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김용태 박사 (신통한의원 원장)
김용태 한의학 박사가 말하는 살면서 반드시 알아야 하는 것들에 대한 고찰이다. 십수 년 간 수많은 환자를 보면서 “의사는 그들의 병에서 생활을, 생활에서 사고방식을, 인간에서 그를 둘러싼 토대를 살펴야 한다”는 넓고도 깊은 의사관을 확립한 그의 세 번째 이야기를 들어본다.(편집자 주)
가려고 하면 길이 있어야 갈 수 있다. 길은 있는데 길을 보는 눈이 없다면? 당달봉사가 차를 운전해서 고속도로를 갈 수 있나? 못 간다. 살펴보면서 살아간다. 보려고 하니 무엇이 필요할까?
눈이 필요하다. 目 (눈 목) 눈을 가지고 사방팔방 두리번거리는 것을 무엇이라 하는가 하면 견(見:볼 견)이라고 한다. 目 밑에 八 가 써 있는데 이것은 사람 인(人) 이라고 볼 수 있고, 여덟 팔(八) 이라고 볼 수 있다.
여덟 팔자로 이해하면 더 쉽다. 보기는 보는데 견(見)이라고 하는 것은 두리번두리번 둘러보는 것이다. 그래서 견문(見聞)이라고 한다. 견문이라는 것은 중심없이 두리번거리며 보는 것이다.
어느 하나를 집중해서 보는 것은 시(視 :볼 시)이다.
TV는 견문한다고 하지 않고 시청한다고 한다. TV를 두리번거리며 보지 않고 집중해서 보기 때문에 시청한다고 한다. 거의 대부분 집중해서 볼 때는 자기의 의도(意圖)가 개입을 하게 된다. 그냥 두리번거리면서 볼 때는 의도가 개입이 되지 않는다.
보기는 보는데 겉으로 드러난 것을 보아서 속에 들어있는 것까지 보는 것을 관(觀 :볼 관)이라고 한다.
관세음보살, 관자제보살, 관찰, 관광 등… 이것은 의도를 가지고 보는 시(視)에서 더더욱 확장해서 미지의 세계까지 보겠다는 것이다.
내가 무엇을 관한다는 것은 뚜렷한 의도, 확고부동한 의도, 결정적인 의도를 가지고 영역 확장을 통해 자아상승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가치관이라는 것은 내가 어디에 어떠한 값어치가 있느냐에 대한 확고한 목적과 자아상승 실현에 대한 욕망을 가지고 보는 것을 가치관이라고 한다.
각(覺)은 보기는 보는데 무엇을 보는가?
각(覺)은 臼(절구 구) 절구 속에 있는 爻(점괘 효)를 본다(見). 爻는 무엇인가?
이 자체를 이중 나선으로 해석하자. 또는 그물로 해석해보자. 세상 모든 것이 이중 나선으로 꼬여서, 그물처럼 되어져 있다는 것을 볼 때 비로소 각(覺)이라 한다. 대오각성(大悟覺醒), 자각(自覺)…
이 우주 모든 것은 씨실과 날실로 얼기설기 얽어놓았다. 현대인들이 쓰는 용어로 “조직화(組 짤 조, 織 짤 직), 구성(構 얽을 구, 成 이루어질 성)으로 되어져 있다.”는 표현이 이를 말한다.
이것을 나누면 “기에는 얼기와 설기가 있다.” 라고 표현할 수 있다. 얼기와 설기가 씨실과 날실이 균형을 잘 잡은 상태와 균형이 깨어진 상태를 보는 것, 그것이 각(覺)이다.
살펴보면서 살아간다. 목(目) →견(見) → 시(視)→ 관(觀)→ 각(覺) 할 수 있는 눈을 가져야한다.
그 눈을 혜안(慧眼)이라고 한다. 살아가는데 필수로 갖춰야 할 것, 지혜안목의 준말을 혜안이라고 한다. 지혜의 눈을 갖춰야 한다.
지혜로운 안목은 등급을 나눌 수 있다. 그 사람의 안목의 깊이에 따라서 그 사람의 시야가 넓다, 좁다로 나눌 수 있다. “시각을 좀 넓게 가져라.” 또는 “당신은 시야가 좁기 때문에 살아가는데 실패한 확률이 많다.”라는 등의 표현이 적용되어진다.
우리는 가장 지혜로운 눈을 가진 사람을 현인, 혹은 성인이라 하고, 그렇지 못하면 소인이라 한다.
이 혜안이라는 것도 시대에 따라 다르다. 농경시대의 혜안, 산업화 시대에 혜안, 지금처럼 정보화시대의 혜안이 또 다르다. 지금은 컴퓨터 인터넷을 잘 활용하는 사람은 못하는 사람보다 상대적으로 혜안을 가졌다라고 할 수 있다.
눈에 맥립종(다래끼)이 난다. 못 볼 것을 보면 발병한다고 한다. 한의학적으로는 간장에 열이 생겨서 비장, 위장을 침범하면 생긴다고 하는데 이 간의 열이 못 볼 것을 보면 생기게 되는 것이다.
맥립종이 생기면 발바닥에 천평(天平) 혹은 지평(地平)을 써라. 다음날 바로 호전되게 된다. 눈 아래에 생기면 천평(天平), 눈 위에 생기면 지평(地平)을 쓴다.
얼기 설기가 균형 잡힌 상태를 평(平)이라고 한다. 천지 음양 +,-가 균형잡힌 상태를 볼 수 있도록 노력하자. 사람은 살펴보면서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