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말 | 대항병원 이두한 원장】
히포크라테스는 “모든 병은 장에서 시작된다.”고 했다. 서양에는 “죽음은 대장에서 시작된다.”는 속담도 있다. 장 건강이 신체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를 짐작하게 하는 말들이다. 하지만 이것이 다가 아니다. 현대 정신과의 아버지로 불리는 필린 피넬은 “정신질환의 원초적 발생장소는 위와 장”이라고 말했다. 장 건강이 육체만이 아니라 정신에까지 영향을 끼친다는 말이다. 이렇듯 육체와 정신에 큰 영향을 끼치는 장 건강에 관해, 특히 장 건강의 지표라 할 수 있는 쾌변, 즉 잘 싸는 법에 관해 알아보았다.
PART 1. 쾌변을 위한 장 관리법
육체와 정신에 영향을 끼치는 장 건강. 그 지표인 쾌변을 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1 몸의 질환 여부 확인 필수, 정기검진이 답이다
대항병원 이두한 원장은 “쾌변이란 변이 쉽게 나오고, 변을 보고 나면 잔변감 없이 시원한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장에 병이 없어야 한다.”고 말한다. 즉 암이 있어 대장이 막혀 있거나 장염에 걸려 설사를 하면 쾌변은 이미 물 건너간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함정이 있다. 이두한 원장은 “그래서 장에 질환이 있는지 없는지를 알아야 하는데, 장 관련 질환이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기에 대장과 위장 등 기타 소화기를 정기적으로 검진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2 정신적 스트레스를 적극 관리하라
장 관리는 몸의 상태를 정기검진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이두한 원장은 “질환이 없는데도 쾌변이 안 될 때가 있다.”며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과민성대장증후군이 생기면 쾌변을 볼 수 없다.”고 말한다.
이런 상황까지 이르지 않으려면 평소에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혹은 무사태평한 마음을 갖는 것이 좋다. 이두한 원장은 “좀 더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생각을 하는 게 장에는 좋다.”며 “‘고민해봐야 결과는 똑같더라.’라는 식으로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전신 건강에도 도움이 되고, 장 건강과 쾌변에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3 규칙적인 운동으로 몸과 정신을 다스려라
이두한 원장은 “규칙적인 운동은 두 가지 측면이 있다.”며 “운동 자체가 몸을 건강하게도 하고,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줄여준다.”고 말한다. 따라서 스트레스로 장 건강에 이상이 생기면 집안에 가만히 있기보다는 등산이나 조깅 등을 해보는 것도 좋다.
PART 2. 쾌변을 부르는 기술
쾌변을 위해, 우리가 대장에 관해 꼭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 있다. 이두한 원장은 “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는 팔다리와 달리 대장은 자율신경계의 지배를 받기 때문에 제멋대로 움직인다.”며 “따라서 제멋대로 움직이는 장의 비위를 맞춰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쾌변은 원활한 장운동을 통해 이뤄지는데 결정적으로 그 장운동을 우리 의지대로 할 수가 없다. 며칠 간 변을 못 보았을 때 아무리 화장실에 오래 앉아 있어도 뜻한 바를 이루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래서 원활한 장운동이 이뤄지도록 장의 비위를 맞춰야만 한다. 장의 비위를 맞추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변을 내보내려면 장에 어느 정도 변이 차야 한다. 변이 차면 장운동이 시작되고 변이 배출된다. 이런 과정을 거쳐 변이 나올 때 시원함을 느낀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장이 스스로 움직여야 변이 나온다는 점. 그런데 장에 변이 차는 양이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사람은 조금만 차도 장이 움직이는데, 어떤 사람은 비교적 많이 찼어도 장이 끄떡도 안 한다. 많이 찼는데도 장이 안 움직이면 배가 더부룩해지고, 장 속에 균이 자라 숙변을 분해해 가스가 생기고, 장에 오래 머물수록 수분이 빠져나가 변이 딱딱해져서 변 보기가 힘들어진다.
이두한 원장은 “이런 사람들은 많이 차야 장이 움직이도록 세팅이 돼 있기에 어쩔 수 없이 장이 움직일 정도의 변을 만들어줘야 한다.”며 “섬유소로 변의 양이 많아지게 하면 장운동을 유발해 시원한 변을 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잘못된 세팅 자체를 바꾸는 방법은 아직 없다고 한다. 그래서 채소, 미역, 현미밥 등으로 식이 섬유소를 섭취해 장운동을 유도해야만 한다. 이렇게 장의 비위를 맞춰야 장을 건강하게 관리할 수 있다.
또한, 이두한 원장은 “쾌변은 정신적인 면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며 “쾌변에는 스트레스 관리도 핵심요소”라고 말한다.
PART 3. 생활 속 장 관리법 3가지
1 과민성대장증후군이 빈번? 검진이 필요해!
일상에서 가장 많이 경험하는 장 질환은 과민성대장증후군이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은 정신적 스트레스에 상당히 취약하며, 쾌변도 어렵게 한다. 특히 예민한 사람은 쾌변이 안 되는 증상을 암으로 의심하면서 더 큰 걱정을 하고 스트레스도 더 받는다. 그러면 과민성대장증후군은 더 심해진다. 이두한 원장은 “이런 경우 걱정만 하지 말고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암과 과민성대장증후군의 증상이 거의 비슷해서 진짜 암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2 화장실에선 힘쓰지 마~
규칙적으로 변을 보지 못하면 ‘밀어내기 한 판’이라는 심정으로 힘으로 밀어붙이는 경우가 있다. 이두한 원장은 “대변을 밀어내는 힘의 90% 이상은 장운동이 관여하고, 우리가 힘을 주는 건 10% 이하에 지나지 않는다.”며 “변을 보기 위해 힘을 과하게 주는 것이 가장 나쁘다.”고 말한다. 과하게 힘을 준다고 변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골반 근육에 무리가 생기고 장기적으로는 근육이 손상된다.
3 화장실 사용, 수시로 짧게!
힘을 주지 않고 오래 앉아 있으면 이것은 어떨까? 이두한 원장은 “힘을 주는 것보다는 낫지만 오래 앉아 있으면 중력에 의해 장이 처질 수 있어 장기적으로는 치핵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한다. 오래 앉아 있기보다는 짧게 머물렀다가 배변신호가 왔을 때 다시 들어가는 것이 좋다.
이두한 원장은 서울대 의과대학을 졸업하였다. 대한대장항문학회 학술이사, 법제이사 등을 역임하였고, EBS <명의>에서 ‘치질 명의’로 선정되었으며, 다수 매체를 통해 건강정보를 전하고 있다. 현재 서울대 의과대학 일반외과 임상자문의, 대한대장항문학회 질환연구회 회장, 대장·항문 전문병원인 대항병원 대표원장으로 진료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