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건강칼럼니스트 문종환】
암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기 전에는 암 치유에 관한 희망은 가질 수 없다. 우리는 사소한 병이 나면 곧바로 병원을 찾는다. 이것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오래된 관행이 바뀌지 않는 한 암 진단을 받더라도 치료나 치유의 길은 요원해진다. 특히 시간이 갈수록 암 진단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우리는 진지한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암 발생 주범은 스트레스와 먹는 습관
암 발생 원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스트레스와 먹는 습관이다. 이 두 요소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암 진단 환자의 연령이 낮아지는 데는 이 두 요소가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 현재 30~40대 연령 인구의 사회적 환경을 추적해보면 풍요와 상대적 빈곤 사이에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세대라 볼 수 있다.
점점 복잡해져가는 사회구조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은 처절하다. 성공, 특히 경제적 성공이 사회의 미덕으로 고정화돼 있어 이들 젊은층들의 선택의 폭은 넓은 편이 아니다. 성공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다 보면 몸은 지치고 마음은 상처투성이로 남아 언제든지 질병이 침투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기게 된다. 심각한 긴장의 연속, 그리고 사회생활로 인한 스트레스, 오염된 주거환경, 게다가 먹는 음식까지 문제가 많으니 몸이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요인을 무시하고 예방 및 치병에 힘쓰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최근 10년 간 40대 미만 젊은 암환자가 두 배로 늘었다. 앞으로도 암 진단 환자의 연령은 갈수록 낮아질 가능성이 많으며, 이는 사회적 흐름과 맥을 같이한다.
젊은층에 특히 많이 나타나는 유방암이나 갑상선암의 경우 유전적인 요인도 없진 않겠지만 그것보다는 라이프스타일에 기인한 면이 더 크다. 특히 유방암의 경우 젊은층에서 2009년 이후 거의 4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는데 이렇게 급격하게 증가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진단기술의 발달 ▶서구화된 밥상 ▶ 늦은 결혼과 모유수유 감소 ▶스트레스 ▶과로와 긴장의 연속 등 다양한 요소들이 젊은 유방암 환자를 증가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요인 중 먹는 습관에 대해서는 몇 가지 언급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먹는 습관, 왜 문제일까?
지난 30년 동안 우리 밥상은 변화와 변화를 거듭해왔다. 우리 고유의 농촌문화와 결부된 시골밥상이 점차 사라졌고 그 자리에 서구식 밥상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꽁보리밥에 아욱된장국, 그리고 직접 농사 지어 짠 들기름·참기름에 나물을 데쳐 무치고, 무생채를 포함해 갖은 제철 채소 반찬은 그야말로 최고의 건강밥상이었다. 간을 하는 양념은 전통발효간장이 전부였고, 일부 천일염이 사용되기도 했다. 설탕 대신 조청이나 꿀을 활용하였으니 밥상은 자연이 주는 보약으로 차려졌던 것이다.
그런데 자본의 논리에 의해 밥상문화가 급격히 바뀌기 시작한 것은 그렇게 오래 되지 않았다. 정크푸드(Junk-Food)라고 불리는 건강하지 못한 음식, 즉 쓰레기 음식이 자본을 따라 우리나라에 상륙하고, 또한 핵가족화 되면서 육류 중심의 서구식 밥상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 수만 가지 화학첨가물, 성장촉진제, 항생제가 핵심 키워드인 서구식 밥상은 우리 건강의 위협적인 존재가 된 것임에 틀림없다.
이와 더불어 석유산업의 발달이 가져온 유해화학물질의 범람은 환경호르몬이라는 기형물질을 만들어내, 다양한 분야에서 호시탐탐 우리들을 질병의 늪으로 빠뜨릴 준비를 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은 특히 유방암을 포함한 여성과 관련된 암의 증가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한 가지 더 언급할 것은 엄마의 건강상태가 아이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렇듯 열악한 환경, 인스턴트·가공음식, 햄버거와 피자를 포함한 정크푸드, 성장촉진제와 항생제, 유화제와 방부제 등 다양한 첨가물이 사용되어지는 육류 중심의 밥상이 건강한 부모를 만들어 낼 수 없다. 게다가 지금은 유전자변형 농산물까지 자연스럽게 유통되고 있으니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기대는 점점 더 하기 힘들어져가고 있는 실정이다. 외식이 잦은 현대인들은 면역력이 약해져 질병에 쉽게 걸릴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젊은 암 환자 급증세, 반전 카드는?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하나다. 암을 발생시킬 수 있는 요인을 근원적으로 해소하면 된다.
