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이기옥기자】
【도움말 | 누네안과병원 각막센터 최철명 원장】
춥고 건조한 겨울이면 눈이 더욱 뻑뻑해지고 시야가 뿌옇게 보이기도 하고 눈의 피로감도 커지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안구건조증 환자들이다. 이뿐만 아니다. 겨울에 찬바람이라도 한번 ‘쌩’하고 불면 눈물이 왈칵 쏟아지며 줄줄 얼굴 위로 흐르기도 한다. TV, 스마트폰, 모니터, 오락기 등등 온종일 보고 읽어야 할 정보나 해야 할 놀이가 많은 현대인에게 안구건조증은 현대인의 필수질병쯤으로 여겨지기까지 한다. 하지만 안구건조증을 방치하면 눈의 뻑뻑함을 넘어서 극도의 피로감과 두통은 물론 심하면 실명에도 이를 수 있다고 한다. 안구건조증에서 벗어날 속 시원한 방법은 무엇일까?
PART 1. 혹시 나도?
1. 눈이 시리다.
2. 눈에 모래알이 들어간 듯한 이물감으로 콕콕 쑤신다.
3. 눈이 쉽게 피로해져 눈을 감고 있기라도 하면 눈 속에 난 불에 찬물을 끼얹은 듯한 느낌에 눈을 잘 뜰 수가 없다.
4. 외출 중에 찬바람이라도 맞으면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줄줄 흐르고 심하면 통증까지 느껴진다.
5. 책이나 모니터 또는 스마트폰을 보는 동안에 일순간 시야가 흐려져 눈앞이 뿌옇게 되기도 한다.
여기 소개한 증상 중에 어느 한두 가지를 경험해 본 적이 있다면 안구건조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이것들이 바로 안구건조증을 대표하는 증상들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이런 증상이 나타나는 걸까?
누네안과병원 각막센터 최철명 원장은 “안구건조증은 눈물이 부족하거나 눈물이 빨리 증발해서 생기는 질환으로, 이렇게 눈이 건조해지면 눈에 염증이 생기고 염증은 눈물샘 분비를 억제해 눈을 더욱 건조하게 하는데 이렇듯 더욱 건조해진 눈에는 다시 염증이 생기고 눈물샘 분비가 억제된다.”며 “안구건조증은 단순하게 눈물이 적어지는 것만이 아니라 이런 일련의 악순환이 반복되는 질환이다.”라고 말한다. 이뿐만 아니다. 눈이 건조해지면 눈의 표면 상태도 나빠져서 눈이 시리고, 이물감도 느껴지고, 충혈이 되는 등 여러 염증 반응들이 생겨 눈에 불편함을 초래한다. 그렇다면 눈은 왜 건조해지는 걸까?
첫째, 나이가 들면서 눈물샘 분비가 저하되기 때문이다.
둘째, 눈꺼풀 염증 등으로 눈물 구성에 문제가 생겨서 발생하기도 한다.
셋째, 환경적인 요인도 관련이 깊다. 날이 건조하거나 공해가 심하거나 독서를 하거나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근거리 작업을 장시간 할 때 건조해진다.
우리는 대개 1분에 40회 정도 눈을 깜박인다. 이렇게 눈을 한 번 깜빡일 때마다 안구 표면이 촉촉해지면서 눈이 보호된다.
그러나 무언가를 집중해서 보게 되면 눈을 깜박이는 횟수가 절반 정도로 줄어든다. 무의식중에 눈을 오래 뜨고 있는 것인데 이 때문에 눈은 더 쉽게 마르게 된다. 이런 것들이 쌓이고 쌓이면 안구건조증이 된다. 그리고 눈이 심하게 건조해지면 눈에 염증이 생기고 염증은 눈물 분비샘을 억제해 더 건조한 상태를 만들어 다시 염증을 일으킨다. 악순환이 되풀이된다.
따라서 ▶인공눈물을 넣어도 눈이 금방 뻑뻑해지거나 ▶충혈이 잘 되거나 ▶눈이 가렵거나 ▶가끔 눈을 조이는 느낌이 심하거나 ▶통증까지 느껴지면 염증이 있을 가능성이 있으니 안과 진료를 받도록 하자.
