 대한수면의학회, 미국 의사협회 등에서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KBS MBC 등의 방송매체와 언론매체를 통해 대중에게 건강 정보를 전해왔다. 현재 고려대 의대 내과학교실 교수, 수면장애센터 소장, 고려대 안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로 수면장애, 수면무호흡, 코골이, 기면증, 수면클리닉을 전문으로 진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