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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주치의] 당신이 잠든 사이의~ 불청객 가위눌림 예방하는 수면 지침서

2007년 08월 건강다이제스트 정열호 146p

【건강다이제스트 | 정소현 기자】

【도움말 | 서울수면센터 한진규 원장】

심기가 허약한 사람들에게 여름은 불청객이다. 회사원 J씨의 하소연!

“극장에 가도 공포영화가 주를 이루고 있고 TV를 봐도 납량특집이네 뭐네 하면서 온통 세상이 공포물로 도배가 된 듯하다.??며 빨리 더운 여름이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공포영화를 보면 가위눌림이 심해지는 것도 J씨가 공포물을 싫어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 J씨처럼 공포물을 보면 가위눌림이 심해지는 사람들은 밤이 두렵다.

당신은 이 그림에서 무엇을 느끼는가? 무서움, 두려움, 불안, 공포…등의 감정을 떠올렸을 것이다. 더욱이 가위눌림 경험자라면 가슴 위에 묵직한 무엇인가가 올라타고 있는 그때의 기분을 상기하며 공감대를 형성했으리라.

분명 좋은 느낌을 주지 않는 음침한 분위기의 이 그림은 스위스 화가 퓨젤리가 그린 <악몽>이라는 작품이다. 창백해 보이는 여성이 팔을 늘어뜨린 채 누워있고 여인의 가슴 위에 올라탄 incubus(인큐버스: 잠자는 여인을 범한다는 꿈속의 악마)의 뒤쪽으로 눈동자가 없는 악령의 말이 머리를 안쪽으로 들이밀고 있다.

다소 몽환적이고 두려움이 드는 그림을 감상하고 나니 도대체 가위눌림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가위눌림 경험자는 두말 할 것 없겠지만 가위눌림을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람은 그림을 통해 대략적으로나마 가위눌림의 기분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가위눌림이 뭐길래?

한 번도 가위눌림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이 있는 반면 가위에 자주 눌리는 사람도 있다. 왜 그럴까?

우리는 흔히 가위눌림을 논할 때 기氣가 약하거나 귀신 등 심령에 초점을 맞추는 데 서울수면센터 한진규 원장은 “가위눌림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람의 수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수면의학적인 측면에서 살펴볼 때 가위눌림은 수면마비라고 한다. 사람의 수면은 비렘수면과 렘수면(꿈수면)으로 구분한다. 비렘수면은 얕은 잠과 깊은 잠으로 나뉘고 우리가 잠을 잘 때 처음에는 얕은 잠이 나타나다 이어 깊은 잠이 나타나며 정상적으로 잠이 든 후 80~120분 사이에 처음 꿈수면이 나타난다.

이러한 과정이 3~4차례 반복되는 것이 우리가 밤에 잠을 잘 때 일어나는 현상이다. 가위눌림은 꿈수면과 깸의 이행단계에서 발생하므로 꿈수면과 정상적으로 깨어 있는 상태의 특징을 공유하게 된다. 따라서 주변을 인지하거나 눈을 뜨는 등 우리가 깨어 있을 때 할 수 있는 동작들이 가위눌림 상태에서도 가능하다.

반면 근육의 힘이 빠지는 꿈수면의 특징 때문에 몸통, 사지가 마비되거나 큰 소리를 지르고 싶어도 겨우 속삭이는 정도밖에 말을 할 수 없다.

또한 귀신을 본다든지 누군가 자신의 목을 조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은 꿈수면 시 대뇌부위가 활성화돼 다양한 형태의 환각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환각은 침입자환각, 악령환각, 전정운동환각 등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침입자환각 : “오늘 좋지 않은 무슨 일인가 일어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잡다한 소음, 발자국 소리 같은 기분 나쁜 소리가 들리면서 인간 형상을 한 유령이나 허깨비가 보이고 이런 것들이 만지거나 움켜쥐는 듯한 감각이 느껴진다.

♠악령환각 : “오늘, 이대로 이렇게 세상과 이별할 것만 같다.??

호흡이 어려워지고 숨이 막힐 것 같은 느낌이 들면서 온몸에 중압감이 들어 죽음이 임박한 것 같은 생각에 사로잡히게 된다.

♠전정운동환각 : “저기 내가 누워 있네.?? 유체이탈의 느낌.

직진이나 회전운동을 하는 듯한 느낌 또는 몸이 떠다니는 느낌, 날거나 떨어지는 느낌이 들면서 유체이탈이나 바깥에서 자신의 몸을 보는 환상,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몸의 움직임을 느낀다.

우리가 흔히 가위눌림을 귀신이나 심령과 같은 소재에 연관시키는 것과 관련, 한 원장은 “문화적인 요인이 많이 작용하는 것 같아요. 저승사자, 소복 입은 귀신 등이 등장하는 것은 침입자환각에 인큐버스환각과 문화적인 요인이 결합된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라고 한다.

가위눌림 언제 잘 일어나나?

가위눌림은 대개 막 잠이 들 무렵이나 잠이 깰 무렵 발생한다. 이는 정상적으로 잠이 들고나서 80분 이후에 꿈수면이 나타나야 하는데 수면부족, 음주 후 수면, 또는 우울증, 기면병이 있을 때 등 수면의 질이 좋지 못한 상태에서는 잠든 후 20여분 사이에 꿈수면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특히 수면부족이나 과다한 주간수면, 음주 후 수면, 우울증, 과다수면증, 기면병 환자 및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 심리적으로 불안정하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은 수면구조에 나쁜 영향을 주어 가위눌림이 발생하는 빈도가 정상적인 생활리듬을 갖고 있는 사람보다 높다고 알려져 있다.

“가위눌림이 우울증, 하지불안장애, 수면무호흡증, 기면병 등의 병으로 인한 증상이 아니라면 정상적인 현상이므로 너무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 이같이 가위눌림이 발생하는 원리를 이해하면 두려움이 줄어들 것??이라는 게 한 원장의 조언.

가위눌림 발생 빈도를 낮추고 싶다면 반듯이 누워서 자는 것보다 옆으로 누워서 자는 것이 좋다.

☞한진규 원장이 추천하는 가위눌림 예방하는 수면 지침서

♠잠자리에 들고 일어나는 시간은 규칙적으로 한다.

♠기상시 실외에서 햇볕을 30분 이상 받으며 산책한다.

♠커피 등의 카페인 함유 기호식품은 오전 중에 마신다.

♠운동은 잠자기 5시간 전에 마친다.

♠식사 및 간식은 잠자기 3시간 전에 마친다.

♠조명은 형광등을 피하고 백열등과 같이 은은한 조명을 사용한다.

♠잠을 자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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