PART 2. 안구건조증, 어떻게 대처할까?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안구건조증은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흔한 질환 중 하나다. 그래서 가볍게 여기곤 한다.
하지만 안구건조증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될 것 같다. 눈이 메마르면 외부환경에 대한 보호층이 사라진 상황이 되어 각막 표면에 염증이 일어나는데, 특히 미생물이나 외부 이물질이 눈에 남아 있거나 각막 표면에 달라붙어 있게 되면 결막염이나 각막염, 알레르기 같은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안구건조증은 적극적인 치료를 해야 하는 질환이다.
그렇다면 치료는 어떻게 할까? 최철명 원장은 “증상이 심하지 않을 때는 인공눈물을 점안하고, 하루에 여러 번 인공눈물을 넣어야 하고 안 넣으면 금방 충혈이 될 정도로 심한 경우라면 안과에서 정밀검사를 받아 항염증안약을 점안하거나 누점폐쇄술을 시술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누점폐쇄술은 눈에서 코로 눈물이 내려가는 눈물배출구인 누점을 막음으로써 눈물 양을 늘려주는 치료법이다. 이외에 각막 손상이 심한 경우에는 자신의 혈청을 안약으로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안구건조증은 쉽게 완치되지는 않지만, 적극적인 치료로 잘 관리하고, 일상생활에서 조금 주의하면 증상을 크게 완화할 수 있다.
안구건조증에서 벗어나는 기술 9가지
1_ 실내온도 25~27도 (겨울 18도), 습도 60% 이상 유지하기
과도한 냉난방은 눈물을 쉽게 마르게 하니 주의한다. 최철명 교수는 “히터나 에어컨을 켤 때는 가습기도 함께 켜두고, 잘 때 머리맡에 젖은 수건을 둠으로써 실내 습도를 높여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2_ 컴퓨터 작업, 독서 도중에 반드시 휴식 취하기
장시간 컴퓨터 작업을 하거나 책을 읽을 때는 50분마다 10분 정도씩 휴식을 취한다. 모니터와의 거리는 40~50cm를 유지하고, 15도 정도 위에서 바라봐야 한다. 최철명 교수는 “작업 중에 눈이 좀 침침해지면 의식적으로 눈을 자주 깜박여주고, 컴퓨터나 스마트폰 사용 중간마다 눈을 감아주어 눈이 재충전하게 해야 한다.”고 말한다.
3 _ 눈 건강에 좋은 오메가-3 챙겨 먹기
최철명 교수는 “오메가-3 지방산은 눈물에서 제일 겉 부분에 있는 기름막을 형성하는 지방층을 보강해준다.”며 “기름막이 튼실해야 눈물이 증발하는 것을 막을 수 있고, 기름막이 부실하면 눈물이 금방 말라버려 더욱 건조해진다.”고 말한다. 따라서 오메가-3가 풍부한 등푸른 생선이나 연어 등의 생선, 아몬드, 호두 등의 견과류,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챙겨 먹자.
4_ 물 충분히 마시기
눈에 충분한 수분이 공급되도록 하루 2L의 물을 먹는 것도 좋다. 최철명 교수는 “특히 전날 음주했을 때는 물을 두 배로 마셔야 한다.”며 “음주 다음날 충분한 수분 공급 없이 근거리 작업을 오래 하면 눈이 혹사당한다.”고 말한다.
5_ 자주 먼 곳을 바라보기
자주 먼 곳을 바라보고 의식적으로 눈을 깜빡거려 주자. 최철명 교수는 “먼 곳을 바라보면 안구가 경직되는 것을 막아주고, 눈을 깜빡이면 눈물 생성을 도와 눈을 촉촉하게 한다.”고 조언한다.
6_ 선글라스 착용을 생활화하기
선글라스를 착용해 자외선으로부터 눈을 보호하자. 자외선은 백내장, 황반변성의 원인이 되므로 장시간 외출할 때는 물론 구름 낀 날에도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는 선글라스를 착용한다.
