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김진경 기자
도움말 | 분당 늘고운한의원 박인기 원장
짙은 분홍빛을 띠면서 반짝이고 윤기가 흐르는 아름다운 입술. 지금까지 입술은 건강 측면에서보다는 아름다움의 척도로 자주 언급되어 왔다. 그러나 입술은 비장의 기운이 밖으로 드러나는 곳이다. 입술의 상태에 따라 그 사람의 건강 상태를 알 수 있다고 한다. 지금 내 입술은 어떠한 상태인가? 입술로 알아보는 건강법에 대해 소개한다.
비장의 상태 알려주는 입술
구순(口脣)이라고도 하는 입술은 입 가장자리를 이루고 있는 부분이다. 입술은 윗입술과 아랫입술로 구성되어 있다. 윗입술은 뺨, 아랫입술은 아래턱과 경계가 된다.
입술은 겉보기에는 그저 단순히 얼굴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뿐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 삼차신경에 의해 지배되고 감각신경의 말단이 많이 분포되어 있는 민감한 부분이다.
또한 입술은 비장의 기운을 밖으로 나타내 주는 곳이기도 하다. 본래 건강한 입술은 은은하게 짙은 분홍빛을 띠면서 윤기가 흐른다. 모양도 지나치게 두껍거나 얇지 않아야 한다. 너무 두꺼운 입술은 선천적으로 비장의 기운이 지나치다는 것을 의미하고, 얇은 입술은 비장의 기운이 약함을 의미한다.
이처럼 비장의 기운을 나타내는 입술이 트거나 갈라지고 마른다면 이는 비장에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이다.
분당 늘고운한의원 박인기 원장은 “한의학 최고 고전에 보면 비장의 상태는 입술로 알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 말은 즉 입술의 색깔과 모양 등으로 건강을 체크해 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라고 설명한다.
내 입술 상태로 알아보는 내 몸의 건강 지수
▶ 입술이 지나치게 붉거나 푸르스름할 경우
입술의 색깔은 선홍색과 청자색, 그리고 창백 정도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우선 색깔이 지나치게 붉은색을 띠는 것은 혈열로 인한 경우이다. 열이 심해서 입술 부위에 혈액이 넘칠 때 나타나는 증상이다.
이런 경우 한방에서는 서각, 생지황, 목단피, 치자 등을 사용한다. 가정에서는 생지황을 차처럼 끓여 마시면 좋다. 생지황은 찬 성질이 강해 열을 내려주는 데 효과가 있다.
반대로 입술이 창백한 경우는 피가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입술 부위의 혈액이 충분치 못할 때 나타나는 증상이다. 따라서 그 치료는 피를 보충해주는 방법으로 약을 처방하는데 당귀, 백작약, 천궁 등을 사용한다.
가정에서는 당귀차를 마시면 허한 기를 채워주고 부족한 피를 보충할 수 있다. 당귀차를 물처럼 수시로 마셔주면 좋다.
입술색이 청자색인 경우는 몸의 기가 허약하거나 어혈이 생긴 것으로 본다. 심폐의 기운이 약해져 입술 부근에 혈행이 울체되어 나타나는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단삼, 도인, 홍화 등을 복용하면 좋다. 특히 홍화잎을 차로 끓여 마시면 탁한 혈액이 풀어진다. 꾸준히 마시면 입술색이 점차 맑아지는 것을 알 수 있다.
▶ 입술 주변에 뾰루지가 나거나
물집이 생길 경우
입술 주변에 뾰루지가 많이 나는 것은 자궁이나 방광 쪽에 이상이 생겼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궁 주변에 혈액이 부족하거나 순환이 잘 되지 않을 때 많이 나타나는 증상이다.
이 때에는 피를 보충해주는 당귀차나, 혈액순환을 돕고 혈액을 보충해주는 천궁차를 마시면 좋다.
그러나 입술 주변에 뾰루지가 아닌 물집이 생긴 경우에는 면역력이 약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장은 몸의 면역기능을 관장하는 곳이다. 따라서 비장이 약해지면 면역력이 약해지게 되는데, 이때 몸 속에 숨어 있던 헤르페스라는 바이러스가 입술에 물집을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비장의 기운을 튼튼하게 해주고 면역기능을 높여주는 인삼차나 황기차를 마시면 좋다.
▶ 입술이 잘 트고
잘 갈라질 때
입술은 비장과 위장의 영향을 받는다. 위장에 열이 많으면 입술이 거칠어지고 트게 된다. 신경을 많이 쓰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트고 갈라지는 증상은 더욱 악화된다. 비타민 B2를 많이 섭취하면 좋다. 백출나무 뿌리로 만든 백출을 보리차처럼 끓여 마시면 소화기능을 회복시켜 주고, 위장에 영양을 공급해 준다. 박향차도 신경을 많이 써서 입술이 잘 트고 갈라지는 사람들에게 좋다. 박향차는 신경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다.
▶ 입술이 마르거나
자주 헐 때
입술이 마르는 것은 우리 몸의 진액이 손상되어 입술을 잘 적셔주지 못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증상이다.
비장의 진액 손상으로 입술이 마른 경우는 간의 기능이 좋지 않을 때 자주 나타난다. 이때 지나치게 신경을 많이 써 뇌신경에 무리가 가면 간기능이 저하되므로 편안하게 마음을 가지도록 한다. 맥문동이나 박향을 차처럼 마시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입술이 자주 헐 때에는 비위에 열이 쌓여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 때에는 연교, 대황, 산약 등을 복용하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