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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일의 건강칼럼] 백혈병… 그 불가사의한 소설

2007년 02월 건강다이제스트 축복호 152p

【건강다이제스트 | 서울메디칼랩 김형일 의학박사】?

‘Love Story’ 그것이 진정 사랑의 이야기일까? 정말 행복한 두근거림일까?

그 속에는 늘 눈이 내린다. 눈물(目)이 눈물(雪)처럼 쏟아져 내린다. 정말 하얀 눈도 원 없이 내린다.

세상에서 가장 예쁜 여주인공이 말한다. “사랑은 결코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에요.”라고 말하곤 백혈병으로 죽어가며 온 세상 연인들의 가슴에 애잔한 여운을 남긴다.

욘사마의 ‘겨울연가’에서 주인공이 백혈병으로 죽게 될까봐 사람들은 숨을 죽이고 바라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이듬해 ‘가을 동화’의 여주인공은 결국 백혈병으로 죽고 만다. 왜 백혈병은 사랑하는 이들에게 찾아올까?

백혈병은 전조증상이 없다. 어제까지 깨끗하던 ‘그이’가 오늘 갑자기 백혈병이라고 한다. 상대를 괴롭게 할 틈도 없이 그저 조금 아픈 듯 하거나 창백해져서 더 하얗고 더 가련하고 더 예쁘게 보이다가 그냥 소설처럼 종지부를 찍는다.

사실 백혈병(白血病 leukemia)이라는 것이 연인들에게만 오는 것이 아니고, 소아기에 가장 흔한 암이다. 성인들에서도 골수기능이 저하되는 시기에 또 한 번 많아질 수 있는 혈액암이지만, 요즘에는 나이와 상관없이 산발적으로 나타나며 최근 증가 경향을 보이고 있다.

종류가 매우 다양항 백혈병

백혈병은 나이에 따라 발현되는 종류가 조금 다르다. 그래서 어떤 종류의 백혈병은 한참 사랑을 나누어야 될 젊은이에게도 찾아오는 것도 있다. 젊음은 도전과 자유, 모험과 불규칙을 들랑거린다. 어찌 피가 끓지 않겠는가? 어찌 피가 마르지 않겠는가? 건강을 돌볼 틈 없이 애태우는 마음속에 어찌 피가 타고 마르는 백혈병이 오지 않겠는가?

백혈병이란 말 그대로 핏속에 백혈구가 많아지는 병이다. 백혈구 수는 원래 적혈구 수의 약 1/1000 정도이지만 그런 규칙이 깨어지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백혈구만 많아지고 적혈구와 혈소판은 부족될 수밖에 없다. 적혈구가 적어지면 빈혈증(貧血症 anemia)으로 산소운반 능력이 떨어져 창백하고 가련해진다. 혈소판이 부족되면 지혈기능(止血 hemostasis)이 떨어져서 쉽게 출혈되고 새파랗게 멍들고, 웃으면 입가에서 피가 나고, 딱딱한 걸 씹으면 잇몸에서 출혈이 계속되어 죽음에 이르게 된다.

이것은 비록 초기에 발견되는 경우라 할지라도 이미 온몸에 퍼져 있다. 수술도, 방사능 치료도 불가능한 유일한 악성 종양이다. 십여 년 전까지만 해도 이것은 진단만 가능하고 치료는 불가능한 재앙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효과가 매우 확실한 백혈병 치료약(chemotherapy)이 개발되어 있고, 골수이식기술이 고도로 발전되어 그 치료율이 다른 암에 비하여 월등히 높아서, 치료 후 5년만 살아 남으면 거의 대부분 자기 수명을 다할 수 있게 되었다.

백혈병 예방법은 별다른 묘책이 없다. 평소 감기나 편도선염, 몸살 증상 같은 것을 소홀이 하지 말고 급격한 심리변화나 생활혼란을 조심하는 것뿐이다. 물론 가끔은 방사선 노출이나 벤젠, 바이러스, 임파선비대 같은 원인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은 다른 암에서와 마찬가지다.

이것은 유명한 병원, 값비싼 검사로 진단되는 것이 아니다. CT나 MRI로도 진단되지 않는다. 그저 가끔 몸에 별다른 감이 느껴지면 현미경 잘 보는 의사, 친절하게 상담해주는 의사를 찾아가 보는 것이다. 그래야만 젊음과 사랑, 모험과 환희, 자유와 소설 같은 추억이 오래오래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문의:“살만하면 암에 걸린다”저자 전문종합검진센타 원장‘서울메디칼 랩’www.Seoulml.co.kr/ 02-3453-0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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