7_ 정기적으로 눈꺼풀 위생에 신경 쓰기
안검염, 안구건조증이 있을 때 집에서 눈꺼풀 온찜질이나 마사지, 스크럽 등을 자주 해주는 것이 좋다. 최철명 교수는 “눈꺼풀의 기능샘들이 안 좋을 때 또는 분비기능이 저하돼 있을 때는 눈을 따뜻하게 해주는 게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스팀타올로 5~10분 정도 찜질을 하거나 적외선을 쬐면 막혀있던 기름샘들이 뚫려 분비가 원활해지고 눈물의 기름층이 좀 더 보강되어 눈이 편해진다.
8 _ 손 자주 씻기
손으로 눈을 자주 비비거나 더러운 손으로 눈을 만지면 각막 상처가 손상돼 증상이 악화되고, 이로 인해 각막염이나 결막염이 생길 수도 있다. 평소 손을 청결히 관리하고 눈을 만지기 전에는 반드시 손을 먼저 씻도록 한다.
9_ 1년에 1회 이상 안과 건강검진 받기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평소에 눈을 관리하면 안구건조증의 악순환에 들어서지 않을 수 있다. 또한, 심한 안구건조증은 혼자 힘으로는 치료가 잘 안 되므로 안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도록 한다.
PART 3. 안구건조증, 그 오해와 편견
1_ 눈이 건조하면 안구건조증? NO
최철명 교수는 “안구건조증은 단순히 눈이 건조해지는 증상이 아니라, 염증성 질환”이라고 말한다. 눈에 자극이 반복되면 안구 표면에 염증이 생긴다. 이 염증은 눈물의 정상적인 분비를 방해하고 눈물의 질을 떨어뜨려 안구건조증을 유발한다.
2_ 인공눈물로 안구건조증 치료? NO
계절적인 영향이나 환경적인 요인 때문에 일시적으로 생긴 안구건조증은 인공눈물로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매일 인공눈물을 3~4회 이상 넣어야 할 정도로 안구건조증이 심하다면 안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3_ 안구건조증에 걸리면 시력저하? YES
눈물이 부족한 안구건조증이 생기면 눈물 막의 기능이 저하돼 시력이 떨어질 수 있다. 최철명 교수는 “또한, 염증 관리가 안 되어 각막염이나 각막궤양이 되거나 심각한 합병증이 생기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 영구적인 시력장애가 생길 수 있으므로 증상이 심해지기 전에 적당한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4 _ 바람만 불어도 눈물이 줄줄, 이것도 안구건조증? YES
한 줄기 바람에도 눈물이 줄줄 흐른다면 이것도 안구건조증의 증상이다. 최철명 교수는 “눈꺼풀에 염증이 있어 10~20초 유지돼야 할 눈물이 2~3초 만에 말라버리는 사람이 가을·겨울의 건조한 날씨에 바람까지 맞으면 순식간에 눈물이 말라버리는데 이때 방어기제로 눈물이 쏟아진다.”고 설명한다.
이런 현상은 눈에 이물질이 들어갔을 때 그것을 씻어내기 위해 반사적으로 내보내는 눈물과 같은 것이며, 이때 나오는 눈물은 눈을 윤활유처럼 코팅해줄 수 있는 양질의 눈물이 아니다.
5_ 라식, 라섹, 백내장 등의 눈 수술을 하면 일시적으로 안구건조증이 생긴다? YES
눈 수술 후에 대부분 조금씩 건조해진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대개 회복이 된다. 회복되는 동안에 인공눈물을 잘 넣고 관리를 잘 해줘야 회복이 잘 된다. 중간에 관리를 소홀히 해 안구건조증 악순환의 고리에 빠지면 회복이 잘 안 되고 오랫동안 계속될 수 있다.
6 _ 안구건조증은 질병이 아니다? NO
안구건조증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쉽다. 그래서 대개 인공 눈물로 어느 정도 치료하고 있다고 여긴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최철명 교수는 “안구건조증이 지속되면 각막 손상은 물론 시력저하도 생길 수 있으므로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