1 암을 발생시킨 내 가족의 밥상을 엎고 치유밥상으로 다시 차려라
잘못된 밥상이 내 사랑하는 가족에게 암을 발생시키게 한다. 서구식 밥상을 엎고 우리의 전통시골밥상을 다시 차려야 한다. 최근에는? 흙의 오염이 심하므로 유기농 자연식밥상으로 리뉴얼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지중해 식단이 세계 최장수 식단이라고 주장하지만 우리나라의 시골밥상을 리뉴얼해서 유기농 자연식밥상으로 세팅한다면 지중해 식단보다 더 훌륭한 건강장수 밥상이 될 수 있음을 확신한다. 우리에게는 전통발효식품과 들기름이라는 우수한 음식이 있기 때문이다.
2 암 유전자의 속성을 바꿔라
암 발생의 원인 중 유전적인 요소가 10%가량 차지한다는 보고가 있는데,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유전자를 바꿔서라도 자식에게 그 유전자를 물려주어서는 안 된다. 그것이 부모가 해야 할 몫이다. 우리는 유전적이라고 하면 바꿀 수 없는 인자처럼 생각하지만 유전자는 후천적인 노력에 의해서 어느 정도 바꿀 수 있다. 부모에게 질병과 관련된 유전자를 물려받았다 하더라도 후천적인 노력에 의해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는 얘기다. 식습관, 생활습관을 바꿔라.
3 스트레스는 관리가 필요하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누구나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 지혜로운 사람은 이런 스트레스를 누적시키지 않고 적시에 해소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차곡차곡 스트레스를 쌓아가면서 생활한다.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임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스트레스가 누적되면 모든 신체 장기에 악영향을 미친다. 유해물질을 해독해야 할 간은 본래의 기능을 다하지 못한 채 몸속에 독을 쌓아두고 있고, 음식물을 소화해야 할 위와 소장은 이를 처리하지 못한 채 유해물질을 체내 에 축적시키게 된다.
이렇게 되면 우리 몸은 질병에 대한 저항력(면역력)이 약해져 큰 사고·사건 등 결정적인 시기를 계기로 암을 포함한 난치병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연구자의 전언에 의하면 독서가 스트레스 관리에 가장 유효하다고 하지만 이는 각자의 성격과 취향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 필자의 주장이다. 내가 해서 즐겁고 좋아지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좋다. 반드시 한두 가지 이상 취미활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쌓아두지 말고 즉각 해소하는 생활습관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밖에 다른 복합적인 요소도 많다. 생활환경, 운동, 성격(신경과민 등), 발암물질 등 다양하지만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생활습관의 변화는 일반적으로 쉽지 않다. 그러나 중대 질병이나 질환이 있는 경우는 획기적으로 변화시키기가 훨씬 쉽다. 어떤 경우도 목숨보다 앞설 수는 없을 테니까.
젊은 암환자의 증가는 사회적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후대에까지 영향을 미쳐 사회적 비용 부담을 증가시키고 결국엔 국가경쟁력까지 약화시킬 수 있다. 이러한 이유를 들지 않더라도 국가에서 최소한의 예방책은 강구하여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할 것이다.
‘식생활 개선’ ‘스트레스 관리’! 이 두 가지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적극적으로 실천한다면 암 예방 실적은 분명 좋아질 것이다.?
더 이상 젊은 암환자가 늘어나는 것을 막아야 하는 것은 국가의 의무이지만 나, 우리 가족부터 암 예방 프로그램을 실천하게 함으로써 사랑하는 내 가족이 질병의 늪에 빠지는 것을 막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